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가 9일 ‘문재인정부 4년(2020.5~2021.5) 검찰보고서’에서 한동훈 검사-채널A 기자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지난 1년간 주요 검찰 수사 사건 22건 중 하나로 꼽았다. 오병두 사법감시센터 소장(홍익대 법대 교수)은 ‘검사의 검사에 대한 수사’가 많았다는 점이 문재인정부 4년차 검찰 수사 특징이라고 밝힌 뒤 문제는 ‘셀프 수사’가 보여준 난맥상이었다며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언급했다. 

오병두 소장은 이 사건을 가리켜 “검사가 자신의 권한을 악용해 허위사실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내려고 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검찰이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시민의 의구심에 대해 적절한 해명을 하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검찰권 행사의 공정성에 대한 부정적 요소로 남을 만하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이 사건을 “현직 고위직 검사와 기자가 공모해 여권 유력인사를 수사하기 위해 관련자를 협박·회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으로 명명했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해 7월 한동훈 검사에 대해 수사도 기소도 중단하라는 권고 결정을 내렸다. 이후 검찰은 그해 8월 이동재 기자를 강요 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한동훈 검사에 대해서는 기소하지 않았고 공범으로 적시하지도 않았다. 다만 공소장에는 이름이 30여 차례 등장했다. 해고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는 오는 7월16일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디자인=안혜나 기자.
▲디자인=안혜나 기자.

참여연대는 “한동훈 검사-채널A 기자 검언유착 의혹 수사는 단순히 ‘검사의 검사에 대한 수사’라는 점에서만 문제인 것은 아니다”라면서 “형사사법의 정의를 실현하는 국가기관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자신의 권한을 악용해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만들어 내려고 했다는 의혹이 더 주목해야 할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알려진 바대로 한동훈 검사가 개입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특정인의 형사처벌을 통한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것으로 ‘증거조작’의 한 사례가 될 수 있다”고 강하게 우려했다.

참여연대는 검찰보고서에서 이 사건을 가리켜 “검찰과 언론이 유착해 총선을 앞둔 시기에 사건 관계자를 협박, 유명 여권 인사와 신라젠 사태의 연루 의혹을 조작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도 제기되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채널A 자체조사와 검찰 수사결과에 의하면 이동재 채널A 기자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취재요구에 응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한동훈 검사와 여러 차례 연락했고, 한동훈 검사는 이동재 기자에게 “일단 그래도 (이철을) 만나보고 나를 팔아”라고 하는 등 적극적으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3월31일 MBC 보도로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뒤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한동훈 검사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겠다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고했으나, 윤 총장은 이를 제지하고 대신 대검 인권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해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지난해 말 △중앙일보 사주와의 부적절한 만남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들에 대한 불법사찰 책임 등과 더불어 △채널A ‘검언유착’ 사건 감찰을 방해한 책임 △채널A 사건 관련 지휘 감독권을 남용한 책임 △채널A 관련 감찰 정보를 외부에 유출한 책임을 이유로 당시 윤석열 총장에게 정직 2개월 징계처분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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