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언론 총괄본부장으로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영입했다. 미디어 총괄본부장 임명을 보류했던 이영돈 PD 대타 성격이다. 홍 후보의 홍 전 수석 인선을 두고 과거 그와 한솥밥을 먹었던 YTN 구성원들 사이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홍 전 수석은 YTN에서 황우석 교수와 관련해 ‘청부 취재’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아울러 이동관 전 청와대 대변인 관련 돌발영상을 삭제해 논란을 빚었다. 해당 논란들에 대해 홍 전 수석은 “이미 10년도 더 지난 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홍준표 의원 초청 왁자지껄 토론회에 참석해 질의 답변을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홍준표 의원 초청 왁자지껄 토론회에 참석해 질의 답변을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YTN 보도국장 시절 ‘청부 취재’ 논란에 돌발영상 삭제까지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 전신 연합통신 출신의 홍 전 수석은 지난 1994년 YTN으로 자리를 옮겼다. YTN에서는 2005년, 2007년, 2008년 총 세 차례 보도국장을 역임했다. 그는 보도국장 재임 시절인 2005년과 2008년 논란을 빚었다.

2005년 황우석 박사 ‘논문조작’ 논란 당시에는 MBC가 황 박사 쪽 연구원을 강압적으로 인터뷰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MBC ‘PD수첩’의 취재윤리를 지적하며 논문조작 문제를 덮으려 했다. 그러나 해당 기사는 황 박사에게 청부를 받고 보도한 것이라는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에 홍 전 수석은 보도국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2008년 보도국장에 복귀한 뒤에는 청와대 요구로 이 전 대변인을 비판하는 ‘돌발영상’을 삭제해 물의를 빚었다. 해당 돌발영상은 이 전 대변인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삼성 떡값 명단’ 발표에 앞서 이를 미리 해명한 일을 풍자한 내용이다. 논란이 일자 홍 전 수석은 공개 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의 ‘구본홍 사장 저지 투쟁’ 과정에서도 노조와 강하게 충돌했다. 홍 전 수석은 이 같은 과정을 거친 뒤 이 전 대변인 후임으로 홍보수석 자리에 올랐다.

YTN 내부에서는 홍 전 수석의 행보를 두고 각종 논란을 일으켰음에도 여전히 ‘권력 지향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노종면 YTN 기획조정실장은 1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청부 취재 논란도 그렇고 돌발영상 삭제 논란도 다 홍 전 수석이 보도국장 자리에 있으면서 일어났던 일”이라며 “(보수 정부 시절) 정권에 충성스럽다는 이유에서 사장이 된 ‘배석규 체제’ 시절 상무를 했던 인물이 홍 전 수석”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언론인이라는 현직 신분에서 바로 청와대로 갔던 이력도 있다”며 “전형적인 권력 지향적인 인물이 권력에 미련을 못 버리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캠프에 합류한 홍장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 사진=홍 전 수석 페이스북 갈무리
▲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캠프에 합류한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 사진=홍 전 수석 페이스북 갈무리

노종면 “권력 미련 못 버려” 홍상표 “이미 오래전 일”

홍 전 수석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오래전 일”이라고 해명하면서도 문제 될 사안들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홍 전 수석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청부 취재라는 말은 언론에서 붙인 말이다. 왜 청부 취재인가”라며 “반대쪽에 있는 언론인들의 ‘네이밍’이지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돌발영상 삭제 논란에 대해서는 “당시 돌발영상을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언론과 청와대와 가진 신사협정을 깬 것”이라며 “오후 4시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측에서 발표하기로 했었는데 이미 자료가 다 배포됐던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발표한 이후에 이 전 대변인이 발표했으면 문제가 없는 일인데 기자들이 제작 편의상 시간이 없으니 빨리 발표를 해달라고 요청해서 답을 했던 것”이라며 “돌발영상은 발표도 안 한 걸 어떻게 알고 있냐면서 비판한 것인데 그건 잘못된 시각”이라고 강조했다.

홍 전 수석은 또 “돌발영상 제작팀이 언론과 취재원 사이에서 최소한으로 지켜야 하는 최소한 윤리도 안 지켰던 것이기에 부당하다고 생각했다”며 “처음에는 수정하라고 요구했다 내리라고 하지 않았다. 내막을 보면 돌발영상 삭제를 비판하는 쪽도 떳떳하지 않다”고 했다.

돌발영상과 관련해 공개 사과에 나섰던 일에 대해서는 “그 사태를 당사자들이 확산시키려고 해서 서로 입장이 난처하다보니 사과했던 것”이라며 “삭제라기보다 방송이 보류됐던 건데 조금 더 참았어야 했다는 취지에서 사과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홍 후보 캠프 인사들은 과거 ‘친이(이명박 전 대통령)계’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는 모습이다. 홍 전 수석 임명에 앞서 지난달 10일 백용호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를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백 교수는 이명박 정부 시절 정책을 총괄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사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국세청장과 청와대 정책실장·정책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현재 홍 후보 캠프에 합류한 안효대 전 의원과 안병용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은평갑 당원협의회 위원장 등도 친이계 인사들로 분류된다.

홍 전 수석은 홍 후보 캠프가 이명박 정부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지 않다”며 “다양한 인사들로 구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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