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CBS 사장에 출마한 후보자 다수는 CBS의 경영과 영향력 등 여러 측면의 위기가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모바일 중심의 ‘디지털 혁신’, 결합판매 제도 변화에 따른 대응 , ‘인사제도 개선’, ‘종교 방송 강화’ 등을 제시했다.

전국언론노조 CBS지부(이하 노조)는 노조에 출마 의사를 밝힌 13명의 사장 후보자로부터 질의한 내용을 노보 특보로 제작해 12일 발표했다. 

CBS 사장에 출마한 후보는 △ 감일근 전 대구CBS본부장 △ 김승동 전 마케팅본부장 △ 김준옥 전 기획조정실장 △ 김진오 전 광주CBS 본부장 △ 나이영 전 강원CBS 본부장 △ 박옥배 전 광주CBS본부장 △ 박종률 전 기획조정실장 △ 신동원 전 선교TV본부장(상무) △ 유영혁 전 전남CBS 본부장 △ 윤기화 전 기획조정실장 △ 이열범 전 전북 CBS 본부장 △ 정재원 전 선교TV본부장 △ 조백근 전 기획조정실장 △ 허욱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및 상임위원(가나다순)이다.

노조는 노조에 출마 의사를 밝힌 13명의 후보들에게 △ CBS의 한계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착수할 사업 △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CBS콘텐츠 생산 방식 대전환 방안 △ 한국교회에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어떻게 관계를 설정할 것인지를 질문했다. 후보들의 답변 원문은 언론노조 CBS지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CBS 사옥
▲ CBS 사옥

감일근 후보는 사장 직속기구로 직원과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미래전략기획단’ 설치를 약속했다. 그는 “국내외 대표 뉴미디어 기업들을 상대로 현장방문과 자료 수집을 통해 CBS에 최적화된 중단기 미디어 전략을 세우겠다”고 했다. 그는 이 논의를 바탕으로 회사 시스템과 자원을 뉴미디어 환경에 걸맞게 재배치하겠다고 했다.

김준옥 후보는 “구성원들의 역량과 지혜를 결집할 ‘창의혁신TF’를 통해 1차 혁신 로드맵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편성국, 보도국, TV제작국 등 생산 조직 내에 실질적인 스마트 콘텐츠 담당 조직 설치 통한 유기적 협력, 스마트데스크 운영, 조직 전체에 뉴미디어 콘텐츠 생산 및 유통 역량 확보 등 3단계 방안을 제시했다. 

김진오 후보는 “혁신은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결실이지, 떠든다고 혁신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며 ‘경영계획서’에 구체적인 내용을 담았다고 썼다. 그는 뉴미디어 환경에 대해 최근 주목 받은 클럽하우스가 시들해진 점을 언급하며 “우리만이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나이영 후보는 “모두가 공유할 디지털 플랫폼의 비전, 영상 모바일 시대를 선도하는 콘텐츠 제작의 비전”을 제시하며 “끝 없는 소통과 토론을 통해 조정하고 설득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편성과 보도, TV와 선교, 디콘국과 제작부서의 협업, 표준FM을 시사교양 채널로 개편하고 영상 콘텐츠 제작을 병행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박옥배 후보는 라디오와 뉴미디어 콘텐츠 ‘투트랙’ 전략을 강조하며 “콘텐츠 혁신을 위한 ‘방송경쟁력 강화특위’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박옥배 후보는 “스마트 콘텐츠 부서와 라디오, TV, joy4U 부서 간의 유기적 협조가 가능하도록 모바일 적합형 콘텐츠 개발 체제로 전환”을 약속하며 ‘디지털 콘텐츠 본부’ 신설안을 제시했다.

박종률 후보는 CBS의 존재감 상실을 언급하며 “가장 먼저 함께 하나가 되는 조직문화와 긍정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단기적으로 대표 프로그램 브랜드화, 디지털 전담조직을 콘텐츠 제작부서로 분산시켜 데이터 기반의 소비자 맞춤형 콘텐츠 제작을 언급했고 중장기적으로 콘텐츠 판매와 유통 다각화 계획을 밝혔다. 

신동원 후보는 가장 중요한 기초를 ‘인사 기획시스템’이라고 밝히며 ‘목표업무 중심의 시스템 인사’ 등 인사 제도 개선을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에 대해 그는 시청자 참여와 공동창작이 이어지는 팬덤과 바이럴 네트워크 형성, 돌연변이적 창의성을 가진 킬러 콘텐츠에 대한 전사적 투자, 기자와 MC, 아나운서 브랜드화 등을 강조했다.

유영혁 후보는 방통위가 광고 결합판매(주요 방송사와 군소, 종교 방송사의 광고를 묶어 판매하는 것) 폐지를 추진하는 점을 언급하며 “결합판매제도를 사수하거나, 사수할 수 없다면 폐지 일몰 기간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고 했다. 그는 표준FM의 뉴스 시사, 교양, 종교 채널 특성화와 음악FM 50대 이하 시청층 확대 등을 제시했다.

윤기화 후보는 “힘 있고 바른 선교언론으로서 정체성을 확고히 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콘텐츠 생산 방식 전환 방안으로 보도 부문의 이슈 중심 선택과 집중의 대응적 시스템, 편성 측면의 올드층 중심 확일화된 편성의 변화 시도 등을 제시했다. 또한 직종이 아닌 직무체계로 특성화한 조직 운영을 통한 경쟁력 확보 등을 언급했다. 

이열범 후보는 “CBS 뉴스 영향력의 문제는 콘텐츠가 아니라 플랫폼의 문제”라며 “케이블TV 뉴스라도 할 수 있도록 외형을 키우는 유연한 생각으로 CBS의 한계를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디지털 콘텐츠 최우선 투자, 유연한 사고로 효율 높이기 위한 노력, OTT 투자 통한 한국교회를 하나로 묶는 인프라 구축 등을 제시했다.

▲ CBS 홈페이지의 사업영역 설명
▲ CBS 홈페이지의 사업영역 설명

정재원 후보는 광고에서 구독으로 수익모델을 전환하겠다고 밝히며 “구독 모델을 성공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플랫폼’을 강조하며 ‘김현정의 뉴스쇼’, ‘새롭게 하소서’, ‘씨리얼’, ‘잘잘법’, ‘세바시’ 등 브랜드를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또한 오리지널 콘텐츠 연구개발 전폭 지원 등을 통한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약속했다. 

조백근 후보는 “이용자의 취향 환경 변화를 고려해 새롭게 이미지를 바꾸는 ‘CBS 리브랜딩’이 가장 시급하다”고 했다. ‘세바시’, ‘씨리얼’,‘ 삼우실’, ‘잘잘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콘텐츠 생산 방식 대전환, 구독경제 통한 사업화 연결, 디지털 인센티브 도입, 권한-자율성-도전-젊음 네 가지 요소가 충만한 정예조직을 만들겠다고 했다.

허욱 후보는 라디오 중심 사업모델에 한계가 있다며 “출입처와 속보 중심의 취재 시스템을 벗어나 팩트체크와 탐사보도,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둔 독보적인 대안 저널리즘으로서 CBS의 영향력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플랫폼 다각화와 이용자 데이터 확보 통한 구독모델, 영상, 모바일 중심의 구조로 개편하는 방안 등을 언급했다. 

CBS는 12일까지 사장 공모를 받았으며 사장추천위원회 심사를 거쳐 4월30일 재단 이사회에서 사장 선임을 확정할 계획이다. 사장추천위원회는 이사회 대표 4명, 직원 대표 2명, 기독교계 대표 1명으로 구성된다. 사장추천위가 최종 후보 3명을 추천하면 이사회가 재적이사 과반 찬성으로 사장을 선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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