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달라진 것은 없다.뿐만 아니라 최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국정참사가 이어지면서 주춤하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다시 곤두박질쳤다. 반면에 박 대통령이 잘못한다는 응답은 과반에 이르는 등 사상최고치를 기록해 주목된다.

보수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갤럽이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넷째주) 사흘간 전국 성인 1003명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하고 있다고 보는지를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40%는 긍정 평가했고 50%는 부정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4%, 모름/응답거절 5%)고 갤럽은 전했다.

이 같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직무수행 긍정률)은 일주일 전보다 4%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부정률(국정수행 잘 못한다)은 3%포인트 늘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 40%는 취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이달 초 총리·장관 후보자들이 잇달아 낙마하면서 생긴 인사참사로 동일한 지지율을 기록한 데 이어 두 번째이다. 반대로 부정률이 50%에 달한 것 역시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초유의 일이다.

이를 두고 갤럽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우리 국민들이 추가로 느낀 실망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았지만 진상 규명이나 특별법 처리에는 큰 진척이 없는 반면, 22일 유병언 추정 사체가 발견됨에 따라 그간의 검경 수사 과정에 대한 각종 의혹과 비판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4일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 사진=청와대
 
지역별로는 서울소재 응답자(지지율 33%, 부정률 58%)와 인천경기(42%, 49%), 광주·전라 지역(17%, 71%)의 응답자들이 지지율보다 부정률이 높은 반면, 대구경북 응답자(53%, 36%)와 부산·울산·경남(51%, 39%) 응답자, 대전·세종·충청 지역주민(47%, 42%)은 반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대(26%, 60%), 30대(21%, 68%), 40대(32%, 61%) 응답자들은 여전히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크게 낮은 반면, 50대(54%, 37%)와 60대(67%, 26%)는 견고한 지지층 벨트를 형성했다.

박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왜 못한다고 보는지에 대해 많은 응답자들이 “인사 잘못함/검증되지 않은 인사 등용”(23%)을 꼽았다. 하지만 ‘세월호 수습 미흡’을 꼽은 응답자도 12%나 됐다. 이밖에도 응답자들은 ‘소통 미흡’(11%),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10%), ‘리더십 부족’(7%), ‘전반적으로 부족하다’(7%), ‘독단적’(6%) 등을 꼽았다고 갤럽은 전했다.

인사 문제 응답은 6주 만에 30%를 밑돈 반면, 세월호 참사 관련 항목들에 대한 지적은 전반적으로 늘었다고 갤럽은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직후 팽목항을 방문하고,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던 지난 4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9%까지 치솟았으나 그 이후 계속 조금씩 하락하다 지금은 지지율 40% 수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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