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소원과 진화 부부 관련 조작 방송으로 논란이 된 TV조선 ‘아내의 맛’ 프로그램이 지난달 13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됐다. 이에 지난달 TV조선 시청자위원회에서는 ‘아내의 맛’과 관련된 지적이 주를 이뤘다.

지난 28일 TV조선이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4월 시청자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동규 TV조선 시청자위원은 “오늘의 TV조선 성공을 이끈 건 ‘리얼리티 예능’ 중에서도 ‘리얼리티’라고 생각한다”며 “리얼리티의 핵심은 진정성인데 이번 함소원 사태로 타격을 입게 됐다. 리얼리티의 핵심이 되는 진정성과 공정성이 다 공격을 받음으로써 결국 위기가 왔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TV조선 ‘아내의 맛’은 지난달 13일 마지막 방송 이후 폐지됐다. 사진=TV조선 ‘아내의 맛’ 방송화면 갈무리.
▲TV조선 ‘아내의 맛’은 지난달 13일 마지막 방송 이후 폐지됐다. 사진=TV조선 ‘아내의 맛’ 방송화면 갈무리.

이동규 위원은 “함소원 사태가 TV조선 입장에서는 방송 조작 의혹으로까지 번진 상태다. 개인의 문제라면 결백하다는 결론만으로 해결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방송은 개인이 아니라 공공성의 문제이기 때문에 단순히 결백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밝힌 뒤 “대중의 신뢰를 회복해야 해결되는 문제다. 공정성이나 신뢰성을 담보하지 못하면 앞으로 프로그램을 기분 좋게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8일 TV조선 측은 ‘아내의 맛’을 폐지한다고 밝히면서 “함소원 씨와 관련된 일부 에피소드에 과장된 연출이 있었음을 뒤늦게 파악하게 됐다. 방송 프로그램의 가장 큰 덕목인 신뢰를 훼손한 점에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함소원씨 논란과 관련해 제작진이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폐지 당시 방송사가 논란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지헌 위원은 “조작이라는 것이 함소원이 조작을 한 건지, 프로듀서와 연출이 (조작을) 알고 있었는지의 관계는 무척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성급하게 폐지한 건 잘한 측면도 있지만 방송사가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해주면 시청자들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준우 위원은 “4월은 TV조선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좀 아쉬운 한 달이었던 것 같다. ‘미스트롯2’라든지 ‘토크 콘서트’라든가 ‘갈라쇼’ 같은 ‘미스트롯’의 공백 때문이겠지만 시청률 측면에서 보면 3월 대비해서 한 12% 정도 빠졌고 프라임 시간대는 한 18% 정도 감소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준우 위원은 “2021년 1월부터 4월까지 기준으로 보면 TV조선 시청자의 64%가 60대 이상이다. 60대 이상이 전체 시청자의 한 64%인데 이게 MBC랑 SBS 같은 경우로 보면 한 33% 정도 된다. 지상파보다는 상대적으로 굉장히 올드한 상황”이라며 과도한 ‘고령 시청층’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30·40대 시청자가 외면하는 채널이 되기 시작하면 굉장히 빨리 올드화 될 가능성이 있단 생각이 들어서 ‘아내의 맛’이라든지 ‘연애의 맛’ 같은 그동안 30·40대가 많이 좋아했던 이런 킬러 콘텐츠들 없이 트로트로 채워나간다면 시청자들과 TV조선한테는 매우 나쁜 영향이 생기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김민정 위원도 “아내의 맛은 제가 갖고 있던 TV조선의 올드한 이미지를 변화시켜줬던 첫 프로그램이었고, 또 재미있게 꾸준히 시청해 왔던 TV조선의 애정하는 프로그램 중 손꼽히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불명예스러운 퇴장을 한다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더욱이 그동안 과장된 설정이나 연출에 대한 여론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고 또 꾸준히 제기되어 있었던 부분이었기에 이런 결과가 더 안타깝다”고 밝혔다.

‘아내의 맛’ 폐지에 대해 김민배 TV조선 대표이사는 “저희가 시청자들한테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 조치는 ‘우리도 관리상 잘못한 부분이 있다’는 차원에서 프로그램을 내리는 것이 가장 큰 예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판단해 전격적으로 프로그램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시청층의 ‘올드화’를 우려하는 지적에 대해 임택수 TV조선 편성전략실장은 “50·60대가 TV조선의 주 시청층이다. 올드하다. 트로트 위주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 모든 채널이 40대에서 60대 이상이 3분의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50대 이상이 50%에서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따. 그건 SBS나 JTBC도 마찬가지인데, 좀 아쉬운 건 40대에서 저희가 밀린다는 점이다. 그래서 40대를 강화하기 위해 트로트 일변도가 아니라 신규 프로그램들도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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