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외부세력이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자발적 시민운동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16일 국무회의를 통해 "세월호 특별법도 순수한 유가족들의 마음을 담아야 하고, 희생자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외부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멤버0416’은 "세월호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고통 속에 있는 분들께 작은 힘이나마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인터넷을 통해 특별법 제정 1인 시위 등 활동 내용을 올리고 있다.

여의도 새정치민주연합 당사 앞, 수유 역, 파주 운정지구, 안산 상록수역, 천호역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자발적 시민운동 활약(?)을 올리며 사람들과 공유하는 형식이다.  

강영희씨는 리멤버0416 페이스북을 통해 상암동 MBC 건물 앞에서 '기자란 무엇인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세월호 유가족 상처에 소금뿌리는 MBC 보도에 화난 시청자 엄마들이다. 세월호 보도 똑바로 해달라"며 소리쳤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에는 "알고 계십니까. 세월호 유가족들의 특별법엔 세금으로 유가족들을 평생 지원하는 의사자 지정, 대학특례입학, 추모공원 건립, 보상금 4억5000만 원 등의 요구가 없다는 것을요"라고 적힌 팻말을 한 시민이 목에 걸고 지하철에 탑승한 사진도 호응을 얻고 있다. 한 시민이 자비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차량용 스티커 제작해 시민들에게 배포했다는 내용도 보인다. 

세월호 참사 수원시민공동행동은 '당신의 이름으로 수원시내에 현수막을 게시한다"며 특별법 제정을 위한 개인현수막 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안철환씨는 경기도 파주에서 자신의 이름을 표기하고 "세월호 참사는 해상교통사고가 아닙니다. 구조하지 않아서, 구조를 막아서 일어난 살인입니다. 살인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살인정권 퇴진"이라고 적힌 플랜카드를 거리에 내걸었다. 

   
▲ 강영희씨가 MBC 상암동 건물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한 시민은 광화문 사거리에서 '세월호 특별법 웬말이냐, 전국민이 특별법 반대한다, 종북세력들 북한으로 가라"는 펼침막을 든 시민 옆에 "세월호의 진실 함께하는 우리가 필요하다"고 적힌 팻말을 들고 맞불 1인 시위를 벌였다.

공인현씨는 인도 델리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촛불 기도회 모습이라며 인도 현지인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내용을 담은 손팻말을 들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 한 시민이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한 내용의 팻말을 목에 걸고 지하철에서 알리는 모습
 

 

   
▲ 한 시민의 실명으로 세월호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1인 시위 도중 경찰과 마찰을 빚는 일도 종종 발생하고 있어 충돌 방지를 위한 조언도 눈에 띈다. 

리멤버0416은 "경찰이 ‘어디 소속이냐’라고 물으면 ‘저는 그냥 엄마’인데요. 내지는 ‘그냥 시민인데요’라고 답하시고 ‘어디서 나오셨어요’ 하면 집에서 ‘나왔는데요 하십시오’라고 하라"며 "당당히 소속, 직급, 성명 대라고 하시고 핸드폰 꺼내서 기록하세요. 그들이 그러는 게 불법임을 그들이 더 잘 알기 때문에 쫄아서 간다"고 설명했다. 

동국대 학생 서기원(28)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대자보를 통해 진상규명을 요구하면서 같은 학교 학생 6명과 함께 서명운동과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16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동국대 축제 기간 중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서씨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외부세력이 개입돼 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외부세력이라고 할 수 없는 게 세월호 참사는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했던 사건이고 이에 무관심한 시민들을 상대로 공동의 이익을 위해 바꿔보자는 것이다. 오히려 응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씨는 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하는 세월호 특별법 불가 입장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이 정책에 대해서도 말을 많이 바꿨는데 유족들을 만난다고 해놓고도 만나지 않고 통보하는 식으로 이렇게 입장을 발표해 해버렸다"며 "정치라는 것이 국민들을 잘 이끌고 가야 하는데 한마디로 자기 뜻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게 과연 민주주의인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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