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가 유튜브 기반의 라이브뉴스 스트리밍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BS는 ‘재난대응형’ 라이브뉴스를 표방하는 ‘뉴스24’(가칭) 서비스를 정식으로 선보이고자 시험방송에 한창이다. ‘뉴스나우’라는 브랜드로 라이브 스트리밍을 제공하고 있는 MBC는 올 하반기 기자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그간 유튜브에서의 뉴스 라이브는 YTN, 연합뉴스TV 등을 중심으로 활성화돼왔다. YTN은 지난 2014년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 최초로 ‘24시간 라이브’ 서비스를 시작했다. 연합뉴스TV도 2016년부터 유튜브 라이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보도전문채널인 두 방송사는 종일 편성돼있는 TV뉴스 프로그램을 받아서 내보내는 수중계 형식이 주를 이루는 형태다. 지상파 중에서는 SBS가 2019년 봄 개편을 기점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가미한 라이브 서비스를 본격화한 바 있다.

KBS ‘재난대응형’ 뉴스해설 강화하는 ‘뉴스24’ 

KBS는 공적책무 확대를 위한 주요 과제로 ‘재난대응형 KBS 뉴스24 라이브 스트리밍’을 준비하고 있다. 전국 어디서든 재난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특보를 제공하는 체계를 만든다는 취지다. 궁극적인 목표는 ‘24시간 라이브’ 이지만, 당장은 인력의 한계로 TV 뉴스가 없는 시간대를 메워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뉴스24’팀이 속한 KBS 디지털뉴스1부의 조성훈 부장은 “재난대응과 더불어 변화하는 시청행태에 맞춰 도달률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뉴스를 만들어보자는 문제의식이 있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조 부장은 “첫번째 원칙은 ‘발생’ 사건을 다룬다는 것이다. 그러나 평시에도 실시간 스트리밍을 제공해야 하니 정규적인 라이브 뉴스쇼 시간을 잡아놓고, 사건이 길어지면 정시 편성 없이 쭉 특보를 진행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뉴스24팀은 그간 재난 상황을 중심으로 여러차례 시험방송을 가졌다. 올해 초 폭설이 내렸던 날 팀장인 하송연 기자와 KBS재난센터 기자가 출연한 특보는 전국 각지의 재난방재 CCTV, KBS 네트워크를 활용한 정보를 제공했다. 서울 일대 소식을 전하다가도, ‘경기도가 궁금하다’ ‘대구에는 눈이 오나’ 등 댓글이 달리면 곧바로 해당 지역 상황을 전하며 실시간 소통을 시도했다. 최근에는 서울 양천 아동학대 사망사건(정인이사건) 재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재판과 같은 사회 이슈를 전하면서 현장의 취재진, 전문가들을 연결하기도 했다.

하송연 팀장은 “TV에서 특보를 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취재진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현장연결을 못한다”며 유튜브 라이브뉴스의 필요성을 밝힌 뒤 “시험방송에선 촬영기자가 촬영을 하면서 말을 하는, 기존의 취재 관행을 탈피하는 방식도 시도해봤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KBS 뉴스 유튜브 채널로 송출된 '뉴스24'(가칭) 시험방송 갈무리
▲지난 1월 KBS 뉴스 유튜브 채널로 송출된 '뉴스24'(가칭) 시험방송 갈무리

하 팀장은 뉴스24 시험방송을 통해 TV뉴스와는 차별화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원고 없는 방송’, ‘게이트키핑 없는 방송’이 대표적이다. 그는 “‘9시뉴스’에서 한 기자당 리포트는 2분 이하, 심층 리포트도 5분을 못 넘긴다. ‘버리는’ 취재 소스들이 많다”며 “데스크에게 취재 내용을 보고하는 것처럼 ‘현장 가보니 어땠어? 뭐뭐 알아왔어?’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지역기자, 특파원들과도 진행해봤는데 의외로 가능성이 많이 보였다”고 했다. 

데스킹을 거쳐 정제된 리포트가 아닌 ‘생’ 중계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 팀장은 그러나 “과거에도 KBS 내부에서 디지털 라이브를 고민하다 게이트키핑 문제로 포기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디지털로 뉴스를 보는 분들은 애초에 TV뉴스를 기대하지 않는다”며 “우려되는 문제들은 ‘앵커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훈련된 앵커가 잘못되거나 부적절한 정보가 언급되는 즉시 바로잡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비스가 지속되기 위한 인력 수급도 관건이다. 최근 인사로 일부 충원이 이뤄졌음에도 부장, 팀장을 포함한 기자는 10명 정도다. 하 팀장은 “재난은 업무시간 외에 많이 발생한다. 보도본부에선 보통 취재기자 5~6명이 야근을 하는데 모두 TV뉴스 인력이다. 디지털 채널로도 재난 방송을 열고, 업무 외 취약시간대에 어떻게 대응을 해나갈지가 제일 고민”이라며 “‘뉴스24’가 제대로 출범하려면 조직 전체가 디지털로 재편돼야 하기 때문에 정식 출범한 뒤에도 사실상 ‘시험단계’라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MBC 오리지널콘텐츠와 실시간중계 ‘뉴스나우’

MBC 뉴스 유튜브 채널은 올해 1월부터 라이브뉴스 스트리밍 서비스 ‘뉴스나우’를 제공하고 있다. 노재필 MBC 디지털뉴스편집팀장은 유튜브 라이브의 핵심 기능은 ‘토론’이라고 강조하면서 “시청자들이 실시간 채팅을 통해서 의견을 개진하고 주장을 펼치는 역할이 중요하다. 끊임없이 보도·시사 프로그램 의견을 듣고 말할 수 있는 공간의 의미를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뉴스나우’는 평일 낮 12시부터 오후 9시 무렵까지 MBC 뉴스 및 관련 온라인 콘텐츠를 틀어주는 스트리밍 브랜드다. ‘12뉴스’, ‘뉴스외전’, ‘5뉴스’, ‘뉴스데스크’ 등의 TV뉴스 프로그램과 시사 라디오, ‘뉴스프리데스크’, ‘남다른뉴스’, ‘서학당’ 등의 오리지널콘텐츠 등을 뉴스나우를 통해 볼 수 있다. MBC에서 만들고 있는 시사·뉴스 프로그램들을 한 곳에 묶어서 제공하는, 일종의 ‘편성’ 형태다.

노재필 팀장은 “어떻게 보면 가장 올드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게 뉴스나우일 수 있다”며 “한마디로 말하면 계속 (방송이) 돌아가는 뭔가가 있고, 라이브가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다 던지자’는 주의”라고 설명했다. 뉴스나우에서는 기존 TV매체와 유사한 편성 형태로 ‘이곳에 오면 MBC 뉴스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예측 가능성을 준다. 

▲MBC 뉴스 채널 라이브 스트리밍 '뉴스나우' 대표 이미지
▲MBC 뉴스 채널 라이브 스트리밍 '뉴스나우' 대표 이미지

그날그날 발생하는 사건은 라이브로 제공한다. 뉴스나우를 통해 제공하거나, MBC의 또 다른 유튜브 채널을 열거나, 여러 채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스트리밍하기도 한다. 노 팀장은 시청자들에게 MBC 뉴스 채널은 ‘번잡스럽다’고 인식됐으면 좋겠다면서 “‘MBC 뉴스 채널에 오면 별거 다 하네, 여기 다 있어’라는 느낌을 주고 싶다. 세상에 벌어지는 일이 특정 시간대에 하나만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밝혔다.

그는 생중계 중요성을 체감한 사례로 이달 초 한국형전투기(KFX) 출고식을 언급했다. 당시 오후 2시30분 생중계를 예고해놓고 오전 11시30분부터 채널을 열어뒀더니 시청 대기자가 30분마다 1000명씩 늘어나다, 행사 시작 즈음 5000명에 이르렀다고 했다. 라이브가 시작된 뒤엔 동시 접속자가 8만 명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뉴스데스크 동시 접속자 최다기록인 4만 명의 2배 수준이다. 

노 팀장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그동안 기자들이 오만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게 중요하니까 이걸 보도하면 볼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던진다고 보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어떨 땐 채널을 열어둬도 50명, 10명이 보는 경우도 있지만 그럼에도 ‘열어놓자’는 것”이라며 거듭 ‘지속성’을 강조했다.

MBC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기자들이 참여하는 라이브 콘텐츠를 강화할 계획이다. 노 팀장은 “이 일을 하면서 보니 끼 있고 실력있는 기자들이 많더라. 문제는 다 바쁘다는 것”이라며 “의지를 가진 분들은 많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서 문제인데 일주일에 한 번, 어려우면 격주에 한번이라도 서너명의 기자들이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 조만간 두어개 정도 오리지널 라이브 콘텐츠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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