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들이 TV를 더 편하게 들을 수 있게 됐다. 기존 화면해설방송이 가지고 있던 불편한 점을 개선한 서비스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케이블 방송사 CJ헬로비전(대표 김진석)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지원 스마트 TV서비스 ‘이어드림(EARDREAM)’을 내놨다. 

시각장애인들은 그동안 TV를 어떻게 청취했을까? 이번 ‘이어드림’ 개발에 1년 동안 함께 참여한 강완식 시각장애인연합회 정책실장은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시각장애인들은 TV를 다루기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아날로그 시대에 TV는 버튼식이거나 로터리 식(손으로 잡고 돌리면 채널이 바뀌는 방식)으로 손쉽게 채널을 바꿀 수 있었다. 하지만 위성방송, IPTV 등 채널이 다양해지고 터치 방식으로 조작하는 TV까지 등장하면서 시각장애인들은 원하는 채널을 선택하기 어려워졌다.  

   
▲ 시각장애인들은 야외 활동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TV 여가활동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 (자료 제공 = CJ헬로비전, 시각장애인연합회)
 

시각장애인들에게 TV는 중요한 여가생활이다. 보건복지부가 2011년 발표한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시각장애인들의 여가 활동으로 TV 시청을 가장 많이 선택(92%)했고, 부경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비장애인의 하루 평균 TV시청시간(206분)보다 시각장애인들의 시청시간(218분)이 더 길었다. 

강 실장은 “시각장애인들은 자주 보는 채널 번호를 외워 그것만 눌러서 보거나 채널을 계속 돌리다가 원하는 채널이 나오면 본다”며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는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시각장애인연합회 강완식 정책실장. (사진 = CJ헬로비전)
 

CJ헬로비전은 이런 불편과 기존 화면해설방송이 낮 시간에 주로 편성돼 있다는 단점을 보완해 음성지원 스마트 TV서비스 ‘이어드림’을 강 실장과 함께 개발했다. 이어드림은 소리만으로 화면그림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게 도와준다. 현재 보고 있는 ‘채널, 방송사, 프로그램 이름’ 등을 읽어주기 때문이다. 

기존에 사용하기 불편했던 VOD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음성으로 VOD 메뉴와 프로그램 이름, 가격까지 읽어줘 다시보기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화면해설방송을 놓치면 볼수 없었지만 이를 녹화할 수도 있다. 화면해설방송은 본 방송이 나가면 하루 뒤에 작가가 화면을 해설해서 더빙을 해 시각장애인들이 들을 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이다.    

이 서비스는 CJ헬로비전의 스마트 셋톱박스 서비스인 ‘헬로tv 스마트’에 가입하면 누구나 설정만 변경해서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각장애인이라고 요금을 더 낼 필요는 없다. CJ헬로비전은 12월 한달 간 서비스 점검을 위해 시각장애인 체험단을 운영하고 2015년 1월부터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강 실장은 “장애인을 처음부터 참여해 개발자 관점이 아닌 사용자 관점에서 개발이 가능했다”며 “이 서비스의 성공으로 다른 방송사에도 장애인들을 위한 서비스를 요구할 명분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한 “TV 뿐 아니라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로도 서비스를 확대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