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12월, 공익적 민영방송을 표방하며 경인 지역 지상파 방송으로 첫 전파를 쏘아올린 OBS가 출범 6년째를 맞았다. 그런데, 지금 OBS는 심각한 경영위기에 시달리며 생존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약 1400억 원의 자본금으로 방송을 시작한 OBS는 현재 자본금 대부분이 잠식된 상태로 약 100억원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OBS는 조만간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닥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왜 OBS가 이 지경에 처하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첫째, 경인지역 지상파 방송 허가만 내 주고, 방송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방통위의 전신인 방송위원회는 OBS를 허가해 주면서 허가 추천을 차일피일 미뤄 1년 이상 지연했고, 정보통신부의 전파사용 허가도 다른 방송국과 달리 226일이나 소요되었으며, OBS 프로그램을 케이블 방송을 통해 서울지역에도 내 보낼 수 있도록 허용하는 역외 재전송 허가도 3년 6개월이나 소요됐다.

이처럼 OBS에 대해서는 각종 정책과 허가를 지연 시키면서 OBS가 방송시장에 안착하는데 방해를 했던 방통위가 지난 2011년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허가 과정에서는 온갖 특혜와 지원을 통해 종편들이 방송시장에 자리를 잡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종편에 대한 방통위의 각종 특혜에 대해 언론학자들과 시민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방통위는 신생 방송사가 경쟁이 치열한 방송시장에 안착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방송국을 허가해 놓고 정책적 지원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논리를 폈다. 그렇다면 왜 신생 방송사였던 OBS에 대해서는 지원이나 특혜는 커녕 방해만 했던 것일까?

방통위의 이중적인 잣대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방통위는 이러한 노골적으로 불평등한 태도를 바꿔 종편에게 베풀었던 특혜를 회수하고, 경영위기에 빠진 OBS에 대한 지원방안을 종편에게 주었던 혜택에 준하여 마련해야 할 것이다.

OBS의 경영위기를 불러온 두 번째 원인은 경영진의 무능함이다. 역외 재전송 문제와 미디어렙 문제 등 정책적으로 OBS가 다른 방송사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정책 당국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고, 국회나 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간담회나 설명회를 통해 이러한 문제점들을 알려 사회적으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이슈화 하는데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OBS의 경영위기를 초래했다.

세 번째로 OBS의 경영위기를 초래한 원인은 바로 방통위의 잘못된 광고정책이다. 방통위가 지난해 발표한 <방송산업실태조사보고서(2012)>에 따르면, 전국의 54개 지상파 방송사업자 중 적자를 기록한 방송사는 OBS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주요 지상파 방송사들의 전체 사업 기준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KBS가 4.5%로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MBC가 8.3%, SBS가 11.5%, EBS가 0.2%, 지역 MBC가 7.4%를 기록한 반면, OBS는 무려 55%의 적자를 기록했다.   

OBS가 이처럼 영업이익률이 낮은 것은 방통위의 광고정책이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방송 광고 판매를 대행하는 미디어렙 체제가 공기업이 운영하던 독점체제에서 경쟁체제로 바뀌면서 방통위는 OBS의 방송 광고 위탁판매를 민영 미디어렙인 ‘미디어 크리에이트’로 결정했다. 민영 미디어렙인 ‘미디어 크리에이트’는 OBS의 경쟁사인 SBS가 지분의 40%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로 경쟁상대에게 방송광고 판매를 위탁하는 불공정한 상황이 방통위에 의해 초래된 것이다.

실제로 OBS가 ‘미디어 크리에이트’에 광고판매를 위탁하면서부터 그 전까지 꾸준히 증가해오던 광고매출액이 2012년에는 7억원 감소하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방통위가 OBS의 광고판매를 민영 미디어렙에 위탁하도록 한 것은 마치 김연아 선수와 아사다 마오 선수의 피겨스케이팅 경기 심판을 일본인이 맡도록 하는 것과 같은 불공평한 조치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10월 2일 전체회의에서 미디어렙 재 고시안을 의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방통위가 전체회의에서 의결할 계획인 미디어렙 재 고시안에는 현행체제를 유지하는 방안과 기존에 공영 미디어렙에 속해있던 라디오 매체 두 곳 경기FM과 경인FM을 민영 미디어렙인 ‘미디어 크리에이트’에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2개의 라디오 매체가 공영 미디어렙에서 민영 미디어렙으로 이동하게 되면 민영 미디어렙에 속해있는 OBS의 광고매출은 또 다시 연간 최소 20-30억 정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OBS의 생존을 위해서는 방통위가 추진중인 미디어렙 재 고시안은 반드시 재검토 되어야 한다. OBS를 예전처럼 공영 미디어렙으로 이동시켜 불공정한 광고거래를 바로잡고, 결합판매 비율도 올려 OBS의 경영정상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종편과 달리 공익적 민영방송을 표방하고 공정한 보도를 위해 시민사회의 의견을 귀담아 방송을 만들고 있는 OBS의 정상화를 지원하는 것은 방통위의 중요한 역할중 하나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