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기자가 자신의 기자증을 보여주며 한 카페 사장에게 갑질했다는 논란이 일자 뒤늦게 해당 기자와 선배 기자들이 사과했다. 사과는 지난 13일과 14일 두 차례 이뤄졌다.

김아무개 JTBC 기자는 지난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카페에 들어갔다. 김 기자는 JTBC 기자증을 보여주면서 휴대전화 충전기와 보조 배터리를 요구했다.

이후 충전 중인 자신의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었던 김 기자는 카페 전화를 빌려 사용했다. 카페 사장에게는 충전 중인 자신의 휴대전화에 전화가 오면 대신 받아달라고 했다.

이 사건은 한 누리꾼이 SNS에 목격담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 누리꾼에 따르면 김 기자는 카페 사장에게 자기 휴대전화를 맡긴 채 약 40여분 동안 취재 업무에 임했고 돌아와서 감사 표시 하나 없이 가게를 떠났다. 카페 사장이 이 같은 무례한 태도에 한마디라도 하러 쫓아가 명함을 요구하고 기자 이름을 물었지만 김 기자는 응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서울 상암동 JTBC 사옥. 사진=JTBC.
▲서울 상암동 JTBC 사옥. 사진=JTBC.

논란이 커지자 JTBC 구성원들의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 앱에도 문제를 제기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JTBC 선배 기자 2명은 지난 13일 JTBC 메인뉴스 ‘뉴스룸’ 시작 전 김 기자와 논란이 된 이 사건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JTBC 기동이슈팀장과 사회부 캡은 김 기자와 함께 카페 사장에게 사과하기 위해 카페를 찾았다. 복수의 취재원 말을 종합하면 이날 사과 현장에서도 김 기자는 사장에게 직접 사과하지 않았다고 한다.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JTBC 측은 한 번 더 사과에 나섰다. 이번에는 사회에디터와 김 기자가 14일 오후 3시50분께 카페를 찾았다.

JTBC 사회에디터가 카페 사장에게 “다시 사과하고 싶어서 왔다”고 말하자 카페 사장은 “지금 영업 중이라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답했다.

이후 카페 사장과 김 기자, 사회에디터는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김 기자는 “흔쾌히 충전기를 빌려준 것 같아서 정말 감사했는데 경황이 없어서 감사 인사를 못하고 나왔다. 나오면서 ‘서운하게 생각하시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페 사장은 “영업 시간이라 나중에 전화하겠다”고 말했고, JTBC 기자들은 카페를 나서야 했다.

카페 사장 A씨는 미디어오늘에 “이렇게 관심이 집중되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한 뒤 “제 물건을 빌려 쓰면서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어제 사과하러 오셨는데 오늘 또 사과하러 오신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했다.

JTBC 관계자는 “두 차례 사과했다. 추가적 경위를 파악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후속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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