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난해 지상파 방송광고 집행 규모가 2019년에 비해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미디어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온라인 정부광고 총액은 전년 대비 30% 늘어 처음으로 인쇄 매체의 광고비 규모를 넘어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국회에 보고한 ‘2020 정부광고 집행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정부기관과 공공법인을 포함한 정부의 광고비는 총 1조 893억원 집행됐다. 제일기획이 발표한 국내 광고시장 규모 총광고비 약 12조원의 9.1%에 해당하는 액수다.

정부는 지난해 방송 광고로 3012억 9300만원(1만 5138건)을 지출해 2019년에 비해 그 규모가 12.1% 올랐다. 이중 지상파(KBS·MBC·SBS·EBS) 광고로는 2000억 9300만원(9878건)을 지급하고, 종합편성채널 4사 광고로는 273억 300만원(869건)을 집행했다. 케이블채널엔 608억 400만원(3787건)을 집행했다. 정부는 2019년에 비해 지상파엔 18.5% 더, 종편엔 4% 덜 지급했다.

▲2020년 매체별 정부광고. 그래픽=안혜나 기자
▲2020년 매체별 정부광고 집행 금액. 그래픽=안혜나 기자

정부는 지난해 신문광고로 2256억 5200만원(7만4645건)의 광고비를 지출했다. 전년 대비 4.5% 증가한 수치다. 신문·잡지 등 인쇄 매체 전체에는 2452억 2400만원을 집행했다.

포털·SNS·유튜브 광고 49% 급증, 옥외광고 줄어


정부의 온라인 광고 집행 규모는 총 2531억 6100만원을 기록했다. 2019년 1941억 1800만원에 비해 30.4% 뛴 액수로, 처음으로 인쇄 광고비 총액을 넘어섰다. 정부는 국내 온라인 뉴스미디어에 1378억 6800만원(6만2805건)을, 포털과 SNS, 유튜브를 통해선 1152억 9300만원을 집행했는데, 특히 포털·SNS·유튜브 광고비가 급증해 전년도 778억 1800만원보다 48.5% 늘었다.

정부의 옥외 광고 집행 규모는 1752억 2900만원(2만4491건)을 기록해 2019년(1821억 6100만원·2만3979건)보다 건수는 많았지만 금액은 3.8% 줄었다.

다만 이들 수치로 신문사·방송사·인터넷언론사 등 매체사별 광고 집행 규모를 단정하긴 어려워보인다. 언론재단에 따르면 한 언론사가 여러 미디어 채널(통로)을 보유한 경우 광고는 그때그때 달리 분류된다. 이를테면 신문사의 웹사이트에 게시되는 광고는 광고주 접수 내용에 따라 신문광고로 칠 수도 있고 온라인 광고로 칠 수도 있다.

▲2020년 기관별 정부광고 집행 금액. 그래픽=안혜나 기자
▲2020년 기관별 정부광고 집행 금액. 그래픽=안혜나 기자

43%가 지방행정기관, 증가폭은 국가행정기관 1위


광고를 낸 기관 별로 보면 3058개 정부기관 및 공공법인이 1만 1144개 매체에 광고를 냈다. 

지난해는 거의 모든 정부기관에서 광고집행 건수와 광고료 지출이 증가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시도)와 기초자치단체(시군구)를 비롯한 ‘지방행정기관’이 4630억 5900만원(11만9405건)을 지급해 가장 많은 광고비를 집행했다. 정부광고 가운데 42.5%를 차지하는 액수다. 전년도에 비하면 8.6%(368억 5000만원) 증가한 수치다. 

다음으로 공공기관이 총 3603억 200만원(4만6048건)을 광고비로 집행해 정부광고의 33.1%를 차지했다. 2019년 집행 규모에 비해 14% 올랐다.

이어 정부 부처를 비롯한 국가행정기관이 1589억 2600만원(1만7967건)을 집행했다. 2019년보다 24.3%(310억 8800만원) 오른 수치로 증가폭이 가장 컸다. 전체 정부광고비 가운데선 14.6%를 차지했다. 지방공기업은 411억 9200만원(7104건)을 집행했다. 

언론재단은 정부광고를 내는 기관을 국가행정기관, 지자체를 포함하는 지방행정기관,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특별법인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국가행정기관은 정부 부·처·청·위원회와 부속기관, 지방국체청·관세청·경·검찰청 등 특별지방행정기관을 의미한다.

▲사진=gettyimagesbank
▲사진=gettyimagesbank

지자체는 인쇄광고, 국가행정기관은 방송광고 크게 늘어


전년도(2019년) 수치에 빗대면 기관 별로 차이가 드러난다. 지자체 등 지방행정기관은 인쇄 매체와 온라인 광고 집행 규모가 증가했다. 2019년엔 인쇄매체와 방송매체에 각각 1078억 6600만원, 1073억 6100만원을 집행해 그 규모가 서로 맞먹었지만 지난해엔 인쇄 매체에 1146억 4700만원, 방송매체에 1099억 2300만원을 집행했다. 지방행정기관의 온라인 광고는 2019년 인쇄·방송·옥외광고에 이어 4위 규모(823억 6600만원)였다가 2020년 1052억 9800만원으로 올라 3위를 기록했다.

지방공기업의 경우 2019년 광고비를 방송(82억 5200만원)보다 인쇄 매체(96억 1300만원)에 더 많이 집행했으나, 지난해 방송광고를 111억원으로 크게 늘리면서 인쇄광고(109억 6400만원)와 순위가 뒤집혔다. 

국가행정기관은 2020년 방송 광고에 515억 3800만원을 지출해 전년보다 26.5% 늘렸고, 인쇄 광고에 186억 3000만원을 지출해 전년대비 13.2% 증가했다. 온라인 광고는 2019년 301억 6000만원에서 2020년 420억 1300만원으로 집행 규모를 39.3% 늘려, 전년도에 이어 방송 다음으로 많은 광고비를 지출했다. 옥외 광고비 지출은 2019년 223억 8600만원에서 186억 7400만원으로 줄었다.

한편 국내 총광고비 가운데 정부광고 비중은 해마다 상승세로, 2016년엔 5.2%, 2017년 6.9%, 2018년 7.0%, 2019년엔 8%를 기록했다. 정부광고비는 2016년엔 6353억 3000만원, 2017년엔 7968억 3000만원, 2018년엔 8342억 8400만원, 2019년엔 9711억 9500만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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