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논란으로 광고주 기업들이 줄줄이 광고를 철회키로 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결국 결방을 결정했다. SBS 측은 24일 조선구마사를 결방하고 전반적 재정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첫 방송한 SBS 조선구마사(연출 신경수, 극본 박계옥, 제작 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처웍스)는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 사극을 표방한 드라마다. 조선 태종시대를 배경으로 악령에게 영혼을 지배 당한 생시와 싸우는 것이 줄거리다. 

그러나 첫 방송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악령 때문에 환각을 보게 되는 태종이 잔혹하게 백성을 학살하는 장면, 훗날 세종대왕이 되는 충녕대군(장동윤)이 구마사제들에게 중국 음식인 오리알을 대접하는 장면, 중국식 공간을 연상케 하는 드라마 세트장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의상이나 배경 음악도 중국 스타일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역사왜곡에 더해 중국 홍보 논란까지 휩싸인 것.

▲SBS '조선구마사' 포스터.
▲SBS '조선구마사' 포스터.

SBS는 24일 “시청자께 웰메이드 판타지 퓨전 사극을 소개하고자 하는 의도로 조선구마사 작품을 편성하게 됐다”며 “하지만 실존 인물과 역사를 다루는 만큼 더욱 세세하게 챙기고 검수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에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현재까지 방송된 1, 2회차 VOD 및 재방송은 수정될 때까지 중단하겠다”며 “다음주 한 주간 결방을 통해 전체적 내용을 재정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BS 측은 “앞으로 방영될 조선구마사 제작 과정에 철저한 내용 검수를 통해 시청자께서 어떠한 불편함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조선구마사 제작사도 같은 날 입장을 통해 “구마 사제 일행을 맞이하는 장면 중 문제가 되는 장면은 모두 삭제해 VOD 및 재방송에 반영하도록 하겠다”며 “일부 의복 및 소품이 중국식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명백한 제작진 실수”라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중국 자본이 투입된 드라마라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순수 국내 자본으로 제작된 드라마임을 말씀드린다”며 “조선구마사는 100% 국내 자본으로 제작된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앞서 23일에도 조선구마사 제작진은 입장을 내고 “셋째 왕자인 충녕대군이 세자인 양녕대군 대신 중국 국경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 서역 무당을 데려와야 했던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의주 근방(명나라 국경)이라는 해당 장소를 설정했고 자막처리 했다”며 “명나라를 통해서 막 조선으로 건너 온 서역 무당 일행들을 쉬게 하는 장소였고, 명나라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중국인의 왕래가 잦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미해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제작진은 “이는 극중 한양과 멀리 떨어진 변방에 있는 인물들 위치를 설명하기 위한 설정이었을 뿐 어떤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다만 예민한 시기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으로 시청의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드라마 배경이 중국풍이라는 지적에 대한 해명이다. 

▲SBS '조선구마사'의 제작 지원이나 광고를 철회하겠다는 기업의 입장문들.
▲SBS '조선구마사'의 제작 지원이나 광고를 철회하겠다는 기업의 입장문들.

최근 일부 중국 네티즌이 김치나 판소리 등을 자기 문화라 주장하며 한중간 문화 갈등이 커지고 있다. tvN 드라마 ‘빈센조’의 경우도 최근 중국 기업의 비빔밥 제품을 PPL로 등장시켜 논란이 일었다. 

SBS 조선구마사에 제작 지원이나 광고를 해온 KT, 뉴온, 바디프랜드, 코지마 등 기업들도 논란이 지속되자 줄줄이 지원과 광고를 철회한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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