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김재호 사장 딸의 하나고 입시 비리와 동아일보 공개채용 입사 비리 의혹을 다룬 MBC ‘PD수첩’에 대해 소송을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동아일보는 MBC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27일 MBC ‘PD수첩’에 “동아일보는 MBC가 ‘이 사건 방송’에서 사실과 다르거나 시청자들을 오도한 내용을 인터넷 홈페이지, 유튜브 플랫폼 등 온라인에서 즉시 삭제하고 그런 내용이 담긴 어떠한 영상도 추가 제작하거나 유포하지 말 것을 MBC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힌 뒤 “동아일보는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해 입은 피해에 대해 MBC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임을 알린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25일 방송된 MBC PD수첩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달 25일 방송된 MBC PD수첩 방송화면 갈무리.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 딸은 지난해 DNA형 동아미디어그룹 채용연계형 인턴기자 공개채용 전형을 통해 신문기자로 입사했다. 이후 김 사장의 딸인 김아무개 기자가 공정하게 입사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동아일보는 SNS상에서 의혹을 제기한 성명불상자 2인을 명예훼손과 모욕 등으로 고소했다. 성명불상의 두 명 중 한 명은 김 사장의 딸과 함께 DNA전형을 함께한 인턴 기자였다.

김 사장의 딸은 자율형 사립고인 하나고등학교도 부정하게 편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이 2015년 김 사장과 김승유 하나고 이사장, 이태준 하나고 교장, 정철화 하나고 교감 등 총 4명을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발했으나, 이듬해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그러나 201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4명을 재차 고발했다. 면접관 2인이 진행한 면접 점수표에 4인의 필적이 있는 걸 발견해서다.

동아일보는 내용증명에서 자사 인턴 기자인지 모르고 고소했는데 MBC가 마치 알고 고소한 것처럼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동아일보사가 마치 신원이 특정된 인턴을 형사 고소한 것처럼 보도하는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시했다. 당사는 동아일보 채용에 대해 악의적 허위 사실을 온라인에 유포한 ‘성명불상자’를 형사 고소했을 뿐 피고소인의 신원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럼에도 귀사는 ‘100년이 넘는 대형 언론사가 28세 사회 초년생을 고소했다’라고 적시하는 등 이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는 일반 시청자들을 오도했다”고 주장했다. 

▲전현직 기자 930명이 넘는 단체 채팅방에서 김재호 사장 딸의 동아일보 기자 입사 비리 의혹을 제기한 노희철씨(가명). 그는 2020년 동아미디어그룹 인턴 기자로 활동했다. 사진=PD수첩 방송화면 갈무리.
▲전현직 기자 930명이 넘는 단체 채팅방에서 김재호 사장 딸의 동아일보 기자 입사 비리 의혹을 제기한 노희철씨(가명). 그는 2020년 동아미디어그룹 인턴 기자로 활동했다. 사진=PD수첩 방송화면 갈무리.

이어 “성명불상의 피고소인은 온라인 오픈채팅방에서 ‘동아 사장 딸은 끼워 넣어서 신문기자에 합격시켰던데요’ ‘(최종면접을) 아빠랑 본 거죠’ ‘특채도 아니고 공채로 해서 들어간 건데 위장이라고 봅니다’ ‘인사팀 할 것 없이 사주에 밉보이면 안 되니 입 다물고 있을 겁니다’ ‘공채가 공채를 위장한 쇼’ 등을 적시하며 당사에 대한 명예훼손과 모욕을 반복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뉴스데스크’가 같은 사안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도해 일반 시청자들을 오도한 것에 대해 정정보도 등을 요구했고, 이 보도에 따른 피해에 대해 귀사에 법적 책임을 묻는 절차가 진행 중임을 ‘이 사건 방송’ 방영 전에 알려드렸음에도 귀사는 여전히 ‘이 사건 방송’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반복해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자신들이 고소한 인턴이 ‘신문기자직 인턴’이었는지 되묻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이 사건 방송’은 피고소인이 당사 CEO 자녀와 같은 전형(신문기자직) 인턴인 것처럼 시청자가 인식하게 보도했는데 피고소인이 신문기자직 인턴이었는지를 묻는다. 2020년도 동아미디어그룹 채용연계형 인턴 선발에서는 신문기자, 방송기자, 매거진기자, 방송PD, 드라마PD, CD 등 총 6개 분야 채용이 진행됐고 각 분야 전형의 평가위원과 평가방식, 인턴 활동 공간 등이 모두 달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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