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와 자사고에 대해 비판 논조를 보여 왔던 한겨레의 자회사가 특목자사고‧명문대 입시분석 강좌를 열고 있다면? 

한겨레 자회사 ‘한겨레교육’은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지난 9일부터 23일까지 ‘한겨레 학부모 워크숍 6기 : 특목자사고 입시분석’이라는 강좌를 열었고, ‘한겨레 학부모 워크숍 6기 : 명문대 입시분석’이라는 강좌는 오는 30일부터 내달 14일까지 개설된다. 강사는 조동영 H&진로진학연구소 소장으로 한겨레 교육전문기자 출신이다. 

이에 대해 한겨레교육은 홈페이지 ‘명문대 입시분석 소개란’을 통해 “대학 입시를 가장 정확히 이해하려면 목표 대학 전형 요강을 꼼꼼히 독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심화 명문대 입시 강좌는 각 대학 최신 입학요강을 교안으로 삼아 학부모와 함께 입학 전형요강을 제대로 읽는 연습을 한다. 더불어 수능 출제 매뉴얼 기초 수학, 국어, 영어 학습법에 대해 배운다”고 설명했다. 

   
▲ 한겨레 교육문화센터 홈페이지.
 

강좌 일정표을 보면 △1주차 대입제도 변천사/ 의대·치대·한의대 및 서울대 입시 △2주차 연·고대 및 서·성한(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입시 △3주차 수능 학습전략으로 나누어 강의가 진행된다고 적시해놓고 있다. 

특목자사고 입시분석 강좌와 관련해서는 “특목자사고 입시는 정부 정책에 따라 변화의 폭이 큰 편”이라며 “특목자사고 입시는 무엇보다 지난 11여년 동안의 특목자사고 입시 변화 추이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이를 통해 변하지 않는 특목자사고 입시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강좌는 △과학영재학교 및 과학고 입시 분석 △전국 자사고 입시 분석 △자기소개서, 제대로 준비하기 등으로 구성된다고 홈페이지에 쓰여 있었다.

   
▲ 한겨레 교육문화센터 홈페이지.
 

그동안 과열되는 특목자사고 입시 열풍과 명문대 줄세우기 등 한국 교육의 구조적 문제를 비판해 왔던 한겨레와 자회사 ‘한겨레교육’의 대조적인 모습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우선 박준열 한겨레교육 대표는 “단순히 수익 목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이 아니”라며 일반 교육 사기업과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첨예하게 경쟁이 이뤄지는 교육 환경 속에서 저렴한 가격에 정보 장벽을 낮춘다는 취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한겨레교육문화센터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입시에 치우쳐져 있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 한겨레교육 측은 △학생부 독서활동, 이렇게 관리하라! △학습능력을 높이는 글쓰기 지도 △노르웨이 시민학교 입학 설명회 △북유럽 6개국 청소년 캠프 등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한겨레신문 3월 16일자.
 
   
▲ 2014년 11월 27일자 한겨레 사설
 

언론 전문가들의 평가도 엇갈린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우선 특목고를 무조건 색안경 끼고 볼 수만은 없다. 설립 목적에 맞는 역할을 한다면 학생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측면이 있다”고 전제하면서 “(한겨레교육이 말한대로) 수익적 목적이 아닌 공익적 취지라면 지켜볼 여지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언론사는 보도뿐 아니라 사업, 광고 등 여러 측면에서 평가받기 때문에 한겨레신문에 대한 신뢰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독자들은 한국 사회의 교육 경쟁과 서열화를 비판해 왔던 언론사가 이런 사업을 한다는 것을 쉽게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대학 김서중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한겨레와 자회사 한겨레교육을 직접적으로 연관 짓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양한 계층에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보 장벽을 낮추는 일은 정부가 해야 하는 역할이다. 언론의 목적은 교육의 공적 기능에 대한 여론을 공론화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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