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일간베스트(일베) 이미지를 내보내는 행태가 계속되자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23일 오전 서울 목동 SBS 사옥 앞에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SBS는 지난 16일 방송된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신윤복의 ‘단오풍정’에 노무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된 그림을 내보냈고, 지난해 8월 <뉴스8>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이미지가 담겨 있는 도표를 사용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노사모’ 회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SBS의 반복되는 방송사고는 단순한 실수로 보이지 않으며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 쓴 사진’이라거나 ‘외주제작사의 실수’라는 SBS의 사과는 궁색한 변명이며 면피하기 위한 비겁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방송제작의 과정과 방송책임자의 직무와 책임에 대해 국민들이 무지하다고 판단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냐”며 질책했다. 

   

▲ '세상에 이런 일이'에 방송됐던 신윤복의 그림과 그 속에 합성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얼굴.  SBS화면 갈무리

 

 

이들은 “고인이 된 노무현 대통령을 욕보이는 행위는 노 대통령 뿐만 아니라 그를 사랑하는 많은 국민들에 대한 모독이다. 방송에 주어진 언론의 자유는 많은 희생으로 지켜온 가치이지만, 그것을 무너뜨리고 더럽히는 일부 언론인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비열한 장난을 치는 것으로 전파를 낭비하고 있다. 방송이 누리는 언론의 자유는 오직 약자들에게만 남용됨으로써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도덕성을 유린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법적인 대응까지 불사할 것임을 밝혔다. 

   

▲ '노사모' 회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목동 SBS 사옥 앞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 명예훼손 방송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기자회견 후 ‘노사모’ 오세주 대표와 회원 1명은 SBS 1층 회의실에서 제작본부장, 교양국장 등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SBS측은 방송사고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했으며 담당 국장과 PD에 대해 '감봉', 제작진에게는 '근신' 징계를 했고 외주업체 담당자는 면직처리했다고 밝혔다. 또 SBS측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SBS는 23일 방송되는 <세상에 이런 일이> 에서 사과방송을 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