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발생 100일을 맞아 방송사들이 이번 사태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잇달아 내놓았다. 가족을 잃고 슬픔에 잠긴 유가족과 아직도 돌아오지 못해 슬퍼할 수조차 없는 실종자 가족들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기레기’ 비판에 휩싸인 언론의 문제도 짚었다. 

KBS는 1TV <파노라마>에서 참사 100일인 24일과 25일 밤 10시 각각 1부 ‘18살의 꿈, 단원고 2학년 3반’과 2부 ‘고개 숙인 언론’을 방송한다. 24일에는 294명의 희생자와 아직 돌아오지 못한 10명의 실종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패션 디자이너가 꿈이었던 희생자 2학년 3반 17번 박예슬의 생전 모습과 그를 잊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영상에 담았다.

2부 ‘고개 숙인 언론’에서는 속보경쟁이 낳은 최악의 ‘전원구조’ 오보 사태와 받아쓰기 관행이 낳은 ‘사상 최대 수색작전’ 등 연이은 오보와 왜곡 보도로 신뢰가 땅에 떨어진 한국 언론의 실상을 집중 취재했다.

제작진은 전문 조사기관 스토리닷과 함께 세월호 참사와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을 800만건에 이르는 광대한 SNS 데이터를 통해 분석했다. ‘미디어에 대한 거론’ 순위에서는 지상파 3사 대신 시청률 3% 대인 JTBC와 외신, 뉴스타파가 상위권에 올랐다.

   
예고편
 
또한 민심과 정반대로 흐른 지상파 뉴스의 실상도 조명했다. 제작진이 중앙대 연구팀과 함께 사고 발생 이후 한 달 간 지상파 3사와 YTN, JTBC의 메인뉴스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정부 무능과 해경 대처에 대한 관심, 분노와 의혹이라는 키워드가 지배적이었던 SNS 민심과 달리 지상파 뉴스는 미담 사례 찾기, 단순 사실 보도 등에만 집중한 것으로 드러났다.

MBC는 27일 방송될 <시사매거진 2580>에서 현재진행형인 세월호 참사를 조명한다. MBC는 지난 21일 에서 진도 실내체육관과 맹골수도 수색현장 100일간의 생생한 기록을 담았다. MBC는 또한 24일 <생방송 오늘 아침>에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들을 기다리는 가족들과 남겨진 이들이 겪고 있는 고통, 그리고 참사 100일을 지내온 대한민국의 모습을 방송했다.

JTBC는 다시 팽목항으로 돌아간다. 손석희 앵커는 24일 <뉴스9>을 팽목항에서 진행한다. JTBC <뉴스9>은 세월호 참사로 실종자를 기다리는 가족과 참사 100일 간 변화된 한국 사회의 모습 등을 진단한다.

이날 방송에는 그동안 현장을 취재했던 기자들과 유가족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평소보다 한 시간 빠른 오후 8시에 시작해 9시50분까지 진행된다.

   
▲ 22일 방송된 SBS <뉴스토리>
 
SBS는 지난 22일 <뉴스토리>에서 세월호 사고가 제대로 수습되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방송했다.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비극 재발을 막기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단식 농성에 돌입한 희생자 유가족들의 호소와 함께 다시는 사랑하는 사람을 억울한 죽음으로 내몰지 않기 위한 그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100일을 기록하려는 일부 프로그램은 뚜렷한 이유 없이 제작이 중단되기도 했다. KBS PD들은 <다큐3일>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국회에서 단식 농성중인 유가족들의 모습을 담으려 했다. 하지만 ‘<다큐3일> 포맷상 논쟁적 이슈를 다루기 부적절하다’는 이유와 ‘세월호 유가족들은 이익의 한 당사자로 균형감·공정성을 놓칠 수 있다’는 이유로 제작이 중단돼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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