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왜곡 논란으로 폐지된 가운데 해당 작가의 전작인 tvN 주말드라마 ‘철인왕후’ 다시보기 서비스가 돌연 중단됐다.

현재 ‘철인왕후’ 다시보기는 모든 플랫폼에서 중단됐다. CJ ENM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tving)은 물론, 네이버·다음 등 포털에서 제공되던 영상 서비스도 사라졌다. CJ ENM은 28일 현재까지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타임슬립 코믹퓨전사극’을 표방한 판타지극 ‘철인왕후’는 조선 철종의 비인 철인왕후 김씨의 몸에 현대 남성 셰프의 영혼이 깃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드라마가 전개되는 동안 조선왕조실록, 종묘제례악 등을 희화화했다거나 신정왕후 조씨를 비롯한 실존 인물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티빙(tving) 홈페이지 갈무리
▲티빙(tving) 홈페이지 갈무리

특히 ‘혐한작가’ 원작을 리메이크했다는 비판이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 드라마는 중국 웹드라마 ‘태자비승식기’ 판권을 구매해 ‘현대 남성 영혼이 중전에게 들어간다’는 설정을 빌렸다. 원작자인 셴청 작가가 과거 다른 작품(화친공주)에서 고려를 비하하는 등 혐한을 일삼았다는 것이다. 이후 제작진은 사과문을 내고 문제가 된 일부 장면을 VOD에서 삭제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지난 1월 철인왕후에 행정지도에 해당하는 ‘권고’를 의결한 바 있다.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해당 방송은 드라마라는 프로그램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드라마 내용 중 조선왕조실록, 종묘 제례악 등 국보와 국가무형문화재에 대한 역사적 가치를 폄하하고, 실존 인물 희화화 및 사실을 왜곡해 시청자 감수성에 반하고 불쾌감을 유발했으나 추후 제작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는 등 제작진의 후속 처리를 감안했다”고 밝혔다.

다만 철인왕후는 출연진 열연에 ‘사극이 아닌 판타지’라는 일부 시청자 옹호를 받으며 시청률 면에서 성공을 거뒀다. 8%대에서 출발한 시청률은 방영기간 내내 상승해 마지막 회차였던 20회엔 17.4%(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현재 포털 등 드라마 관련 게시판에는 드라마 비판과 더불어 다시보기 서비스를 다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쇄도하고 있다.

▲역사왜곡 논란을 부른 tvN 드라마 '철인왕후'(왼쪽),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 포스터
▲역사왜곡 논란을 부른 tvN 드라마 '철인왕후'(왼쪽),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 포스터

그러나 철인왕후의 아슬아슬한 성공이 ‘조선구마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조선구마사가 2회 만에 방영 중단된 가운데 박계옥 작가는 “사려 깊지 못한 글쓰기로 지난 며칠 동안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사과문을 냈다.

박 작가는 “역사 속 큰 족적을 남기셨던 조선의 건국 영웅 분들에 대해 충분한 존경심을 드러내야 했음에도 판타지물이라는 장르에 기대어 안이한 판단을 한 점도 크게 반성하고 있다”며 “많은 시청자 분들께서 염려하시고 우려하셨던 의도적 역사 왜곡은 추호도 의도한 적이 없었으나 결과적으로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남긴 점 역시 뼈에 새기는 심정으로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해왔던 감독님, 배우님, 스탭 여러분, 그리고 제작사와 방송사에도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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