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文지기 검찰총장”

4일 아침신문의 이목은 3일 지명된 새 검찰총장 내정자(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에 쏠렸다. 다수 신문이 1면을 통해 이 소식을 다뤘는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비판적 논조가 눈에 띄었다.

조선일보는 “文지기 검찰총장”, 중앙일보는 “결국 김오수... 코드 검찰총장 택했다”를 1면 기사 제목으로 썼다. 

김오수 내정자는 법무부 차관으로 재직하며 박상기, 조국,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보좌했다. 차관 시절인 2019년 대검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제외한 조국 수사팀을 제안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현재는 ‘김학의 출국금지’ 관련 외압을 넣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장, 금융감독원장, 국민권익위원장 하마평에 오른 바 있고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추천 받은 전력도 있다.

▲ 4일 조선일보 1면 기사
▲ 4일 조선일보 1면 기사

조선일보는 1면 기사를 통해 “법조계에선 임기 말 정권의 안전을 책임질 방탄 검찰총장 지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지는 “검찰총장 예상대로 김오수, 정권 불법 덮어줄 방패 기용”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김 후보가 검찰총장이 되면 문 정권이 저지른 불법에 대한 수사는 뭉개고 다음 대선 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제대로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중앙일보 역시 “김오수 검찰총장, 정권 말 방탄 총장 아닌가” 사설을 통해 “청와대와 여권의 신뢰를 받고 있는 친정권 인사라는 건 주지의 사실”이라고 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직접적인 비판은 하지 않았지만 우려를 전하며 ‘중립성’을 당부했다. 경향신문은 “검찰 총장 내정자에 대한 정부의 높은 신임은 내정자 자신과 검찰에는 양날의 칼”이라며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켜내는 데 검찰의 명운이 걸려있음을 인식하고 그것을 지켜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또한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는 해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다른 신문들과 달리 사설을 통해 검찰개혁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 김오수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4일 사설 제목
▲ 김오수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4일 사설 제목
▲ 4일 종합일간지 1면 모음
▲ 4일 종합일간지 1면 모음

연일 상속세 ‘과도하다’ 비판, 적절한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기부’ ‘사회환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사가 다수 나온 데 이어 삼성의 ‘과도한 상속세’를 조명하며 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기사도 이어지고 있다. ‘기부’ ‘사회환원’에 초점을 맞춘 기사들이 정작 차명재산이 드러나면서 이를 책임지는 차원의 ‘사회 환원’이었다는 사실을 제대로 언급하지 않았던 것처럼 ‘과도한 상속세’를 주장하는 언론 보도에도 빠진 이야기가 있다.

동아일보는 “세계 최고 수준 상속세, 기업 활력 위해 재검토할 때다” 사설을 내고 “앞으로 상속 절차를 밟아야 할 상위 19개 그룹 총수의 지분 26조 원 어치를 물려줄 때 가족들이 내야 할 상속세가 15조 원이나 된다는 추산이 나왔다”며 “(상속세) 최고세율이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일본(55%) 다음이고, 미국(40%), 프랑스(45%), 독일(30%)보다 크게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 

▲ 4일 동아일보 사설
▲ 4일 동아일보 사설

보수·경제 신문을 중심으로 상속세가 과도해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문화일보가 “세계 최악 60% 징벌적 상속세 대폭 개선 급하다” 제목의 사설을 내고 “상속 한 번에 경영권을 위협받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상속세가 과도하다’는 주장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 명목세율은 높지만 각종 공제와 편법 상속 등이 만연하다 보니 실제로 적용되는 세율은 높다고 보기 힘들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실효세율은 2018년 기준 27.9%에 그쳤다. 상속세를 누가 내는지도 따질 필요가 있다. 상속세가 부과된 대상은 2019년 기준 8357명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해 피상속인 수(34만5290명) 가운데 2.4%다. 피상속인 가운데 상속세 부과 대상자는 매년 2~3% 수준이다.

즉, 최고세율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실제로 내는 세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보기 힘들고, 내는 사람도 소수에 그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지적은 이건희 회장 사망 직후 ‘상속세 논란’이 불거질 때 여러 언론이 팩트체크를 하며 검증했던 사안이다. 

4일 경향신문은 재계와 일부 언론의 ‘과도한 상속세’ 주장을 반박하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경향신문은 전체 상속인 가운데 상속세 납부 대상자가 2.4%에 불과한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다음 수준의 상속세라는 주장에 대해 “한국은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가 충분하지 않는 등 문제가 있다”는 김재진 조세재정연구원 부원장의 지적을 전했다. 또한 정부가 최대 500억 원까지 공제하는 기업상속 공제 제도를 두고 있는 점을 전하며 ‘상속세가 기업 승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에 반박했다. 

민주당 송영길 체제, ‘당 내 갈등’ ‘광폭행보’ 주목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는 3일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방명록에 “자주국방 공업입국, 국가 발전을 위한 대통령님의 헌신을 기억한다”고 썼다. 이승만 전 대통령 방명록엔 독립 운동과 정부 수립에 대한 기여를 강조했다. 송영길 대표는 6·25 전쟁 당시 활약한 김종오 장군, 손원일 제독 묘역도 참배했다.

이어진 최고위원회의에서 송 대표는 “당내 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 국민 소통을 강화해서 민심을 받드는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보궐선거를 통해 매서운 회초리를 내린 민심을 잘 수용해서 민주당이 변화하고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4일 조선일보 기사
▲ 4일 조선일보 기사

언론은 ‘현충원 행보’와 ‘친문-비문 갈등’에 초점을 맞췄다. 보수신문에선 현충원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송 대표, 이승만 박정희에 이어 6·25 영웅 묘역까지 찾아 참배”(중앙일보) “송영길 ‘세월호 챙기다 제복 입은 분들에 소홀’”(조선일보) 등 참배 소식을 기사 제목으로 다뤘다. 조선일보는 “과거 당 지도부와 차별화된 행보에 나섰다”고 평가하며 “(민주당 대표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따로 방명록을 쓰거나 두 대통령의 공을 직접 언급한 사례는 없었다”고 했다. 

‘친문-비문’ 갈등은 언론의 성향을 불문하고 부각됐다. 3일 송영길 대표는 ‘민심 수용과 당내 민주주의 강화’를 강조하며 언론개혁, 검찰개혁에는 신중론을 폈다. 반면 김용민 최고위원은 검찰개혁, 언론개혁을 강조하는 등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한겨레는 “송영길과 김용민, 민심 좌표부터 달랐다” 기사를 통해 “새 지도부의 관전 포인트는 비문 송영길 대표와 친문 최고위원들의 관계 설정”이라며  “민심-당심에 대한 해석부터 엇갈렸다”고 했다.  동아일보 역시 “첫날부터 개혁과 부동산 등 현안을 둘러싼 불협화음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며 “송 대표와 달리 친문 최고위원들이 당 지도부에 대거 포진한 불안한 동거에 대한 우려가 하루만에 현실화된 것”이라고 했다. 

▲ 4일 한겨레 기사
▲ 4일 한겨레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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