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정치인 이준석의 최대 자산, ‘방송인 이준석’
정치인 이준석의 최대 자산, ‘방송인 이준석’
10년간의 쉼 없는 방송경력, 이슈 장악력 높이고 호감도 높여  
“방송을 정치 활동의 하나로 보고 선전의 장으로 활용해 성공” 
“온-에어만 되면 날아다녔지만…당 대표 안 어울리는 옷 같아”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의 ‘자산’은 그 무엇보다 ‘방송인 이준석’이었다. 2011년 정계에 입문한 이준석 대표는 10년간 쉼 없이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다. 총선에서 연달아 세 번 낙선하는 가운데서도 각종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토론했고, 어느 순간 예능프로그램까지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조직’이 없는 그가 당 대표 선거에서 앞서나간 계기도 결국 ‘미디어의 효과’가 컸다는 평가다. 신지예·이준석이 출연한 지난 5월18일자 MBC ‘100분 토론-젠더 갈등, 어디로 가나’편은 유튜브 채널에서만 조회 수 86만 회를 기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모았다. 

이준석은 2012년 tvN ‘대학토론배틀’ 시즌3에 출연했고, 2013년 tvN ‘더지니어스:게임의법칙’에 출연했다. 다양한 직업군을 대표하는 도전자 13인이 게임을 통해 최후의 1인이 되는 두뇌게임 서바이벌 예능프로그램으로, 김구라·홍진호·이상민 등과 함께 출연했다. 당시 젊은 정치인의 예능 참여는 시청자들에게 매우 색다른 경험으로 남았다. 같은 해에는 tvN ‘SNL코리아’에 출연해 “나도 결혼을 하고 싶다. 관심 있는 사람은 페이스북으로 연락 달라”며 공개구혼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는 진중권도 출연했다. 

▲2013년 'SNL코리아'에 출연한 이준석. ⓒtvN
▲2013년 tvN 'SNL코리아'에 출연한 이준석. ⓒtvN
▲2015년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 출연한 이준석. ⓒJTBC
▲2015년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 출연한 이준석. ⓒJTBC

2015년에는 잘 나가던 JTBC ‘썰전’에 고정패널로 합류하며 강용석 전 의원이 하차한 빈자리를 차지했다. 그는 TV조선 ‘강적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등 각종 시사프로그램부터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tvN ‘더지니어스:그랜드 파이널’ 등 예능프로그램까지 말그대로 ‘종횡무진’했다. 연예인이 고등학생이 되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선 하버드대 출신 이력답게 각종 문제를 막힘없이 풀며 재미를 줬다. 이 같은 그의 방송 경력은 젊은 세대부터 고령 세대까지 인지도·영향력을 높이는데 효과가 컸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진중권 등과 함께 tvN ‘토론대첩-도장깨기’(2018년)에 출연하는 등 누구보다 토론에 ‘강점’을 보였으며, 자신과 같은 또래의 남성을 대변하는데 오래전부터 주력했다. 2019년 여성의 군 복무와 관련해 이준석이 토론자로 출연한 ‘100분토론’은 유튜브 조회수 446만회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2018년에는 KBS ‘오늘밤 김제동’의 ‘이준석×신지예의 잘(못)된 만남’ 패널로 등장해 젠더 이슈에서 일반 남성을 대변하며 날을 세웠다. 이윽고 그는 2019년 ‘맥심’ 8월호 후면 표지모델이 됐다. 정치인으로는 강용석, 표창원, 이철희에 이어 4번째였다.

▲2019년 맥심 8월호 후면 표지.
▲2019년 맥심 8월호 후면 표지.
▲KBS '오늘밤 김제동'에 출연한 이준석(왼쪽)의 모습. ⓒKBS
▲2019년 KBS '오늘밤 김제동'에 출연한 이준석(왼쪽). ⓒKBS

그는 최근까지도 MBC ‘정치인싸’, KBS ‘더라이브’에 고정출연했고 지난 9일에는 JTBC ‘썰전 라이브’, 어제는 KBS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했다. 이준석 대표가 고정패널이었던 방송 프로그램들은 후임자를 찾아 분주한 상황이다. ‘0선’의 정치인 이준석은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각종 지역구·조직행사를 챙기며 인사하러 다니는 대신, 수없이 방송에 출연하며 자신만의 정치영역을 구축했고 그렇게 10년간 쌓인 방송 내공은 각종 당 대표 토론에서 그를 돋보이게 했으며 결국 그를 헌정사상 제1야당 최연소 당 대표로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이준석 대표를 섭외했던 MBC의 한 시사교양 PD는 “이준석은 지난 10년간 정당인이자 방송인이었다. 순발력이 뛰어나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할지 아는 모습이었다. 누군가 문제를 지적하면 반박하지 않고 프레임을 바꿔버리는 식으로 자기 프레임을 가져가는데 탁월했다”면서 “이준석은 방송을 정치 활동의 하나로 보고 선전의 장으로 활용해 성공한 것”이라 평가했다. 

역시 이준석 대표를 섭외했던 KBS의 한 시사교양 PD는 “일단 섭외가 어렵지 않았다. 부르면 나왔다. 그리고 어떤 건에 대해서도 주저함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몸을 사리거나 대답을 회피할 때 이준석은 말이 안 되는 주장이더라도 회피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말을 잘한다. ‘온-에어’만 되면 날아다녔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치인보다 방송꾼이라 생각했다. 그를 통해 진중권을 불렀을 때와 유사한 효과를 기대했다”면서 “오늘 당 대표 연설을 보고 안 어울리는 옷을 입은 것처럼 느껴졌다. 방송인 이준석과 정당 대표 이준석은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그를 당 대표로 이끌었던 강점들이, 독으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대표가 수락연설에 나선 모습. 사진=연합뉴스TV 갈무리
▲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대표가 수락연설에 나선 모습. 사진=연합뉴스TV 갈무리

‘방송인 이준석’은 지금껏 나름의 ‘방송철학’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대표는 2018년 12월 KBS ‘오늘 밤 김제동’에서 시사방송 출연자를 보수·진보로 구분하지 않고 리더·팔로어로 구분한다면서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은 새로운 생각을 여론에 전달하고, 팔로어는 여론에 맞춰 전달한다. 나는 맥없이 출연료 몇 푼 받으려고 팔로어하는 사람들과는 방송 같이 안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옆에 앉아 있던 신지예 당시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을 호평해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그의 태도가 젊은 층의 호감을 얻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7일 이준석 대표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제가 방송하면서 어떤 모습인지 많이 기억하실 것이다. 방송하면서 항상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제 이야기, 제 논리였다”며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옹호하거나, 감싸는 모습만으로 비춰지지 않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자주 못 뵐 수도 있겠지만 대한민국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공약했다. 한편 이준석 신임 당 대표는 11일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가장 먼저 추진할 변화 중 하나로 “토론배틀, 연설대전을 통한 대변인단의 공개경쟁 선발”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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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1-06-11 19:14:02
나는 요즘 미디어 오늘이 국민의힘 홍보신문 같다. 윤석열 기사와 이준석 기사가 몇 개인가. 찾으면 깜짝 놀랄 것이다. 선전/선동을 넘어 세뇌 수준이다.

바람 2021-06-11 17:15:56
극좌 언론이 극우 정치인을 어떻게 보도하고 이용하는지 보라. 미디어 오늘에서 국민의힘 대표 기사만 벌써 3개(오늘 하루)다. 이들에게 정의가 중요할까? 아니면 기사와 이슈로 선전/선동(지금 일본 기자의 연봉순위 최상위권, 일본 국민은 30년 경기침체 동안 연봉이 줄거나 비정규직이 됐다. 그렇다면 일본 기자는 누구를 위해 기사를 썼을까)하는 게 더 중요할까.

바람 2021-06-11 16:52:03
박근혜 시절 위안부 합의를 옹호하고 빨리해야 한다고 썰전에 나와 국민을 선동한 사람. 근데, 선전/선동은 누가 가장 잘할까? 언론에 진실(윤석열 장모의 요양급여 부정수급을 언급하며, 조국 전 장관처럼 매일 집 앞에서 진 치고 기사/사진 찍는 언론은 거의 없다)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이슈(=나와 내 집단의 이익/매출, 일본 기자처럼 자기 연봉만 높이려고 국민을 이용, 일본 30년 경기침체에도 기자 연봉은 최상위권)만 된다면, 악마도 이용하는 게 언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