더불어민주당이 천정배 국민의당 대표 지역구인 광주 서구을에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를 전략 공천했다. 

천정배 국민의당 대표의 경쟁자로 더불어민주당이 대표선수를 내려보내 본격 대결에 나선다는 의미가 있다. 김성수 대변인은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향자 전 상무에 대해 "우리당의 공천 1호 후보"라고 밝혔다. 첫번째 전략공천 후보로 천정배 국민의당 대표의 경쟁자를 선정한 것은 호남정치 복원을 선언한 국민의당과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는 선전포고에 가깝다. 

김 대변인은 "양 전 상무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 경쟁력이 확인된 후보"라며 "광주여상을 졸업하고 삼성전자의 상무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오로지 실력하나로 성공한, 대한민국 미래전략을 위한 인재"라고 말했다.

양 전 상무는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 인사다. 고졸 학력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에서 임원을 지내면서 삼성전자의 신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남 화순 출신이다. 

지난 1월 그는 입당 인사에서 "오늘 열심히 살면 정당한 대가와 성공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며 스펙은 결론이 아닌 자부심이어야 한다"고 말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더불어민주당은 천정배 공동대표와의 대결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지만 객관적인 전력상 양 전 상무의 파괴력은 낮다는 분위기다. 

당초 광주 서구을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한 것도 경쟁력 있는 후보가 마땅히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고 김상곤 인재영입위원장까지 거론되면서 천정배 대표 대항마 찾기에 고심을 거듭했다. 

양 전 상무는 또한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에 공천 등 더민주당이 경쟁력있는 지역을 검토하다 결국 광주 서구을로 '턴'한 케이스로 분류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좋은 후보를 영입했는데 광주를 거쳐 수도권으로 올렸다가 경기도로 검토하고 여론조사를 다 돌려본 결과 결국은 광주에 버리는 카드로 사용한 것 아니냐. 후보가 멀미날 정도"라고 혹평했다.

▲ 양향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개발실 상무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며 울먹이고 있다. ⓒ민중의소리

국민의당은 양 전 상무의 전략공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괜히 천정배 대표와의 경쟁 후보자를 언급하면서까지 부각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천정배 대표가 당 대표로서 양 전 상무에 대한 개인 평가를 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고, 공정한 공천 관리에 임하겠다는 무대응 전략이다.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오아무개(38)씨는 "양향자 전 상무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한번 했던 사람이 유리하지 않을까 싶긴 하다"면서도 "광주에선 차라리 무소속 후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천정배 대표도 이전에 무소속으로 나왔을 때는 의미가 있었지만 기존 사람들 묶어서 하는 정치가 새로운 게 아니라는 생각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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