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9시 경, 가수 신해철씨의 발인과 영결식이 엄수됐습니다. 고인은 서울시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될 예정이며 유해는 안성시 유토피아 추모관에 안치될 예정입니다. 1988년 혜성처럼 우리 앞에 나타난 신해철씨는 빗방울이 떨어진 어느 늦가을,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신해철씨 사망 후 빈소는 팬들에게도 공개됐는데요, 정말 많은 분들이 고인의 빈소를 다녀간 듯합니다. 이틀 간 무려 9천여명의 조문객이 왔다고 하네요. 트위터에는 “마왕 조문 후 아산병원 앞에서 택시를 탔는데, 타기 전에 갓난쟁이를 안은 부부가 내리더군요, 그 택시기사 분 말씀이 ‘손님도 신해철 조문했어요? 저분들 대구에서 신해철 문상 하러 온 사람들이에요. 발인까지 보고 간답니다’ 하시더군요. 마왕, 보고 있나요”라는 글도 있습니다.

오늘 발인식에서 가수 서태지씨가 추도사를 했습니다. 서태지씨는 신해철씨의 육촌이죠. 서 씨는 “하늘나라에서 형이 좋아하는 음악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마음껏 하겠죠. 항상 최고의 음악 들려줘서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많은 추억과 음악을 선물해줬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 고 신해철씨 ⓒ연합뉴스
 

마왕은 그렇게 떠났습니다. 그런데 아직 그를 온전히 떠나보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의 의문의 죽음을 놓고 신해철씨의 가족과 소속사가 장협착 수술을 한 서울스카이병원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했습니다. 고인의 배우자 윤원희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원하지 않은 수술을 했고, 수술 후 계속 통증을 호소하는데 그에 맞는 후속조치가 적절하게 취해지지 않았다”며 “병원에서는 수술 후라 그럴 수 있다는 말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원치 않은 수술이란 장협착 수술도중 사전에 설명하거나 동의하지 않은 방식으로 수술했다는 것입니다. 윤원희씨는 이에 신해철 씨가 크게 항의했다고 하는데요, 주치의는 자기 판단으로 그런 수술을 했다고 말했다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 그의 통증이 심해진 것이지요.

그의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도 30일 “스카이병원 측은 조문은 고사하고 공식적인 사과조차도 없기에 그 울분은 더욱 커져만 갑니다”라며 “소속사는 신해철 씨가 장협착 수술을 받은 이후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자세한 경과사항을 파악하는데 주력하였고, 유족 측과 상의한 결과 스카이병원을 상대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SNS 이용자들은 하루 빨리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압도적으로 신해철씨를 응원하는 글이 많고 서울스카이병원에서 의료사고를 낸 것이라는 추측도 눈에 띕니다. “의료사고 관련 소송에서 이기기가 쉽지 않다고 하던데, 모쪼록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습니다”, “유족들이 받을 고통이 크겠지만 사건의 진위는 꼭 밝혀져야 합니다” 등의 글도 있습니다.

일부 의료인들의 부적절한 의료행위까지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어쩔 수 없는 의료사고도 있지만, 그보단 상업적 과잉의료 시술행위가 원인인 경우가 더 많다”고 지적했고, “의료과실이 있을 때 의사에게 유리한 법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 사람도 있습니다.

진실을 밝혀야 하지만, 이번 논란은 스카이병원이 키웠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가 아프다고 찾아갔을 때, 제대로 확인해보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대중들에게는 신해철씨의 ‘자기 과실’인 것처럼 해명했습니다. 고인의 죽음에도 조문을 하지 않았지요.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일인 만큼, 하루빨리 진상규명이 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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