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시 20%대로 떨어졌다. 임기 이후 꾸준히 낮은 지지율을 유지했기 때문에 이제 20%대 재진입이 크게 화제가 되진 않는 분위기다. 다만 최근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 주요 원인이 변화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8%,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1%로 각각 나타났다. 직전 조사(9월3주차) 대비 긍정평가가 5%p 하락(33%→28%)한 반면, 부정평가는 2%p 상승(59%→61%)했다. 이 조사에서 부정평가 이유 1위로 ‘경험·자질 부족/무능함’(12%)이 꼽혔다. 2위는 ‘경제·민생 살피지 않음’(10%), 3위는 인사(8%)로 집계됐다. 

이는 임기 초 ‘인사(참사)’가 부정평가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던 가운데 ‘인사’요인이 뒤로 밀려나고 ‘무능’이 주요 부정평가 요인으로 나타난 결과다. 

▲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미디어오늘은 지난 7월 취임 7~8주차 윤 대통령을 비롯해 전임 대통령들의 국정수행 부정평가 요인을 비교했다.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윤 대통령은 취임 7주차에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가 뒤집힌 이른바 ‘데드크로스’를 맞이했고, 8주차에는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섰다. 윤 대통령뿐 아니라 문재인·박근혜 등 전임 대통령들도 각각 취임 7~8주차 부정평가 요인 중 1위는 ‘인사 실패’였다. 지지율이 높더라도 정권 초 부정평가 요인 중에서는 인사실패에 대한 비판이 가장 많을 시기다. 

당시 윤 대통령의 부정평가 요인 중 ‘인사’를 제외하고 눈에 띄는 대목이 있었다. 부정평가 중 2위가 ‘경제·민생을 살피지 않음’이었다. 경제위기는 다른 실책을 증폭하고 국정 전반의 동력을 떨어뜨린다 또한 경제위기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 요인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에 대한 윤 대통령의 대처가 미흡할 경우 인사실패 이외의 다양한 정부의 무능이 부정평가 요인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이러한 당시 전망이 현실화한 것으로 보인다. 8월4주차(8월23~25일) 조사를 보면 부정평가 1위가 인사(24%), 2위가 경험·자질 부족/무능함(9%), 경제·민생 살피지 않음(8%)로 나타났고, 9월1주차(8월30일~9월1일) 조사에서도 부정평가 요인 1위가 인사(22%)였고, ‘경험·자질 부족/무능함’과 ‘경제·민생 살피지 않음’이 둘 다 8%로 뒤를 이었다. 

그러다 추석 연휴가 지나고 9월3주차(9월13~15일) 조사에서는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평가 요인으로 ‘경제·민생 살피지 않음’과 ‘인사’가 각각 11%로 공동 1위, ‘경험·자질 부족/무능함’이 9%로 나타났다. 인사를 부정평가의 주요 요인으로 꼽는 응답자가 현저하게 줄어든 가운데 가장 최근 조사(9월4주차)에서는 ‘무능’과 ‘경제를 살피지 않음’이 더 주요한 요인으로 부각한 것이다. 

▲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TV
▲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TV

 

이는 영빈관 신축을 시도하려다 철회한 것, 이번 영국·미국 등 순방에서 큰 실적 없이 ‘조문실패’와 ‘비속어 논란’을 야기한 것 등과 무관치 않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9~23일 5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34.6%, 부정평가는 62.2%로 각각 나타났다. 

주목할 부분은 해외순방을 앞두고 기대감이 고조됐을 주초에는 지지율이 36.6%까지 올랐지만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실패와 비속어 발언 이후인 지난주 금요일 23일에는 32.9%까지 떨어졌다. 이번 해외순방에서 주요 선진국과 회담 등을 통해 경제문제 해결 등을 기대했던 여론이 엉뚱한 논란으로 해소되지 않자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한국갤럽 9월4주차 조사에서 ‘앞으로 1년간 한국 경제가 현재에 비해 어떠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56%로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 12%보다 많았다. ‘비슷할 것’이란 답변은 27%, ‘모름/응답거절’은 5%로 각각 나타났다. ‘앞으로 1년간 귀댁의 살림살이가 현재에 비해 어떠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도 ‘나빠질 것’이란 응답(36%)이 ‘좋아질 것’이란 응답(13%)보다 많았다.  

‘향후 1년간 집값이 현재에 비해 어떠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66%가 ‘내릴 것’이라고 답했고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14%에 불과했다. ‘변화 없을 것’이란 답은 14%, ‘모름/응답거절’이 6%로 집계됐다. ‘앞으로 1년간 한국 주가지수가 현재에 비해 어떠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도 50%가 ‘내릴 것’이라고 답해 ‘오를 것’(15%)이라거나 ‘변화 없을 것’(20%)이라는 답변보다 많았다. 

전반적으로 향후 경제 상황을 어둡게 전망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해결사 역할에 실패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는 당분간 국정운영 분위기를 변화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갤럽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무선(90%)·유선(10%)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0.4%다. 리얼미터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다. 무선(97%)·유선(3%)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3.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관련기사 : 경제위기 대처 능력 의심이 부른 윤석열 대통령 부정평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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