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노동자가 또 단식에 돌입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지부장은 “회사 입장은 변하지 않았고 시간만 끌면서 해고자들의 절박한 마음에 칼질을 해댔다”며 “오늘 단식을 시작으로 인도원정투쟁 등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해고자들은 지난 2009년 정리해고 이후 7년째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당시 회사를 떠난 노동자 중 28명이 숨졌다. (관련기사: <쌍용차 해고자 28번째 희생자 나와…올해 두번째>)

김득중 쌍용차 지부장이 31일 성명을 내고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부터 이어온 쌍용차 노노사(기업노조·지부·회사)는 교섭을 이어왔지만 큰 진전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 지부장은 “회사측이 먼저 ‘모든 것을 확 까놓고 심도있게 논의하자’고 제안해놓고서도 보여준 태도는 해고자들의 절박한 마음을 악용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최근 문제가 된 건 해고자복직이다. 애초 일괄복직을 요구했던 해고자들이 “점진적 복직도 받아들이겠다. 다만 기한을 정해달라”고 했지만 회사측이 거부한 것. 기한을 정하는 것에 대해 회사 측은 희망퇴직자들에 대한 법적 리스크가 발생한다는 것과, 향후 회사의 경영 상태를 알 수 없다는 이유를 댔다. 현재 해고자는 187명, 희망퇴직자는 353명이다.

   
▲ 단식농성에 돌입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지부장. 사진=쌍용차지부 제공
 

그러면서 회사는 지난 28일 교섭에서 “해고자, 희망퇴직자, 신규채용을 비율로 정해서 복직하되 시기는 그때그때 논의하면 어떻겠냐”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지부는 “복직 시한이 정해지지 않은 합의는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 지부장은 단식에 돌입하며 발표한 성명에서 “일괄복직을 단계적 복직으로 바꾼 것도 과감한 수정이었다”며 “얼마나 더 물러서야 한 단 말입니까”라고 밝혔다. 

박점규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위원은 “회사가 희망퇴직자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회사가 해고자를 복직시키는 것이 희망퇴직자들에 대한 법적책임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며 “그리고 현재 공장 상황이라면 해고자 187명과 희망퇴직자 353명 모두 복직이 가능하다. 늦게 복직하는 한이 있더라도 복직 기한은 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티볼리 얼마나 더 팔려야 이창근 내려올까>)

김 지부장은 “그동안 7개월의 교섭시간을 참담함과 자존심까지 죽여가며 교섭 자리를 박차고 나오지 않았던 이유는 단 하나, 해고자들의 파탄난 삶 때문이었다”며 “그러나 인내는 한계에 도달했다. 오늘 단식을 시작으로 인도원정투쟁 등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 다만 대화와 교섭으로 문제해결을 하겠다는 의지에는 아직 변함이 없다”며 회사측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 1월 21일 65개월만에 △해고자 복직 △손배 가압류 문제 △쌍용차 정상화 △26명 희생자 유가족에 대한 지원 대책 등 4대의제를 확정하고 교섭을 시작했으나 아직까지 특별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도 “티볼리가 잘 팔리면 해고자를 채용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티볼리는 지난 7월 누적판매 3만대를 돌파했다. (관련기사: <쌍용차 노사 65개월 만에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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