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용민 미디어혁신특별위원장이 언론개혁 방향을 놓고 이견을 드러내 그 배경이 주목된다.

4개월 전 징벌적 손해배상제 법안 추진을 하겠다고 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재보선 패배 이후 당내 미디어혁신특위를 중심으로 포털개혁 쪽으로 우선순위를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송영길 대표는 가짜뉴스로 피해를 보는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우선순위로 꼽아 차이를 드러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민심경청 프로젝트 보고회 및 취임 한달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송 대표는 언론개혁 문제를 두고 “정권을 비판하는 언론을 재갈물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선출되지 않은 권력, 언론권력의 남용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언론의 잘못된 가짜뉴스로 한 사람의 사회적 생명이 무너지고, 회사가 망하기도 하고, 특정 업종, 직업군에게 돌이킬 수 없는 명예훼손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언론개혁의 과정에서 언론인들은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개혁의 주체가 돼야 한다”며 “저와 저희 당의 미디어혁신특위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이 간담회를 갖고 편집권 독립과 징벌적 손해배상 요건을 상의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시민과 노동자’를 위한 언론개혁이 되어야 한다는 언론노조의 생각에 깊이 공감한다”며 “한두 번 회의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만남과 토론을 통해 함께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정치인이 발언을 하고 법안을 발의할 때 이 법안과 발언이 내가 야당이 되었을 때, 아니면 여당이 되었을 때도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라며 “항상 돌이켜 보면서 정치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인사청문회 문제점을 두고 여당이 되면 개선을 얘기하지만 야당이 되면 말이 달라진다며 공수처 논란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특정세력을 적폐로 규정하고 이를 타도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여야는 물론 검찰, 언론들의 기득권을 견제와 감시 하에 둠으로써 국민전체의 기본권을 신장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민심경청 프로젝트 보고회 겸 취임 한달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민심경청 프로젝트 보고회 겸 취임 한달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송 대표는 ‘언론개혁의 우선순위가 무엇이라고 보느냐’, ‘김용민 미디어특위위원장은 포털개혁이라고 하면서 포털에서 뉴스제공기능 자체를 없애는 방안도 거론했는데, 이게 여론독과점과 같은 근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의에 “여러 미디어법이 제출돼 있고, 미디어특위에 김용민 최고위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논의과정을 들어보겠다”면서도 “지금까지 많이 논의된 것이 징벌적 손해배상제”라고 선을 그었다.

송 대표는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재갈물리기의 방향이 아니도록 하면서도, 언론이 가진 영향력이나 공적 책임에 비춰볼 때 조금만 체크하면 허위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도, 이미 허위사실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도 악의적으로 최소한의 확인조차 거치지 않고 허위보도를 재생산하고 반복하는 행위는 여야의 문제를 넘어 일반 개인이나 사업하는 분에게도 치명적 타격을 준다”며 “이는 이런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마도 포털 문제는 제가 보고를 들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김용민 최고위원 겸 미디어혁신특위 위원장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미디어특위 과제의 순서를 두고 “현재까지 논의된 바로는 크게 한 네 가지 정도 카테고리를 삼으려 한다”며 “첫 번째가 포털 사이트의 불공정성 문제이고, 두 번째가 허위 조작 정보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세 번째가 언론의 독립성 보장 문제를 과제로 다룰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포털 불공정문제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최근까지 법안이 발의된 예를 보면 알고리즘을 어떻게 공개할 것인가와 같은 알고리즘에 대한 접근 방식이었는데 최근 다시 논의되고 있는 것은 알고리즘 접근의 문제를 넘어서서 포털 사이트에서 기사를 일종의 편집권을 가지고 있는 문제, 이런 방향까지도 종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예 포털 메인에 뉴스 제공하는 것을 구글처럼 더 이상 하지 않도록 하자는 뜻이냐는 김어준 진행자의 질의에 “네”라며 “지금 그런 논의도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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