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제2기 독자권익위원회의 9차 회의가 지난달 27일 서울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열렸다. 독자권익위원으로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위원장), 신혜정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활동가, 조선희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팀장, 최유리 언론노조 홍보실장, 김동규 미디어오늘 2030 위원, 윤창의 미디어오늘 주주 독자가 참석했다. 미디어오늘은 이재진 편집국장, 정철운 저널리즘기획 팀장, 김도연 저널리즘이슈 팀장, 안혜나·노지민 기자가 참석했다. (이하 명칭 생략)

정연우: ‘뉴스공장’이 얼마나 저널리즘으로서 가치 있는지 이야기하지 않고 다른 것으로 논란이 되는 건 유감이다. 다만 왜 언론은 출연료 문제만 물고 늘어졌는지도 짚어보면 어땠을까. 김어준 저널리즘에 대한 평가가 없다고 하는데 학계나 시민단체에 대해서도 비판적 접근을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조선희: 동감한다. 내부적으로도 한번은 비평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아직 못하고 있다. 그런데 기사 안에서 ‘김어준 저널리즘’에 대해 “딱딱하고 어려운 현안을 쉽게 분석해 대중에게 호소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는 개인기가 탁월하다”는 식의 단정적 표현으로 평가해도 괜찮은지 생각이 들었다.

김동규: 김어준씨는 하나의 언론이라기보다 마이크를 잡는 사람이다. 저널리즘 영역까지 파급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론 자체가 그와 다른 영역이라는 것을 독자들에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4월29일자 미디어오늘 1면
▲4월29일자 미디어오늘 1면 기사

[관련기사: 출연료 말고 ‘김어준 저널리즘’에 현미경을]

정연우: 굉장히 재밌는 기획이었다. 어린이들이 ‘뉴스’를 넘어 ‘미디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마인드맵을 그려보면 좋았겠다. 아이들이 어떻게 어릴 때부터 뉴스를 읽고 바라보는 창을 만들 수 있는지, 교육기관이나 언론진흥재단 등이 공적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기사를 만들어도 좋겠다.

신혜정: 시각장애인들이 이용하는 앱으로 기사를 보면 ‘뉴스 접하는 경로? TV>유튜브>네이버’라는 중간제목에 부등호가 사용된 부분이 이해하기 어렵게 읽힌다. 기사에 사용된 이미지들도 출처만 제시됐는데, 배리어프리를 고려한 설명이 좀 더 있으면 좋겠다.

[관련기사: “TV만 틀면 화 내는 뉴스” 어린이의 눈으로 본 언론]

정연우: 일반 시민이나 여러 단체가 생각하는 ‘언론개혁’이 다르다. 각각 생각하는 언론개혁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좋겠다. 과거 언론개혁은 조중동이 유통경로를 차지해 여론이 왜곡된다는 생각 때문에 신문유통원을 만들고 공정한 경쟁체제를 이루는 것이 로드맵 중 하나였다. 지금은 그런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김동규: 여러 언론사가 중·소규모로 있어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언론이 나쁘다’고 할 때 ‘가짜뉴스’, ‘징벌적 손해배상’ 얘기도 있지만 ‘광고성 기사’, ‘복붙기사’ 등도 많다. 제도적 개혁보다 생산양식을 건드려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윤창의: 기사를 보면 전체적으로 정부·여당이 언론을 장악하고 여론을 주도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제가 느끼기엔 전혀 그렇지 않다. 한미 정상회담을 예로 들더라도 과거 박근혜 정부를 극찬했던 것과 차이가 크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약속한 4대개혁,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같은 것들이 지켜지지 않은 건 공감한다.

[관련기사: 5년차 문재인 정부 ‘언론 탓’만 하기엔]

정연우: 취약해지고 무너지는 저널리즘을 어떻게 복원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조금 더 들어가서 ‘뉴욕타임즈’나 ‘가디언’, 국내로 보면 ‘뉴스타파’ 모델 등을 더 분석해서 이 매체들의 성격, 독자와의 관계, 시대적 트렌드, 독자들의 기본적 속성 등 종합적으로 무엇이 다른지 분석하면 독자들의 이해가 쉽지 않을까.

최유리: 좋은 주제인데 너무 레거시 미디어 중심으로 인터뷰가 실려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 기사에서 독자로 설정한 대상이 레거시 미디어 편집국 구성원이라면 그럴 수 있지만 미디어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들의 경우 여러 구독 모델 등을 함께 이야기하면 좀 더 기사를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5월6일자 미디어오늘 1면 기사
▲5월6일자 미디어오늘 1면 기사

[관련기사: 한국 언론은 독자의 ‘지갑’을 열 수 있을까]

정연우: 편가르기, 성대결, 젠더갈등 등을 높이려 한 여러 보도가 많았을 텐데 방송 등을 포함해 다양하게 정보를 제시하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최유리: 미디어오늘 기사를 통해 관련 기사를 보는 경우가 있는데 좋은 보도는 너무 짧게, 나쁜 보도만 많이 언급되면 (나쁜 보도들 문제가) 더 증폭디는 느낌이 있다. 좋은 보도를 언급해주면 좋을 것 같다.

신혜정: 민우회도 헤드라인에 ‘남혐’ ‘백래시’ 등 언급한 기사를 보고 언론이 혐오를 어떻게 양산하는지 살펴보려 하고 있었다. 비상식적 상황이 발생하는 데 언론이 크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잘 드러났다. 다만 온라인 기사에 활용된 ‘스타트 워’ 이미지는 갈등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어떤 의미인지 헷갈렸다.

[‘GS25 남혐’ 논란, 존재하지 않는 가해자 찾기 위한 광기]

정연우: 한달 동안 미디어오늘을 보면서 느낀 것이나 아이템 선정이나 편집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해보면 좋겠다.

조선희: ‘기자단’ 보도 등 기대하고 있으니 힘을 내 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 앞으로는 조금 더 언론과 시민의 가교를 잘 해주는 미디어오늘이 되면 좋겠다. 언론개혁에 관심 있는 시민들에게 언론의 문제와 주장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일이 필요한데 ‘언론을 감시하고 있어’에서 끝나는 게 아닌가. 유튜브 시도를 높이 사고 있어서 조회수가 낮더라도 힘 내주셨으면 한다. 뉴스레터는 AI가 보내는 건지 궁금한데 가독성이 떨어지고, 정비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윤창의: 미디어오늘이 ‘학교’ 같으면 좋겠다. 저널리즘이 무엇인지 생각할 때 미디어오늘을 찾게 되면 좋겠다. 너무 중립성에 치우치기보다 강하게 비판할 건 비판해주면 좋겠다. 인포그래픽 많이 넣어주면 좋겠고, 정보를 검색할 때 포털 등을 통하기 때문에 헤드라인에 더 신경 쓰면 좋겠다. 

이재진: 1년 동안 고생하셨다는 말씀 다시 드린다. 항상 독자위원분들이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 취재 과정에서 했어야 하는 것들을 쏙쏙 집어주셨다. 지금 주신 제언들로 얼마나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 것이냐에 대해 참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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