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떨이 아니냐.”

미국 정부가 제공한 얀센 코로나19 백신을 다룬 9일자 조선일보 기사(12면) 부제목이다. 조선일보 배준용 기자가 썼다.

배 기자는 “미국이 제공한 얀센 코로나 백신 100만명분 유효기간이 대부분 6월23일로, 유효기간이 거의 임박한 물량으로 8일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배 기자는 “미국이 우리나라에 지원한 얀센 백신은 약 101만명분”이라며 “이 중 약 90만명분이 오는 10일부터 20일까지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 등에게 접종된다”고 했다.

▲ 조선일보 9일자 12면.
▲ 조선일보 9일자 12면.

그는 우려도 덧붙였다. ‘일각’에서 “미국이 유효기간이 임박한 백신을 재고 떨이식으로 제공한 것을 우리 정부가 외교적 성과로 과도하게 포장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는 것이다.

배 기자는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효기간 내 백신을 접종하면 안전성과 효과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안전성에 위험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부제목에 ‘재고떨이’를 강조했다. ‘일각’의 여론이 기사를 대표하게 된 것이다.

SNS ‘일각’에는 배 기자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있다. 얀센 백신이 ‘재고떨이’라는 평가를 전한 그가 지난 1일 정작 자신의 페이스북 등에는 “얀센 예약 성공”이라며 질병관리청의 백신 1차 접종 예약 확인 안내 문자를 공유해서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페이스북 이모티콘으로는 ‘감사해요’를 게시했다.

▲ 배준용 조선일보 기자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 배준용 조선일보 기자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방역 당국은 이른바 ‘재고떨이 논란’에 “의학적으로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얀센 백신 유효기간인 23일 전에 접종이 조기 마감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유효기간보다 일주일 빠른 16일에는 접종을 끝낼 방침이다.

배 기자에게 9일 통화와 문자로 두 가지를 물었다. △“미국이 유효기간이 임박한 백신을 재고 떨이식으로 제공한 것을 우리 정부가 외교적 성과로 과도하게 포장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는 ‘일각’이 어디인지 △지난 1일 SNS에 얀센 백신을 예약했다는 소식을 게시한 데 대한 ‘재고떨이라면서 얀센을 맞느냐’는 취지의 비판에 대한 입장이었다.

배 기자는 9일 문자 메시지를 통해 “지금은 조금 바쁘다. 시간이 될 때 답을 드리겠다”고 했고, 10일 통화에서는 “답을 드리지 않기로 했다. 노코멘트하겠다”고 말했다. ‘백신은 오늘(10일) 맞았느냐’는 질문에는 “이제 맞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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