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와 관련해 제주해경의 통보를 무시하고 있다가 약 90여분이 지난 후 언론보도를 통해 인지하는 등 늑장대응을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이날 학생 전원이 구출됐다는 잘못된 사실을 알린 것도 학교측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6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수학여행 선박 침몰 사고 관련 사안 보고’ 자료를 통해 제주해경이 이날 오전 8시 10분 경기도 안산 단원고 측에 ‘학생이 승선한 여객선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이상 상황을 통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부가 이 사고 소식을 인지한 시각은 이보다 약 1시간 30분이 지난 오전 9시 25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홍근 의원은 “교육부 관계자가 오전 9시 25분 언론보도를 통해 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하고 10분 뒤인 9시 35분에 학교를 관할하는 경기도교육청에 해당 사안을 보고하라고 지시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박홍근 의원은 “제주해경에서 이상 상황을 보고 받은 학교 측과 경기도교육청은 교윢부에 해당 상황 보고를 미루다가 오전 9시 40분에서야 상황을 전달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16일 오전 인천~제주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해 승선자들이 구조되는 장면. 
@YTN방송화면 캡쳐
 

교육부가 상황 판단 회의를 연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으로 제주해경이 학교에 이상 상황을 통지한 시간보다 약 2시간이 지난 후였다.

또 오보로 밝혀진 “단원고 학생 및 교사 338명 구조 완료” 사실도 학교 측을 통해 알려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홍근 의원은 “단원고 측이 해경에서 전달 받은 ‘학생 전원이 구조됐다’는 정보를 학부모에게 문자 메시지로 알려줬다”며 “정보의 진위 여부를 묻는 학부모 항의가 이어지자 현장에 있던 장학사가 해경에 검증 통화를 해 ‘사실과 다르다’고 정정했다”고 확인했다.

이 해명이 이뤄진 시점은 해당 보도가 나간 지 약 1시간이 지난 오후 12시 6분이다. 당시에는 방송 뉴스와 인터넷 언론에서 (교육청발) 학생 전원이 구조됐다는 오보가 사실처럼 보도되고 있었다.

교육부는 이 정보를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했다고 했으나 이는 잘못된 해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 상황일지에는 오전 11시10분 경 ‘학생 및 교사 전원 구조 정보’를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했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이 작성한 상황일지에는 11시2분에 이런 상황을 해경에서 통지 받아 11시4분 교육부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박홍근의원 홈페이지
 

박홍근 의원은 “상황 보고서가 제각각 쓰인 배경에는 보고 내용이 즉각적으로 전달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시간에 교육부 장관은 전남 진도 체육관으로 출발했고 곧바로 이어진 보도를 통해 상황이 전달되면서 교육부가 경기도교육청 보고 내용을 보고서에서 누락시켰다”고 말했다.

박홍근 의원은 “긴박하고도 철저하게 이뤄져야 할 사고 수습 과정이 보고 체계에서부터 혼선이 빚어지면서 체계적인 대응 대신 언론 보도 꽁무늬 좇기와 잘못된 발표에 대한 해명을 하는데 급급한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무엇보다 학생 및 교사를 비롯한 승선 인원 모두 무사히 구조되는 것이 최우선이니만큼 모든 인력과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