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의 반발 속에 오색케이블카가 국립공원위원회 승인을 앞둔 가운데, 설악산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끝청에 위치하는 상부정류장에 군 시설인 통신중계소가 배치될 예정인 것으로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드러났다.

오색케이블카의 상부정류장은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과 불과 1.4km 거리여서, 통신중계소 설치시 설악산의 스카이라인을 비롯한 경관 자원이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군사용 통신중계소는 한 번 구축되면 국군의 관련 정책 변화가 없는 한 이를 철거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평창동계올림픽 이후엔 언제든지 케이블카 철거와 원상회복이 가능하다는 추진론자들의 주장이 무색하게 됐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양양군의 ‘설악산 국립공원 공원계획 변경(안)’에 포함된 ‘양양군청·제3군단 관·군 제휴협약서’를 보면,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에는 제3군단의 통신중계소가 구축되고 군인력이 배치될 예정이다. 협약서는 “軍(군)의 차기전술통신체계(TICN)의 전력화와 영동·서 간 험준한 산악지형의 극복으로 우발상황 발생시 신속한 대처를 위하여 군 통신중계소를 오색케이블카 상부정류장에 구축하는데 상호 협력한다”고 되어 있다. 

또한 “제3군단은 통신시설 두절과 응급상황 발생시 군 통신중계소 내 통신장비와 인력을 적극 지원한다”고 기술해 군 통신중계소에 군 인력이 배치될 것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상부 정류장에 군 통신중계소를 구축한다는 내용의 양양군청·제3군단 관·군 제휴협약서.
 

양양군 ‘오색삭도 추진단’ 관계자는 “협약서 체결은 아직 하지 않았다”면서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사업 승인이 나면 협약을 체결하기로 구두상으로는 합의가 되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같은 군 통신중계소의 설치 계획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군 통신중계소는 상당한 규모의 건물 및 통신시설과 군 인력 배치를 필요로 하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내설악 케이블카의 승인 심사를 앞두고 이들 군 시설과 인력이 설악산의 멸종위기종 등 설악산 생태계에 미칠 영향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양양군 측은 “구체적으로 어느 단계까지 하기로 약속한 것은 없다”면서 “저희 시설(상부정류장) 부지에 포함되는 것이니까 환경에 대한 영향이 따로 있겠냐”고 밝혔다. 

한편 TICN은 대략 4조5천억 규모의 재정이 투입되는 군의 차세대 전술정보통신체계 사업으로 당초 2012년까지를 목표로 했으나 사업자 선정 번복과 내부 기밀유출로 파행을 겪으며 올해 완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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