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시아 맹주 자리 중국에 내줘…
4년뒤 평창올림픽서 중국과 치열한 맞대결 불가피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이 열전속에 각종 화제를 뿌리며 막을 내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13위로 밀려난 가운데 아시아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줬다. 한국이 아시아 맹주자리를 내준 것은 한국팀의 부진과 불운, 심판의 편파판정 등이 원인이지만 상대적으로 중국의 꾸준한 성장도 무시할 수 없다. 일본은 1998년 제18회 일본 나가노 올림픽에서 7위(금5∙은1∙동4)를 차지하며 한국(9위∙금3∙은1∙동2)을 앞섰으나 그뒤 2002년 솔트레이크(한국 14위, 일본 21위)에서 한국에 선두를 내준 뒤 토리노(한국 7위, 중국 14위, 일본 18위), 밴쿠버(한국 5위, 중국 7위, 일본 20위), 소치(한국 13위, 중국 12위, 일본 17위)까지 한∙중∙일 3국중 최하위를 면치못하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전통 강세종목인 쇼트트랙에서 남녀 총 5개의 메달(금2∙은2∙,동1)을획득하며 금메달 4개를 따낸 밴쿠버 대회에 이어 연속으로 발군의 성적을 이어가 이 분야에서 4년뒤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과의 맞대결이 불가피해졌다. 더구나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러시아로 귀화해 3관왕을 차지한 안현수 선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막강한 위세와 중국의 협공으로 맥을 못추고 노메달의 수모를 당한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획기적인 돌파구를 찾지 않는 한 평창올림픽에서 똑같은 결과를 되풀이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빨간불이 켜졌다. 안현수가 4년뒤 올림픽에 선수로 다시 나설 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러시아 국적을 가지고 있는 한 신기(神技)에 가까운 ‘비장의 기술’은 4년동안 고스란히 다른 러시아 선수들에게 전수될 수 밖에 없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태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나타난 중국 대표팀의 전력을 중심으로 세계 동계 올림픽에서 대국굴기(大國崛起)를 노리는 중국의 스포츠 야망을 살펴본다.

중국 하계올림픽 세계 5위권 이내로 최강국대열…
동계 올림픽은 3연속 10위권대로 존재감 미약

   
▲ 우다징(武大靖∙19), 천더취안(陳德全), 한톈위(韓天宇)와 스징남(石境男)으로 구성된 중국팀은 2월 21일 열린 남자 5000m 계주에서 순위다툼을 벌이다 넘어졌으나 3위를 따라잡는 불꽃투혼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출처=신화왕
 
중국은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역대 하계 올림픽에서 총 메달집계 금 201개, 은 145개, 동 127개로 종합순위 5위를 차지해 최강국 대열에 들어있다. 세계 랭킹 1-4위인 미국(금 976∙은758∙666), 소련(금 395∙은 319∙동296), 영국(금236∙은272∙동272), 프랑스(금202∙은223∙동246)와 비교해도 전혀 꿀릴 것이 없이 떳떳한 위치다. 중국은 자국에서 개최한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금51개∙은21개∙ 동28개로 미국(금36∙은38∙동36)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고 2012런던올림픽에서는 미국(금46∙은29∙동29)에 이어 2위(금38∙은27∙동22)에 올랐다. 하계 올림픽에서는 같은 G2국인 미국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팽팽한 모양세다.

그러나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중국의 존재감은 당당한 G2국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중국은 2010년까지 역대 동계 올림픽 17위(금9∙은18∙동17)로 15위인 한국(금23∙은14∙동8)보다 낮다. 중국은 1998나가노올림픽 16위(금0∙ 은6∙동2), 2002솔트레이크시티 13위(금2∙은2∙동4), 2006토리노 14위 (금2∙은4∙동5), 2010밴쿠버 7위(금5∙은2∙동4)에 이어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한국보다 랭킹이 하나 앞선 12위(금3∙은4∙동2)를 차지했다. 중국은 소치를 포함해 최근 5차례의 대회에서 꾸준히 상승중이며 10위 전후를 굳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미국이 역대 동계 올림픽에서 나가노 5위, 솔트레이크시티 3위, 토리노 2위, 밴쿠버 3위, 소치 4위를 차지하며 5위권 이내의 성적을 지속적으로 유지한 것과 비교하면 아직 격차가 큰 형편이어서 여전히 자존심은 구겨져 있는 상태다.

중국이 동계스포츠에 상대적으로 약한 이유는 동북 3성(헤이룽장∙지린∙랴오닝)과 신장(新疆) 등 북부지역에서만 겨울스포츠를 즐길 기후조건이 되는 제한적인 상황과 관련이 깊다. 실제 역대 동계스포츠 참가 선수 대부분이 이들 동북 3성지역, 특히 헤이룽장(黑龍江)성과 지린(吉林)성에 몰려있다. 또 스키장의 수와 수준, 대중에의 보급 정도가 선진국과 비교해 차이가 크며, 영하 20-30도까지 내려가는 동북지역의 겨울철 낮은 기온도 선수들의 훈련을 방해하는 요소다.

중국 올림픽 사상 두번째 좋은 성적… 장훙 여자 1000m 빙속사상 첫 금메달 열광

   
▲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尔濱) 출신 장훙(張虹∙26)이 2월 14일 열린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1000m결승에서 우승해 중국빙속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출처=신화왕
 
중국은 소치올림픽에서 올림픽 사상 두번째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중국은 10차례의 동계올림픽 참가중에서 6차례는 금메달이 없었다.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때 양양 (楊揚∙39)이 쇼트트랙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것이 처음이었다. 토리노 금 2개, 밴쿠버 금 5개에 이어 이번에 금 3개를 차지한 것이다.
중국은 소치올림픽에서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尔濱) 출신 장훙(張虹∙26)이 2014년 2월 14일열인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1000m 결승에서 첫 금메달을 딴 것에 매우 고무돼 있다. 그간 금메달을 쇼트트랙에만 의존해 온 중국으로선 빙속에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연 것이다. 중국은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와 1000m에서 예차오보(葉喬波∙50)가 은메달 2개를 수확한 뒤 처음으로 금메달을 땄다. 이에 따라 중국은 “빙속 22년의 꿈이 이뤄졌다”고 열광하고 있다. 한국의 ‘빙속여제’ 이상화가 이 종목에서 1분 15초 94로 12위로 메달권에서 멀찌감치 밀려난 것과 비교할 때 이 종목 아시아 최초인 장훙의 금메달(1분 14초 02)에 중국 전역이 열광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중국 쇼트트랙에서 남녀 모두 강세…
여자 간판 왕멍 부상불참에도 여자 금 2개 남자선수 첫메달

중국은 이번 쇼트트랙 종목에서 울며 시작했으나 ‘해피 엔딩’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중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왕멍(王濛∙29)이 올림픽 개막 한달전 불의의 부상으로 쇼트트랙 종목에 먹구름이 끼었으나 여자 선수들의 분투와 행운이 겹쳤고, 남자 쇼트트랙 선수들이 의외의 선전을 펼치면서 쇼트트랙에서만 전체 메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금 2, 은 2, 동 1개를 따냈다. 특히 리젠러우 (李堅柔∙28)는 2014년 2월 13일 열린 여자쇼트트랙 500m 결승에서 4명의 선수중 출발부터 초반에 뒤쳐졌으나 다른 선수들이 1바퀴를 돈 뒤 코너에서 영국의 엘리제 크리스티가 2위 다툼을 벌이면서 무리하게 파고들다 넘어지면서 선두를 달리던 박승희(한국∙22)의 왼발을 건드려 3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넘어져 휩쓸리며 나가 떨어지는 바람에 4명중 맨 뒤를 달리던 리젠러우가 독주를 하다시피 달린 끝에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따냈다.

중국중앙TV는 현장중계에서 예기치 않은 리젠러우의 금메달에 “올림픽은 온갖 희극적인 결과가 나온다”고 보도한뒤, 솔트레이크 여자 500m 금메달리스트로 소치 올림픽 쇼트트랙 해설자로 나선 양양이 방송도중 기쁨과 흥분을 이기지 못해 남성 진행자와 포옹까지 하며 열광적으로 즐거워했다. 쇼트트랙 여자 500m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까지 왕멍이 2연패를 달성한 종목으로 이번에 3연속 금메달을 차지하며 기염을 토했다.

중국 여자 쇼트트랙의 두번째 금메달은 1500m에서 나왔는데 저우양(周洋∙25)의 막판 집중력이 돋보였고 한국으로선 뼈아픈 경기였다. 저우양은 2014년 2월 15일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막판 두 바퀴를 남겨놓고 선두를 달리던 한국 심석희의 안쪽을 파고 들며 선두로 나선뒤 한바퀴를 돌아 결승선을 통과하며 역전승을 거뒀다.

또 판커신(范可新∙21)은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결승선을 통과하기 직전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박승희의 옷을 뒤로 잡아채는 비매너로 국내 언론에서 집중적인 비난의 화살을 맞았지만 실격패를 면해 은메달을 보태는데 기여했다.

남자 쇼트트랙에서 단 1개의 메달도 못 건진 한국은 이번대회에서 중국 남자 쇼트트랙 선수들의 실력향상과 저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 17살의 신예 한톈위(韓天宇)는 2014년 2월 10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안현수와 최후의 순간까지 경합을 벌인 끝에 캐나다의 찰스 해믈린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출처=신화왕
 
17살의 신예 한톈위(韓天宇)는 2014년 2월 10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안현수와최후의 순간까지 경합을 벌인 끝에 캐나다의 찰스 해믈린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소치 올림픽 중국대표팀의 첫 메달이자 중국 남자쇼트트랙 사상 리자쥔(李家軍)이 2002년 솔트 레이크 올림픽에서 은메달,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데 이은 세번째 메달로 중국 남녀 쇼트트랙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2014년 2월 21일 중국은 남자 쇼트트랙 500m결선에 진출한 4명의 선수중 우다징(武大靖∙19)과 량원하오(梁文豪∙22) 2명이 출전하며 금메달을 따낼 가능성이 50%였으나 량원하오가 네덜란드 선수와 부딪혀 홀로 넘어져 튕겨 나가고 우다징이 한국출신인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에게 막판 추월을 당해 금메달을 놓치며 분루를 삼켰다. 우다징과 량원하오는 이날 안현수에 대해 협공작전을 폈다. 우다징이 선두로 치고 올라가자 2013년 세계선수권자인 량원하오가 3위의 자리에서 4위를 달리던 안현수의 앞을 가로막고 견제하는 작전을 구사했다. 량원하오는 반바퀴를 남겨둔 승부처에서 2위를 달리던 캐나다 샤를 쿠르노예를 추월하려다 자리싸움에서 부딪힌 뒤 중심을 잃고 혼자서 넘어져 쓸려 나가고 이 틈을 이용해 안현수는 2위자리를 아웃코스로 파고 든 뒤 잇따라 선두 우다징까지 인코스를 파고들며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다징은 다잡은 금메달을 놓친뒤 오른손으로 자신의 헬멧을 치며 자책했다.

안현수는 출발이 가장 늦었으나 2위까지 파고든 뒤 선두 우다징을 아웃코스로 제치려다 진로를 막는 견제가 들어오자 즉시 인코스로 파고 들며 선두로 나선 뒤 뒤따르던 우다징이 재역전할 빈틈을 주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신기’(神技)를 선보였다. 아주 짧은 순간 일어난 피를 끓게 하는 대역전극이었다.
4년 뒤 한국팀이 평창 올림픽에서 똑같은 상황을 맞게 된다면 21살로 기량과 체력이 절정에 올라 있을 우다징의 질주를 가로막을 수 있을 것인지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다.

우다징은 2월 21일 열린 남자 5000m 계주에도 나서 네덜란드 선수와 뒤엉키며 넘어졌으나 포기않고 일어나 팀원들이 3위를 달리던 카자흐스탄 선수를 따라잡도록 만들어 중국에 동메달을 안겼다. 우다징, 천더취안(陳德全), 한톈위(韓天宇)와 스징남(石境男)으로 구성된 중국계주팀은 우다징이 넘어진 뒤 안현수가 주도한 러시아와 미국의 2파전속에 반바퀴를 뒤처졌으나 나머지 54바퀴를 돌면서 선수들이 조금씩 따라잡아 마침내 동메달을 따내는 불굴의 투혼과 저력을 보였다고 중국 매체들은 격찬했다.

중국도 ‘빙강설약’(氷强雪弱)…
스키 프리스타일 남녀 은∙동메달, 스노보드에서 잠재력 확인 성과

중국매체는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중국팀은 빙상에서 강세와 스키종목에서 약세가 뚜렷한 ‘빙강설약’(氷强雪弱)이 재현됐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중국은 소치올림픽에서 빙상외에 스키 프리스타일과 스노보드, 컬링 종목에서 메달권에 들거나 근접해 4년뒤 평창올림픽에서 괄목할 성적이 예상된다.

중국은 역대 동계올림픽 스키종목에서 금메달은 한샤오펑(韓曉鵬∙32)이 2006년 토리노 올림픽 스키 프리 스타일에서 딴 것이 유일하다.

그러나 중국은 2월 14일 열린 소치올림픽 스키 여자 프리스타일 에어리얼에서 쉬멍타오(徐夢桃∙24)가 은메달, 남자 프리스타일 에어리얼에서 구쭝양(賈宗洋∙23)이 동메달을 각각 차지하는 등 이 종목에서 잠재력을 확인했다. 특히 프리스타일 에어리얼은 스키를 신고 공중에서 몸을 비틀고 회전하는 묘기를 겨루는 것으로 하계종목중 체조와 다이빙에서 강세인 중국으로선 놓칠 수 없는 전략종목으로 꼽고 있다. 이번 대회 스키 여자 프리스타일에서 리니나(李妮娜∙31)는 착지과정에서 넘어졌지만 4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중국은 4년전 밴쿠버 대회에서도 은 1개, 동 2개의 성적을 거둘 정도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 4인 1조로 팀을 구성해 얼음판에서 벌이는 '알까기'의 일종인 컬링경기에서 중국팀이 2월 21일 열린 노르웨이와의 남자경기에서 메달권 진입을 앞두고 막판 실수로 4위를 차지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출처=바이두
 
4인 1조로 팀을 구성해 얼음판에서 벌이는 ‘알까기’의 일종으로 한국에서도 관심이 집중됐던 컬링남자경기에서 중국은 2월 21일 노르웨이와의 경기에서 메달권진입을 앞두고 막판 실수로 4위를 차지했다. 또 한국의 심석희가 막판 역전극을 펼치며 금메달을 따낸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는 중국의 마지막 주자 리젠러우가 2위로 들어오고도 선수교체와 상관없는 저우양의 진로방해로 팀이 실격당하는 바람에 은메달을 아깝게 놓치는 경우도 있었다. 두 종목 모두 다 잡은 고기를 놓친 셈이어서 중국으로선 뼈아픈 실책이다.

특히 중국은 스노보드 하프 파이프에 출전한 여자선수 4명중 차이쉐퉁(蔡雪彤∙21), 리솽(李爽∙35), 류자위(劉佳宇∙22) 등 3명이 결선에 진출해 6위, 8위, 9위를 각각 차지하며 메달권 진입의 청신호를 밝혔다. 남자 스노보드 하프 파이프에서도 장이웨이(張義威∙22)와 스완청(史萬成∙24)이 나란히 결선에 진출해 6위와 7위에 각각 머물렀지만 평창올림픽에서는 남녀 모두 메달권 진입을 노려볼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상태다. 또 남자 피겨에서 7위를 차지한 것도 사상 최고 성적이다.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출신으로 청순한 외모에다 김연아와 유사한 몸매와 체격으로 ‘중국의 김연아’로 불리는 리쯔쥔(李子君∙18)은 이번 대회 여자 피겨싱글에서 14위를 차지하며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은퇴이후 아시아 피겨를 이끌 재목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동계올림픽의 대표종목인 노르딕 스키와 알파인 스키 종목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취약하다. 중국은 알파인 스키 대회전에 남자선수 장위신(張宇欣∙25)과 여자선수 샤리나(夏麗娜∙27) 등 2명만이 참가할 정도로 빈약성을 드러냈다. 샤리나는 2월 18일 여자 스키 활강 대회전에서 66위를 기록했고 참가 선수중 꼴찌에서 두번째였다. 남자 선수 장위신은 2월 19일 경기를 완주하지 못하고 중도 포기했다. 중국도 한국처럼 크로스 컨트리와 스키 점프 등 노르딕스키에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다. 중국은 노르딕 스키에 1명의 코치와 4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리훙쉐(李宏雪∙30)가 크로스컨트리 여자 10㎞에서 37위를 차지했고 나머지 선수들도 모두 50위 내외로 세계정상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중국은 이 종목에서 단기간에 성적을 올리기는 힘들다는 판단아래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봅슬레이, 루지, 노르딕 복합, 아이스 하키 등 종목에서도 세계적인 수준과의 격차가 크지만 중장기 발전 종목군에 포함시켜두고 조금씩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중국 평창올림픽서 제 1그룹 진입 목표… 2022년 올림픽 유치로 대국굴기(大國崛起) 노려

한국은 1948년 제5회 스위스 생모리츠 동계올림픽 참가를 시작으로 소치올림픽까지 66년 동안 총 18회 참가했다. 중국은 1980년 제13회 미국 뉴욕주 레이크플래시드 올림픽 출전이후 34년동안 총 10회 참가한 역사를 갖고 있다. 중국은 한국보다 동계올림픽 역사가 절반으로 짧지만 급성장하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쾌속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 저우양(周洋·25(왼쪽))은 2014년 2월 15일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막판 두 바퀴를 남겨놓고 선두를 달리던 한국 심석희의 안쪽을 파고 들며 역전승을 거뒀다. 출처=신화왕
 
중국팀은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진행된 전체 98개의 세부 종목에서 71명을 파견한 한국과 비슷한 규모인 49개 종목에 66명의 선수를 출전시켰다. 이중 올림픽 첫 출전인 선수들이 48.5%를 차지했으며 9개의 메달(금3∙은4∙동2)중 6개를 이들이 획득한 것도 차기 평창올림픽을 겨냥할 때 매우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또 메달 선수를 포함해 13명이 8위권내에 들었다. 중국은 이들이 4년뒤 평창에서 금메달을 따낼 주력군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소치 올림픽에서 가장 나이 많은 선수가 34세였는데 이번 대회에서 대폭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중국은 소치 올림픽전 동계스포츠 10개년 계획안인 <중국동계스포츠중장기발전계획>(中國冬季運動中長期發展規劃)과 함께 꿈나무 육성을 위한 ‘백만청소년빙설계획’(百萬靑少年上氷雪計劃)을 병행해 수립했다.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한 저변확대와 엘리트 선수 양성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맞물려 실행하려는 야심찬 계획이다.

중국 국가대표팀의 이후 양성방안과 관련해 자오잉강(趙英剛) 국가체육총국 동계올림픽주임은 은 “우수한 종목은 살리고 잠재력있는 종목은 육성하며 새로운 종목은 개발해 동계종목 기초를 더욱 다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즉 세부 98개 종목중 중국이 강한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트 등 빙상종목은 계속 밀고 나가고 메달권인 스키 프리스타일은 집중육성하며 컬링과 스노보드 하프 파이프와 피겨는 지속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 청순한 외모에다 김연아와 유사한 몸매와 체격으로 ‘중국의 김연아’로 불리는 리쯔쥔(李子君·18)은 이번 대회 여자 피겨싱글에서 14위를 차지하며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은퇴이후 아시아 피겨를 이끌 재목으로 꼽히고 있다. 출처=바이두
 
이와 함께 중국은 2008년 베이징하계올림픽유치에 이어 2022년 베이징(北京)-장자커우(張家口) 동계올림픽 유치를 통해 중국 동계올림픽의 대국굴기(大國崛起)를 노리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014년 2월 7일 소치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한 것은 중러간 ‘밀월외교’를 통해 러시아와 원유 및 천연가스 공급, 송유관 건설, 정유공장 합작, 핵 에너지와 전력∙석탄공급 등 경제교류의 확대 목적과 함께 2022년 제24회 동계 올림픽 유치 지원사격 요청을 위한 다목적 포석이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최고지도자가 해외에서 열리는 대형 체육행사에 참석한 것은 시 주석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시 주석의 이 같은 간절한 요청에 대해 2014년 2월 9일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장관이 직접 “국가적 차원에서 중국을 지원하겠다”고 공식 표명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2022년 올림픽개최지는 2015년 7월 3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릴 제127차 IOC 총회에서 결정된다. 중국 베이징-장자커우와 노르웨이 오슬로, 우크라이나 리비우, 카자흐스탄 알마티, 폴란드 크라쿠프 등 5개국 도시가 경합을 벌이고 있으며 동계스포츠 강국인 노르웨이 오슬로가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 특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이 잇따라 아시아권에서 열려 지역안배 차원에서 중국에 불리하다. 그러나 중국은 내년에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하더라도 이후에 유치를 반드시 성공시켜 동계올림픽에서 G2국다운 면모를 갖추는 발판을 삼겠다는 ‘중국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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