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인근 해상에서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등 447명이 탑승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실종자들에 대한 구조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사건 발생 초기 언론이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냈다. 이는 이번 사고와 관련 사고대책반을 꾸린 경기도교육청과 안산 단원고 측의 잘못된 발표 때문이지만 언론사들의 속보 경쟁에도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오전 ‘전원 구조’ 오보를 낸 언론사는 SBS, YTN, 서울신문, 한국일보 등 수를 헤아리기도 어렵다. 서울신문은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 등 승객 전원이 안전하게 구조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으며 한국일보는 “안산 단원고 학생 등 승객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한 뒤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11시 30분 현재 학생들 전원이 구조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 16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세월호 탑승객 전원구조 오보와 어뷰징 기사들이 이어지고 있다.
 
탑승객 가족들이 애가 타는 상황에서 언론이 속보경쟁은 물론 동일 기사 전송, 즉 어뷰징 기사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탑승자들의 생사 확인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조선일보나 스포츠동아 등의 언론사들은 ‘보험 가입 현황’까지 “전해졌다”는 식의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언론이 일종의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조선일보는 온라인판 <세월호 보험, 학생들은 동부화재 보험, 여객선은 메리츠 선박보험 가입> 기사에서 “세월호 보험 소식에 네티즌들은 ‘세월호 보험 그래도 다행이다’, ‘세월호 보험 여행자 보험의 중요성을 느꼈다’, ‘세월호 보험 이 문제가 아니지 않나?’, ‘세월호 보험 불행중 다행’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출처불명의 기사도 쓰고 있다.

김언경 민언련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국민들이 걱정하는 사안이고 관련 소식을 계속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상황에서 ‘장사가 될 만한 거리’로 언론이 부정확한 정보를 흘리거나 선정적이고 쓸데없는 아이템을 다루는 것은 언론의 기본적인 책무가 아니”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특히 ‘전원 구조’ 오보 같은 경우는 어쩌다 실수로 빚어진 것으로 용납할 수 있어도 선정적인 제목이나 어뷰징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언론사는 경영문제 이전에 언론인으로서의 소명과 정확성이 생명인데 이렇게 선정적인 싸움을 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너무 잘못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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