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직후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해경 비판을 자제해 달라”고 압박한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과 녹취록이 공개됐다. 공개된 녹취록은 4월21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이 전 수석과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통화한 내용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이에 앞서 미디어오늘은 김 전 국장이 지난 4월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국장업무 일일기록’, 이른바 비망록을 단독 보도한 바 있다. 김 전 국장은 2014년 5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이 사퇴를 압박하자 길 전 사장의 보도 개입 사실을 폭로했다. 이후 정직 4개월의 중징계를 받고 징계 철회 소송을 냈는데 이 비망록을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이정현 녹취록과 김시곤 비망록은 KBS의 보도 외압 실태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미디어오늘은 기록 차원에서 전문을 게재한다. - 편집자 주


▲ 2014년 5월9일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최근 논란을 빚은 '세월호 희생자 수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 비교 발언'과 관련해 해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기서 MBC와 SBS의 편집 내용을 상세히 기술한 것은 다른 회사들의 뉴스 편집이 옳다는 것이 아니라 뉴스 편집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이른바 ‘뉴스편집의 상식’이 존재함을 말하기 위한 것임. 가끔 방송사들의 뉴스 편집이 순서까지도 서로 거의 똑같은 것도 이러한 ‘뉴스편집의 상식’ 아니면 외부의 압력 때문임. 길환영 사장의 보도개입은 ‘뉴스편집의 상식’을 벗어난 무리한 요구였을 뿐 아니라 방송법이 규정한 ‘공정성’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었음. 2013년 11월18일 이후 더 이상 메모를 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중단했음.

# 2013년 1월11일 금요일

‘인수위 국방부 업무 보고’ 1번째 편집.
사장이 ‘박 당선인 “글로벌 취업·창업 확대”’를 추가해 1번째로 처리하라고 지시해 ‘박 당선인 “글로벌 취업·창업 확대”’가 1번째, ‘인수위 국방부 업무 보고’가 2번째로 나감.(‘박 당선인 “글로벌 취업·창업 확대”’를 MBC와 SBS는 아예 취급하지도 않음)

# 2013년 3월7일 목요일

‘평양방위사 훈련 공개’ 등 4건을 1번째~4번째로/‘박 당선인, “믿고 도와달라…민생 대통령 될 것”’ 등 2건을 5번째와 6번째로 편집.
사장이 ‘박 당선인 “믿고 도와달라…민생 대통령될 것”’등 2건을 1번째와 2번째로 올리라고 요구해 사장 지시대로 방송함. (MBC는 ‘북한, 제2의 조선전쟁 피하기 힘들 것 ‘위협’’등 2건을 1번째와 2번째로 다루고 ‘박 당선인 “믿고 도와달라…민생 대통령될 것”’은 다루지 않음/SBS는 ‘UN 안보리, 고강도 대북 제재 결의안 곧 표결’ 등 2건을 1번째와 2번째로 ‘박 당선인 “믿고 도와달라…민생 대통령될 것”’1건을 3번째로 다룸)

# 2013년 3월8일 금요일

사장 지시로 ‘3월 국회 개점휴업…정부조직개편 협상 난항’ 1건이 14번째에 추가됨. (MBC는 ‘3월 국회 개점휴업…정부조직개편 협상 난항’을 단신처리/SBS는 다루지 않음)

# 2013년 3월9일 토요일

사장 지시로 ‘새 정부 출범 2주…정치실종 국정 파행’ 1건이 10번째에 추가됨. (MBC와 SBS는 ‘새 정부 출범 2주…정치실종 국정 파행’을 전혀 다루지 않음)

# 2013년 3월11일 월요일

대통령 주재 첫 국무회의 1개 1번째 편집.
사장 지시로 ‘대통령 주재 첫 국무회의’를 2개로 늘려 1번째와 2번째로 다룸. (MBC는 1개를 4번째에, SBS는 2개를 3번째와 4번째에 처리)

# 2013년 3월17일 일요일

‘정부조직법 개편안 타결’ 3건 1번째~3번째로/‘김연아 4년만에 정상’ 5건 4번째~8번째로 편집.
사장 지시로 ‘정부조직법 개편안 타결’ 리포트 3건을 리포트 4건+단신 1건으로 늘려 1번째~5번째로/‘김연아 아이템’은 5건을 4건으로 축소해 6번째~9번째로 방송.(MBC는 ‘정부조직법 개편안 타결’ 3건을 1번째~3번째로 ‘김연아 아이템’ 6건을 4번째~9번째로/SBS는 ‘정부조직법 개편안 타결’ 3건을 1번째~3번째로 ‘김연아 아이템’은 4건을 4번째~7번째로 방송)

# 2013년 4월10일 수요일

여의도 메리어트 레지던스 지하 1층 ‘올라’에서의 사장 주재 보도본부 국장단 오찬장에서 사장은 “우리 뉴스가 기계적 중립을 포기하고 과감하게 경향성을 드러내고 여론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 이에 대해 이화섭 보도본부장이 먼저 ‘기계적 중립’은 KBS 공정성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사장 의견에 반론을 제기했고 나도 보도본부장 의견에 적극적으로 지지 의사를 나타내자 사장 얼굴이 굳어지며 어색한 분위기 속에 오찬 마침. 이날 저녁 보도본부장은 내가 사장에게 말대꾸했다며 무척 화나 있다고 전하면서 사장에게 사과하는 게 낫겠다고 조언.

# 2013년 4월11일 목요일

이화섭 보도본부장이 조언한대로 저녁 5시 사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어제 제가 좀 무례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전하자 사장은 “그래 앞으로 잘 하도록 해”라고 말하면서 화가 누그러짐.

# 2013년 5월5일 일요일

‘어린이날 청와대 행사+대통령 방미’ 1건 3번째.
사장 지시로 대통령 방미 1건 1번째, 어린이날 청와대 행사 1건 3번째로 당초 1건을 2건으로 늘려 다룸. (MBC는 대통령 방미 2건을 3번째와 4번째로/SBS는 대통령 방미 1건을 3번째로 다룸)

# 2013년 5월9일 월요일

신임 임창건 보도본부장이 임명장을 받고 본부장실로 오자마자 나를 불러 “길 사장이 당신 벼르고 있어. 조심해야 할 거야”라고 전함.

# 2013년 5월10일 금요일

‘윤창중 워싱턴 성추문 사건’ 3건을 1번째~3번째로 / ‘대통령 방미 속보’ 2건을 4번째와 5번째로 편집.
사장은 ‘대통령 방미 속보’ 2건을 1번째와 2번째로 하고 ‘윤창중 워싱턴 성추문 사건’ 3건을 3번째~5번째로 다루라고 지시했으나 “그렇게 하는 건 곤란합니다”라며 수용하지 않고 당초 편집안대로 방송. (‘윤창중 사건’을 MBC도 KBS와 똑같이 3건을 1번째~3번째로 ‘대통령 방미 속보’ 2건을 4번째와 5번째로/SBS는 ‘윤창중 사건’ 5건을 1번째~5번째로 보도하고 ‘대통령 방미 속보’는 전혀 다루지 않음)

# 2013년 5월13일 월요일

‘윤창중 사건 속보’ 5건을 1번째~5번째로 편집.
사장이 “내일부터는 ‘윤창중 사건 속보’를 1번째로 다루지 말라”고 지시하고 이정현 정무수석도 전화를 걸어와 ‘대통령 방미 성과’를 잘 다뤄달라고 주문. 그러나 제작 지연으로 ‘20대 여성 기내서 2번 성추행당해’ 1건이 1번째로 나가고 이어 ‘윤창중 사건 속보’ 5건이 2번째~6번째로 나감. (MBC는 윤창중 사건 속보 6건을 1번째~6번째로/SBS는 윤창중 사건 속보 5건을 1번째~5번째로 다룸)

# 2013년 5월14일 화요일

‘윤창중 사건 속보’ 3건 1번째~3번째로 편집.
사장과 임창건 보도본부장 주문으로 ‘정부, 북한에 대화 제의’ 1건과 ‘대화 제의 배경’ 1건이 각각 1번째와 2번째로 나가고 ‘윤창중 사건 속보’는 3건을 2건으로 줄여 3번째와 4번째로 나감. (MBC는 ‘윤창중 사건 속보’ 6건이 1번째~6번째 ‘북한에 대화 제의’ 1건은 21번째로/SBS는 ‘윤창중 사건 속보’ 5건이 1번째~5번째 ‘북한에 대화 제의’ 1건은 18번째로 나감)

# 2013년 5월15일 수요일

‘윤창중 사건 속보’ 1건이 8번째로/‘여야 최경환 전병헌 원내총무 선발’ 1건이 ‘이슈&뉴스’ 바로 아래 14번째로 편집.
사장 지시로 ‘여야 최경환 전병헌 원내총무 선발’ 1건이 5번째로 ‘윤창중 사건 속보’는 ‘청와대, 후속 조치하겠다’ 1건이 추가돼 9번째와 10번째로 나감. (‘윤창중 사건 속보’는 MBC가 3건을 3번째~5번째/SBS는 4건을 1번째~4번째로 다루고 ‘여야 최경환 전병헌 원내총무 선발’을 MBC는 19번째/SBS도 19번째로 다룸)

# 2013년 5월18일 토요일

‘백령도 지진 소식’ 3건 1번째~3번째로 ‘대통령 5·18 행사 참석’은 6번째로 편집.
사장 지시로 ‘대통령 5·18 행사 참석’을 1번째로 방송. (‘대통령 5·18 행사 참석’을 MBC는 8번째/SBS는 2번째로 다룸)

# 2013년 5월26일 일요일

‘최경환 전병헌 여야 원내대표단 회동’은 당초 편집안에 없었으나 사장이 비중있게 다루라고 지시해 급하게 제작한 뒤 4번째로 다룸. (‘최경환 전병헌 여야 원내대표단 회동’을 MBC와 SBS는 단신 한 줄도 다루지 않음)

# 2013년 7월17일 수요일

‘검찰, 전두환 친인척 집 등 13곳 압수수색’ 등 4건이 1번째~4번째로/여야 자아비판 세트 ‘여권서도 “경제구심점 없다” 비판’ 1건 14번째, ‘야당최고위원, “장외투쟁 능사 아니다”’ 1건 15번째로 편집.
사장 지시로 .‘국가기록원서 남북정상대화록 못 찾아’ 1건이 추가 제작돼 1번째로 나가고 ‘검찰, 전두환 친인척 집 등 13곳 압수수색’ 등 4건이 3번째~6번째로 나감. 기획했던 여야 자아비판 세트는 빠짐.(“국가기록원서 남북정상대화록 못 찾아”는 MBC와 SBS 모두 전혀 다루지 않음)

# 2013년 8월10일 토요일

‘민주당 두 번째 장외집회+여, “구태정치”’ 1건 1번째로 편집.
사장 지시로 ‘민주당 장외집회+여, “구태정치”’를 4번째로 내렸으나 제작이 늦어져 8번째로 방송됨. (‘민주당 장외집회+여, “구태정치”’를 MBC는 7번째/SBS는 2건으로 늘려 5번째와 6번째로 다룸)

# 2013년 8월15일 목요일

‘대통령 8·15 경축사’ 2건 1번째와 2번째로 편집.
사장 지시로 ‘대통령 8·15 경축사’ 2건을 3건으로 늘리고 1번째~3번째로 다룸. (‘대통령 8·15 경축사’를 MBC는 2건을 1번째와 2번째/SBS도 2건을 1번째와 2번째로 다룸)

# 2013년 8월19일 월요일

‘박대통령, “예측가능 전월세 제도 마련해야”’ 1건을 4번째로 편집.
사장이 ‘박대통령, “전쟁 잊으면 위기 온다”’1건을 추가해서 ‘박대통령, “예측가능 전월세 제도 마련해야”’와 함께 4번째와 5번째에 편집하라고 지시했으나 각기 서로 다른 내용의 대통령 아이템을 하루에 2건을 나란히 다루는 것은 너무 무리라고 간곡히 설득하고 설득해 ‘박대통령, “예측가능 전월세 제도 마련해야”’ 1건은 4번째, ‘박대통령, “전쟁 잊으면 위기 온다”’ 1건은 10번째로 방송. (‘박대통령, “예측가능 전월세 제도 마련해야”’ 1건만 MBC는 20번째로/SBS는 4번째로 다루고 ‘박대통령, “전쟁 잊으면 위기 온다”’는 양사 모두 전혀 다루지 않음)

# 2013년 8월20일 화요일

KBS 법조팀 특종인 ‘국정원 댓글작업 11개 파트 더 있다’ 1건과 정치부가 올린 ‘경찰 CCTV 조작-왜곡 공방’ 1건 이렇게 2건을 균형을 맞춰 6번째와 7번째로 편집.
사장은 ‘국정원 댓글작업 11개 파트 더 있다’ 1건과 ‘경찰 CCTV 조작-왜곡 공방’ 1건에 대해 무척 못마땅해 했으나 정치부가 올린 ‘경찰 CCTV 조작-왜곡 공방’이 여당에게 유리해서 앞의 아이템을 중화시킬 수 있는 물타기 편집이라고 사장을 설득하는데 성공함. 그러나 추후 정치부는 ‘경찰 CCTV 조작-왜곡 공방’이 팩트와 달라 제작할 수 없다고 알려옴. 따라서 ‘국정원 댓글작업 11개 파트 더 있다’ 1건만 방송하려고 하자 사장은 그렇다면 둘 다 뺄 것을 요구함. 내가 앞의 ‘국정원 댓글작업 11개 파트 더 있다’ 1건은 KBS 특종이라서 안 낼 경우 기자들을 통솔할 수 없다고 버틴 결과 6번째였던 순서를 14번째로 내려 겨우 방송함.

# 2013년 8월21일 수요일

오전 편집회의 중 임창건 보도본부장과 나 그리고 정치부장, 사회2부장 등 4명은 당장 6층 사장실로 올라오라는 전화가 사장 비서실로부터 옴. 편집회의를 부국장에게 맡긴 후 휴가 중이던 사회2부장 대신 민필규 법조팀장과 함께 4명이 6층 사장실을 방문함. 사장이 민필규 팀장에게 어제 나간 ‘국정원 댓글작업 11개 파트 더 있다’ 방송이 적절하냐고 다그쳤고 민필규 팀장은 “팩트인 이상 어떻게 방송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라며 너무도 당당하게 반발하자 사장은 “민 팀장은 나가”라고 명령. 민 팀장 나가자마자 사장은 보도본부장과 나 그리고 정치부장에게 버럭 화를 내며 “똑바로 좀 해, 어떻게 이런 게 나갈 수 있어?”라며 고함 침. 이에 대해 임창건 보도본부장은 “앞으로 잘 하겠습니다”라고 한 뒤 함께 사장실에서 나옴. 같은 날 엘리베이터 내 TV화면 뉴스 속보 자막으로 ‘국정원 댓글작업 11개 파트 더 있다’가 계속 나가자 사장 비서와 안전관리실 직원이 절차를 거치지 않고 디지털뉴스국에 직접 전화를 걸어 해당 뉴스 속보 자막을 내보내지 말라고 요구했고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기자들이 반발하는 등 한동안 시끄러워짐.

# 2013년 8월22일 목요일

사장이 ‘박대통령 취임 6개월 여론조사’에서 민감한 내용은 다 삭제하라’고 지시.

# 2013년 9월2일 월요일

‘대통령, 방송의 날 기념식 참석’ 1건을 ‘이슈&뉴스’ 아래 12번째로 편집.
뉴스9이 임박한 8시경 사장이 전화를 걸어와 ‘대통령, 방송의 날 기념식 참석’을 올리라고 지시해 ‘이슈&뉴스’ 앞 11번째 배치. (‘대통령, 방송의 날 기념식 참석’을 MBC는 22번째/SBS는 21번째로 다룸)

# 2013년 9월4일 수요일

‘전두환 추징금 자진납부’ 1건을 8번째에 ‘대통령 첫 다자외교’ 1건을 9번째에 편집.
사장 지시로 ‘대통령 첫 다자외교’ 1건이 8번째로 ‘전두환 추징금 자진납부’ 1건이 9번째로 순서를 바꿔 방송함. (‘대통령 첫 다자외교’를 MBC는 28번째/SBS는 27번째로 다룸)

# 2013년 9월7일 토요일

‘대통령, G20 다자외교’ 3건을 1번째~3번째에 편집.
토요일임에도 사장은 아침과 낮에 2차례 전화해 ‘대통령, G20 다자외교’를 충분히 다뤄줄 것을 요구. (‘대통령, G20 다자외교’를 MBC는 2건 1번째와 2번째/SBS는 2건 3번째와 4번째로 다룸)

# 2013년 9월8일 일요일

사장은 일요일에도 2차례 전화해 ‘대통령 베트남 방문’ 2건을 1번째와 2번째로 다루라고 지시했으나 8시에 나간 MBC와 SBS도 톱으로 다루지 않았다고 뉴스9 방송에 임박해 재차 사장을 설득해 ‘일본 2020 하계올림픽 유치’ 2건을 1번째와 2번째로 다루고 ‘대통령, 베트남 방문’ 2건을 3번째와 4번째로 다룸. (MBC는 ‘대통령, 베트남 방문’ 1건만을 3번째/SBS도 1건만을 8번째로 다룸)

# 2013년 9월14일 토요일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관련 평검사 회의’ 등 속보 2건 4번째와 5번째로 편집.
사장은 토요일 오전에 전화를 걸어와 ‘평검사 회의’를 다루지 말라고 지시했으나 ‘대검 감찰과장도 사표’ 등 뉴스 가치가 커서 다루지 않을 수 없다고 설득해 원안대로 2건을 4번째와 5번째로 방송함. (‘평검사 회의’ 등 속보를 MBC는 2건을 1번째와 2번째로/SBS는 4건을 1번째~4번째로 다룸)

# 2013년 10월3일 목요일

정치부에서 기획해 올린 ‘감사원 연말 몰아치기 예산 사용…내가 하면 문제없다’ 1건을 사장 몰래 끼워넣기 위해 18번째로 편집.
가편집을 받아본 사장이 ‘감사원 연말 몰아치기 예산 사용…내가 하면 문제없다’를 찾아내고는 방송하지 말라고 지시. 결국 방송 못나감.

# 2013년 10월19일 토요일

‘윤석렬 전 특별수사팀장 직무 배제 속보’ 1건을 사장이 못나가게 막을 것을 우려해 뉴스 맨 마지막 ‘띠단신’에 넣으려고 준비.
‘윤석렬 전 특별수사팀장 직무 배제 속보’가 가편집에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눈치를 챘는지 사장이 절대 다루지 말라고 지시해 ‘띠단신’도 못 내보냄. (‘윤석렬 전 특별수사팀장 직무 배제 속보’ 1건을 MBC는 4번째에 /SBS는 1건을 2번째에 다룸)

# 2013년 10월20일 일요일

‘국회 법사위, 국정원 댓글 공방’은 정치부에서도 준비하지 않은 아이템임.
일요일임에도 사장은 전화를 걸어와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발언했는데 촬영기자들이 촬영해 놨을 거라며 뉴스에 다루라”고 지시함. 결국 정치부에서 급조한 ‘국회 법사위, 국정원 댓글 공방’ 1건이 3번째로 방송됨. 이 지시에 정치부 일요 당직 기자들이 “윤상현 이 개새끼 노상 사장에게 자기 인터뷰 방송 내달라고 전화질하고 새벽 두세 시에도 술 처먹고 사장에게 전화해서 환영이형이라고 부르며 지랄하는 놈”이라며 과격하게 비난함. (대통령과 가깝다는 윤상현 부대표가 모든 공중파 방송사에 로비했는지 MBC도 동일한 아이템 1건이 2번째로/SBS도 3번째로 다룸)

# 2013년 10월27일 일요일

‘박대통령, 코리아 시리즈 깜짝 시구’ 1건을 5번째로/‘청와대 안뜰서 아리랑 공연’ 1건은 정치부성이 아니라 문화부성 아이템으로 해석해 뉴스9 맨 마지막 순서(백톱) 16번째로 편집.
편집 원안대로 ‘박대통령, 코리아 시리즈 깜짝 시구’ 1건을 5번째로 ‘청와대 안뜰서 아리랑 공연’ 1건을 맨 마지막 순서(빽톱) 16번째로 방송함. 그런데 저녁 무렵 이정현 홍보수석이 전화를 걸어와 ‘청와대 안뜰서 아리랑 공연’을 맨 마지막에 편집한 것은 문제 있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하길래 내가 맨 뒤에 편집하는 것은 이른바 빽톱으로 오히려 시청자들의 주목도가 높아서 홀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함. 이 얘기를 정치부장에게 전하자 정치부장은 이정현 수석에게 전화해 “앞으로 사장이나 보도국장에게 직접 전화하지 말고 정치부장에게 얘기하라”고 항의했다며 내게 전함. (MBC는 ‘박대통령, 코리아 시리즈 깜짝 시구’와 ‘청와대 아리랑 공연’을 1건으로 묶어 5번째로/SBS도 MBC처럼 ‘박대통령, 코리아 시리즈 깜짝 시구’와 ‘청와대 아리랑 공연’을 1건으로 묶어 5번째로 다룸)

# 2013년 10월28일 월요일

탐사보도팀 발제한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절대농지 투기 의혹’ 1건 3번째 편집.
사장이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절대농지 투기 의혹’ 1건을 절대 보도해서는 안 된다고 지시함. 탐사보도팀을 휘하에 둔 백운기 시사제작국장은 사장으로부터 무슨 욕을 먹었는지 “왜 보도국에서 뉴스로 내보내려고 하냐”며 나에게 따지며 책임 전가하길래 “시사제작국 소속인 탐사보도팀에서 올렸으니까 방송하는 것”이라고 설명함. 임창건 보도본부장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니 두 국장이 알아서 하라며 발뺌. 결국 뉴스9 직전까지 만약 방송 안 내보낼 경우 기자들이 반발하는 등 후폭풍이 일어날 것이라고 사장을 설득해 원안대로 3번째로 방송함.

# 2013년 11월17일 일요일

‘내일 대통령 시정연설’ 1건 6번째 배치.
사장이 ‘내일 대통령 시정연설’이라는 예고 리포트 1건을 1번째로 방송하라고 지시했으나 예고 리포트를 1번째로 내는 것은 지나친 편집이라고 설득해 2번째로 방송함. (‘내일 대통령 시정연설’ 예고 1건을 MBC는 6번째/SBS는 4번째로 방송)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