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숨은 실세’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씨가 ‘박지만 미행설’을 보도한 시사저널 기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윤회씨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남동생인 박지만씨가 지난해 말 누군가로부터 미행을 당했고 미행을 지시한 이가 정윤회’라는 내용의 시사저널 허위보도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22일 시사저널의 취재팀장 등 기자 3명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됐다.

시사저널은 지난 3월 단독보도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남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이 지난해 말 정체불명의 사내로부터 한 달 이상 미행을 당했던 것으로 드러나 큰 파문이 예상된다”며 “‘정체불명의 사내’에게 박 회장 미행을 지시한 사람은 정윤회씨”라고 밝혔다. 

시사저널은 여권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정윤회 및 비서진 3인방’과 박지만 회장이 갈등을 빚으면서 서로 대척점에서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마디로 여권 내에서 권력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청와대 인사와 관련해 비서진 3인방이 박지만 회장 측 인사들을 강하게 견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사저널은 이후 후속 보도로 지난 4월 <“정윤회가 승마협회 좌지우지한다”>, 6월에는 <정윤회씨 딸,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특혜’ 논란> 기사를 내보냈다.

김지영 시사저널 기자는 2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고소 이전에 언론중재위나 기타 경로를 통해 정정보도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뒤늦게 고소한 이유에 대해서는 “무슨 이유가 있지 않겠나. 심증은 있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정윤회씨는 박 대통령이 98년 정계에 입문할 때 비서실장 역할을 했으며 2002년 박 대통령이 한국미래연합을 탈당할 때도 비서실장을 맡았다. 고 최태민 목사의 사위였지만 최근 이혼했다. 2004년 이후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췄으나 여전히 ‘그림자 권력’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 최근 야권에서는 정윤회씨가 박지만씨,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함께 현 정권의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비선라인 ‘만만회’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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