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첫 발 뗀 ‘경기도 공영방송’ 조례, 도영방송 논란 여전
첫 발 뗀 ‘경기도 공영방송’ 조례, 도영방송 논란 여전
비판받은 입법안 개정없이 본회의 통과, “개정 후속 작업 시급” 촉구

경기도형 공영방송 설립의 제도적 근거가 될 조례안이 경기도의회를 통과하자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반응이 나온다. 지역 주민 언론 접근권을 높인다는 환영이 나오는 한편, 조례상 방송 독립성 보호 조항이 부실해 후속 개정 작업이 시급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경기도의회는 29일 오전 임시회를 열고 '경기도 공영방송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을 재석 의원 107명에 찬성 98명, 반대 4명, 기권 5명으로 원안 가결했다. 경기도는 이를 근거로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고할 주파수 99.9MHz의 신규 사업자 공모에 참여할 예정이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내년 하반기부터 방송을 송출하는 게 목표다. 

조례안은 도민에게 재난, 교통, 문화·예술, 교육 등 종합 정보를 제공해 주민 권익향상과 알 권리를 보장하고, 방송산업과 지역문화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정했다. 운영원칙으로는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 보도의 공정성·객관성 유지, 도민의 화합과 민주적 여론형성 기여 등을 열거했다. 경기도 공영방송을 비영리재단법인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했고, 전환되기 전까진 유관 기관·법인에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방송 독립성 보호 등 일부 미비한 조항이 발견되면서 언론계에선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왔다. 현재 재단법인인 TBS가 과거 서울시 산하 사업소 ‘tbs 교통방송’였던 시절의 조례와 흡사하지만 지자체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는 보호 조항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경기방송 사옥. 사진=손가영 기자
▲지난 3월 폐업한 경기방송 사옥. 사진=손가영 기자

 

입법예고안을 발의한 국중범 의원은 “독립된 재단법인 전환을 염두에 뒀다”고 강조했지만 조례안엔 ‘전환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으로 담겼다. 이에 언론노조 등은 ‘전환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으로 바꾸고, 전환 시기와 절차도 구체적으로 조례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방송편성 및 규약, 방송심의기구, 시청자위원회 등의 운영 주체를 모두 경기도지사로 정하고 있어 이를 보완하는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편성위원회를 구성할 때 방송 종사자 대표의 추천 몫과 도의회 추천 몫을 대등한 비율로 정하고, 도지사가 권한을 위임한 방송사 대표를 중간 평가해 신임을 확인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조례안 입법 과정에서 민주적 의견수렴도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26일 경기도의회가 ‘경기도형 공영방송 설립 추진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열었지만 관련 상임위과 조례안을 의결한 뒤였기 때문이다. 조례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3일 전에야 도민,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토론이 열린 점에서 “의견 수렴 형식만 갖췄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동원 언론노조 정책협력실장은 3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던 국 의원은 토론회에서 ‘이제 시작이고, 조례안은 계속해서 수정해나가겠다’고 밝혔다”며 “경기도의회가 당장 5월부터 언론계 및 시민사회에서 지적한 조례안 문제를 개정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인지 입장을 명확히 밝혀 달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이번 조례안 제정에선 의회 밖의 경기도민, 경기방송 전 직원들, 기타 여러 참여 주체들이 논의하는 과정은 없었다. 지금부터라도 이런 절차를 보장해 향후 설립될 공영방송의 독립성 강화 및 공영방송의 구체적 상을 논의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홍국 경기도 대변인은 29일 언론에 “설립 절차를 감안하면 내년 5월쯤은 돼야 공영방송이 출범할 수 있는 만큼 정치적 이용 우려는 없다”며 “심의위원회 등 다양한 공정성 구조를 마련할 것이다. 공적 책임, 중립성 등 소중한 의견을 반영해 도민 생활에 도움이 되고 도의회의 위상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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