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이 자사의 동영상 콘텐츠 유통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겠다며 유튜브를 압박하고 있다. 

SBS와 MBC에 이어 CJ E&M와 JTBC도 동영상 콘텐츠를 국내 유튜브에 제공하지 않겠다며 자사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지했다. 유튜브 글로벌 표준 계약에 따르면 콘텐츠 홀더(holder·소유자)는 동영상 서비스 여부, 광고 노출 여부, 특정 지역 차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방송사들의 이번 조치는 현재 진행 중인 유튜브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방송사들이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고도 유통에 관해서는 권리를 행사하거나 수익을 얻지 못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사들은 이미 네이버와의 협상에서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 SBS와 MBC가 출자해 만든 온라인·모바일 광고대행사 스마트미디어렙(SMR)과 네이버는 지난 10월 SBS와 MBC, 종합편성채널 4사, CJ E&M 등 하이라이트 영상(클립)을 네이버 TV캐스트에 제공하기로 했다. 

방송사들은 이 협상에서 광고영업권과 편성권을 얻어냈다. 방송사들은 직접 판매한 광고 매출의 일정 비율을 네이버에 매체 이용료로 지급하기로 했는데 수익의 상당 부분을 방송사들이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튜브가 전체 동영상 시장의 80% 이상을 독식하는 상황에서 네이버와의 협상만으로는 부족한 셈이다. 

   
▲ JTBC가 자사 유튜브 채널에 띄운 공지
 

스마트미디어렙(SMR)과 유튜브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은 감안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종진 SMR 공동대표는 “수익과 광고사업에 대한 계약 내용은 많이 타결됐지만 시스템에 관한 부분은 국내 유튜브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본사에서 검토할 문제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온라인과 모바일에서의 동영상 클릭 수를 유튜브가 아닌 방송사가 자체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데이터 분석을 통해 통합시청률을 파악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유튜브 관계자는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라 구체적으로 내용을 말하기 어렵다”면서 “유튜브는 전세계 사용자들과 그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연결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파트너의 콘텐츠를 누구나 온라인에서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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