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선고를 두고 박정희 정권 때 인혁당 학살을 빗대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학살당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9일 트위터상에는 2014년 12월 19일이 법치의 이름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학살한 날이라는 글이 많이 회자됐다. 

“오늘은 민주주의가 학살 당한날로 역사은 기록하겠지”(트위터 닉네임 ‘@coreazang’)
“12월 19일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은 민주주의의 학살 선고입니다”(@choganim)
“한국 민주주의를 학살 말살하는 박그네 독재는 국민들과 국제 민주사회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jwkim9758)
“법치의 미명으로 민주주의를 학살한 날! ‘미제반대 민중민주주의수호’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인가? 정치가 사법화되고 유권자의 집단의사가 이렇게 가볍게 묵살되는 현상자체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파괴하는 현상임을 명심하자”‏(@karl0919)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통합진보당에 투표한 국민 주권을 학살 말살하는가? 국민들의 주권을 행사한 통진당과 국회의원을 헌법재판관들이 해산시키고 의원직을 박탈하는 것들은 박그네 독재인가?”(@jwkim9758)
“박근혜,오늘 글로벌 공식 '독재자' 반열에 등극하셨습니다! 통진당 정당해산 결정이라 쓰고,박근혜 정권해산 결정이라 읽겠습니다! 사법은 민주주의를 학살하고 스스로 장렬히 자살했습니다! 근조 대한민국!!!”(@Davan_Khan)
“[속보]박근혜정권,자유민주주의 포기: 헌재 8대1로 진보당 학살:9명의 판사들은 8:1로 해산결정, 5명의 국회의원들 직책 박탈하는 만행 자행, 박근혜 정권과 한나라당의 시녀로 만천하에 스스로 폭로하고 말았다.”(@minjoktongshin)

이 같은 개탄은 트위터 뿐 아니라 학자들과 노동자단체에서도 터져나왔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은 19일 오후 내놓은 입장에서 이번 헌재의 결정을 “헌법에 대한 헌재의 사형 선고”라며 “이승만 정권이 행정처분으로 진보당을 해산한 전례를 반성하며 정권이 함부로 정당을 해산하지 못하도록 도입한 정당해산제도가 헌법의 이름으로 다시 진보당을 해산하는 정치적 도구로 악용됐다”고 비판했다.

   
지난 18일 열린 6차 청년위원회에 참석해 웃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민교협은 “민주주의 없이 헌법은 사상누각”이라며 “헌재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를 존중하지 않으면, 헌재는 주권자임을 참칭해 주권을 찬탈한 결과가 된다”고 비판했다. 민교협은 “자의적 결정을 통해 소수당에 대한 정부의 폭력 행위에 동조함으로써 헌재가 오히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가한 것”이라며 “헌재에 의한 헌법의 사망으로 인해  주권자는 다시 민주주의로부터 새로운 헌법을 만들어가야 하게 됐다”고 개탄했다.

민교협은 국민들에게 “대한민국이 국민주권의 민주공화국인지 이제 주권자가 직접 증명해야 한다”며 “주권자의 최종심은 이제 시작”이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도 이날 성명을 내어 “지난 4월 16일 대한민국은 ‘이것이 국가인가’를 자문해야 했고 오늘 12월 19일 우리는 또 ‘이것이 민주주의인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통합진보당을 지지하냐고 묻지 마라.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여부를 떠나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한 심각한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오늘 헌재의 판결을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 참된 민주주의 실현’을 추구해 온 민주노총에 대한 부정으로 인식한다”며 “그렇다면 차라리 우리도 해산시켜라”고 촉구했다.

헌재에 대해 민주노총은 “더 이상 헌법의 가치도,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도 논한 자격이 없다”며 “극히 소수의 말과 생각을 침소봉대해 하나의 진보정당을 송두리째 폭력적 종북집단으로 매도한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질서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해산돼야 한다면 그건 바로 박근혜 정권의 헌재”라며 “통합진보당 전체에 씌운 엄청난 혐의는 우익세력의 히스테리”라고 질타했다.

민주노총은 “민주주의의 역사는 박근혜 정권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유린한 독재자, 사법쿠데타 집단으로 기억할 것”이라며 “박한철, 서기석, 조용호, 이정미,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이 8명의 헌법재판관은 권력에 부역해 헌법과 민주주의적 가치와 농단한 주범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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