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논란을 부른 SBS 월화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폐지됐다. 지난 22일 첫 방송 후 단 2회 만에 나온 결정이다.

SBS는 26일 공식 입장을 통해 “이번 사태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며 “SBS는 본 드라마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황”이라고 했다.

SBS는 “이로 인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SBS는 지상파 방송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 역사 왜곡 논란을 부른 SBS 월화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폐지됐다. 사진=SBS
▲ 역사 왜곡 논란을 부른 SBS 월화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폐지됐다. 사진=SBS

조선구마사는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 사극을 표방한 드라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태종 이방원과 그의 아들인 양녕대군, 충녕대군(세종대왕) 등 실존했던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첫 방송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악령 때문에 환각을 보게 되는 태종이 잔혹하게 백성을 학살하는 장면, 충녕대군이 구마사제들에게 중국 음식인 오리알을 대접하는 장면, 중국식 공간을 연상케 하는 드라마 세트장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의상이나 소품, 배경음악까지 중국풍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역사 왜곡에 더해 중국 홍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SBS는 24일 “현재까지 방송된 1, 2회차 VOD 및 재방송은 수정될 때까지 중단하겠다. 다음주 한 주간 결방을 통해 전체적 내용을 재정비하도록 하겠다”며 “중국 자본이 투입된 드라마라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조선구마사는 100% 국내 자본으로 제작된 드라마”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잠재워지지 않았다.

SBS 조선구마사에 제작 지원이나 광고한 KT, 뉴온, 바디프랜드, 코지마 등 기업들도 줄줄이 철회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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