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공석이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에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3선) 내정했다고 밝혔다. 2주일 가까이 법사위원장 후임자로 거론되던 정청래 의원은 “쿨하게 수용한다”고 인정했다.

민주당은 29일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 인선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지만 국민의힘은 합의없는 처리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처리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9일 오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많은 기자 여러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법사위원장 관련한 브리핑을 하려고 올라왔다”며 “오늘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는 4월 임시국회 본회의에 법사위원장으로 3선의 박광온 의원을 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애초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4선 의원 중에서 상임위원장을 하지 않은 우상호 우원식 가운데 당 대표에 출마한 우원식 의원을 제외하고 대상자인 우상호 의원에 제안했으나 본인이 ‘원내대표를 역임한 경우 상임위원장을 하지 않는다’는 관례를 들어 거절했다고 한 원대대변인은 전했다. 그는 “선수와 나이를 고려한다는 당의 관례에 따라서 3선의 박광온 의원에게 제안했고, 본인이 수락함에 따라 박광온 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추천하게 됐다”고 밝혔다.

법사위원장 후보로 내정된 박 의원은 애초 21대 국회 과방정보방송통신위원장으로 2개월간 임기를 보내다 당 사무총장에 선출돼 상임위원장과 겸임할 수 없어서 과방위원장을 사임했다. 민주당의 관례는 상임위원장 2년을 다 채우지 못할 경우 위원장으로 다시 추천하게 돼 있어 다시 추천하게 됐다고 한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박 의원은 MBC 기자 출신으로 보도국장까지 지낸 뒤 2015년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처음 입성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내정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박광온 페이스북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내정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박광온 페이스북

법사위원장에 유력하다는 하마평의 중심에 섰던 정청래 의원은 박광온 법사위원장 내정 발표가 나오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쿨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아침 일찍 윤호중 원내대표로부터 전화통보를 받았다”며 “법사위원장에 정청래는 아니라고. 허허”라고 썼다. 정 의원은 “법사위원장을 내가 못할 것도 아니지만 볼성사납게 자리 욕심을 탐하지는 않겠다”며 “나는 20대 총선 당시 공천에서 컷오프 됐어도 ‘더컷유세단’을 만들어 후보들 지원유세를 다닌 등 항상 선당후사했던 것처럼 이번 당의 결정도 쿨하게 받아들인다”고 수용했다. 그는 “어느 자리를 차지하는 것보다 무엇을 위해 뛰는가가 더 중요하다”며 “박광온 의원, 축하드린다. 개헉입법의 기관차가 되어 달라”고 했다.

민주당이 29일 본회의에서 안건처리를 할 가능성이 예상되자 국민의힘은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백브리핑에서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을 밀어붙이면 어떻게 할 것인가, 퇴장이나 불참 생각도 있느냐’는 어느 기자의 질의에 “그런 이야기들이 있어서 국회의장께도 합의되지 않은 의사일정 강행은 결코 있어선 안된다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답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재보선에서 민심이 민주당 떠난 이유를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며 “174석을 갖고 있다고 법사위원장을 함부로 뽑는다면 국민들의 매는 점점 쌓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그런 상황이 생기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의총에서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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