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참사 100일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행진’이 가야할 길이 멀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와 시민들의 대행진 행렬은 24일 오후 4시 국회를 떠나 서울시청을 향했다.

이들은 전날인 23일 경기도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출발한 지 28시간 만인 24일 오후 1시50분 경 국회에 도착했다. 이들은 2시간 가량 쉬며 점심 식사 등을 한 다음 국회와 광화문에서 단식 중이던 세월호 가족대책위와 합류, 함께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행진 길에 올랐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출발에 앞서 “1박 2일 동안 고생했지만 이뤄진 것은 없다. 가야할 길이 멀다”며 “끝까지 버티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싫어하는 사람보다 1분만 더 버티자”고 참가자들을 다독였다.

   
@이치열
 
유 대변인은 이어 “각자 떨어져 흘리는 눈물은 의미가 없지만 같이 흘린 눈물은 거대한 강물이 돼 산도 옮길 수 있다”며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원불교와 기독교, 성공회, 천도교 등 다양한 교계가 모인 민족의화해와평화를위한종교인모임은 “유가족이 호소하는 ‘세월호 진실규명, 안전한 사회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 지지를 표한다”며 “더이상 특별법안 내용을 가지고 여야 정치인이 정쟁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종교인들은 이어 “대통령과 여야 정치 지도자들의 결단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때”라며 “이제 대한민국은 경제적 효율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더 중시하고 행복을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식 재난안전가족협의회 공동대표(태안 사설해병대캠프 사고 유가족)는 “유가족이 자식 잃고 1인 시위와 천만인 서명, 100리길을 걷는 것 모두 우리 아이들이 아니라 이 나라 미래를 위해 하는 것”이라며 “그 어떤 투사보다도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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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밥 굶는다고 단식하는 유가족 고통을 모두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이 발걸음이 350만, 3500만명을 만들고 세상을 향한 외침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마포대교, 충정로, 서울역을 거쳐 오후 7시 서울시청광장에 도착한다. 오후 7시30분부터는 시청광장에서 마련된 ‘네 눈물을 기억하라’ 추모제를 진행하며 가수 김장훈·이승환 씨의 추모 공연도 마련될 예정이다.

한편 전날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1박 2일 100리길 행진에 함께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도착 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재개되는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서 반드시 결론을 내야한다”며 “새누리당이 끝내 거부하면 제2의 결단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유족을 향해서는 “유족 뜻을 대신해 물러서지 않고 싸우겠다”며 “단식을 접어 달라”고 호소했다. 박 원내대표와 함께 문재인 상임고문, 도종환 의원 등도 이날 세월호 특별법 촉구 행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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