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이란 세월이 빨리도 지나갔다. 그 때 정연주는 28살이었다. 윤활식 선배는 이제 83세가 됐다. 후배들이 말한다. 어떻게 견뎠냐고…. 굳게 단합하고, 어려울 때 돕고, 감옥에 간 사람은 밖에서 돌보고, 이렇게 해서 오늘까지 왔다.”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 

24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40주년 기념식에서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40년 전 그날, 편집국에서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낭독할 때 심장이 터질 것 같은 흥분을 느꼈다”며 “우리가 걸어 다닐 수 있는 한, 자유언론 실천 운동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1974년 자유언론실천선언 이후 동아일보 언론인들은 박정희 정권에 대한 비판 기사를 실으며 광고탄압을 받았고 이듬해 편집국으로 난입한 200여명의 폭력배에 의해 거리로 쫓겨났다. 당시 쫓겨난 160여명 가운데 113명이 해고 당해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를 조직했다. 이들은 동아일보에서 쫓겨나기 직전 “동아일보 만세, 자유언론 만세”를 외쳤다. 

   
▲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40주년 기념식 모습. ⓒ언론노조
 

김종철 위원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선거운동 기간에는 아버지의 집권 18년 동안 저질러진 인권 유린과 언론탄압에 대해 우회적으로 반성하는 듯 한 태도를 보였으나 청와대에 들어가고 역사바로잡기와 대통합에 관한 약속을 폐기해버렸다”고 비판했다. 

김종철 위원장은 “1975년 동아일보사 언론인들이 대량 해직 당하던 때 청와대에서 퍼스트레이디라는 공직을 맡고 있던 박근혜는 당시 정권이 동아일보 사주에게 압력을 가해 113명의 언론인을 강제 해직시킨 사건에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정부가 정당한 배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40년 전 동아일보 기자들을 지켜줬던 제임스 시노트 신부도 참석했다. 시노트 신부는 “공포의 시절이었던 1974년에는 훌륭한 사람들이 모두 감옥에 갔다. 진실을 말하면 감옥에 가던 때였다”고 회상한 뒤 동아투위 언론인을 가리키며 “40년 전 그들의 고귀한 선택을 잊을 수 없다. 전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시노트 교수. ⓒ언론노조
 

이날은 기념식에 이어 제20회 통일언론상 시상식과 제26회 안종필 자유언론상 시상식도 함께 진행됐다. 올해 통일언론상 대상 수상작에는 뉴스타파 <국정원 간첩조작 연속보도>(최승호PD, 정유신, 오대양, 최형석 기자)가 선정됐다. 특별상에는 오마이뉴스의 <재미동포 아줌마, 또 북한에 가다>(신은미 기자)가 선정됐다. 

올해 안종필 자유언론상은 문창극 총리후보자의 교회 강연영상을 최초 보도한 KBS 인사검증TF(김귀수, 이병도, 정수영, 김연주, 홍성희 기자)가 수상했다. 인사검증TF는 지난 6월 11일 <뉴스9>를 통해 <문창극 “일 식민지배는 하느님 뜻” 발언 파문>, <문창극 “게으르고 자립심 부족…민족 DNA”> 등의 리포트를 방송해 문 후보자 낙마에 결정적 영향을 주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는 자유언론실천선언 40주년을 맞아 동아투위 실록으로 구성된 <자유언론 40년>과 <동아·조선 대해부> 출판기념회도 열렸다. 

   
▲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40주년 기념식에서 동아투위 언론인들과 후배언론인들의 기념사진. ⓒ언론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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