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신문부수 인증기관 ABC협회가 11일 조선·중앙·동아일보 등의 2021년 유료부수 인증결과를 내놨다. 앞서 ‘부수 공사과정의 총체적 부실’을 지적했던 문화체육관광부의 사무검사 발표와 함께 불거진 ‘부수 조작’ 논란 이후 첫 부수 공사결과다. 

ABC협회는 매년 방송사업을 겸영하거나 주식 또는 지분을 소유한 일간신문 25개사의 연평균 유료부수 인증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보내고 있다. 방통위는 해당 지표를 바탕으로 통합시청점유율을 산정한다. 이에 협회는 지난 2월부터 6월 초까지 일간신문 공사를 진행했다. 주요 신문사 발행부수·유료부수는 지난해 말 직전 부수 공사 결과에 비해 줄어들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이번에도 유료부수 100만 부를 넘기며 94%라는 비현실적인 유가율을 보였다. 

미디어오늘이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ABC협회가 방통위에 제출한 2021년 공사결과를 확인한 결과 조선일보는 발행부수 106만5090부, 유료부수 100만546부로 집계됐다. 동아일보는 발행부수 84만2100부, 유료부수 70만5163부로 뒤를 이었다. 중앙일보는 발행부수 71만1621부, 유료부수 58만2552부였다. 이어 매일경제가 발행부수 70만1708부, 유료부수 55만4669부를 기록했다. 한국경제는 발행부수 50만878부, 유료부수 35만6970부를 나타냈다. 부수 논란의 중심에 있는 조선일보는 ‘국내 유일의 100만 부 신문’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조선·중앙·동아일보. ⓒ미디어오늘
▲조선·중앙·동아일보. ⓒ미디어오늘

지난해 말 ABC협회 부수공사 결과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발행부수 121만2208부, 유료부수 116만2953부였다. 직전 조사 대비 발행부수는 약 15만부, 유료부수는 약 16만부 줄어들었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발행부수 92만5919부, 유료부수 73만3254부로, 직전 조사 대비 발행부수는 약 8만부, 유료부수는 약 3만부 줄었다. 지난해 중앙일보는 발행부수 86만1984부, 유료부수 67만4123부로, 직전 조사 대비 발행부수는 약 15만부, 유료부수는 약 9만부 줄었다. ‘신문 보는 사람이 없는데 부수가 줄지 않는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부수는 대체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이번 조사결과를 그대로 믿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3월 문체부 사무검사에서 조선일보 유가율은 67.24%였으나, 이번 공사에서 조선일보 유가율은 지난해(95.94%)와 유사한 94% 수준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번 공사는 문체부의 제도개선 요구를 반영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존 공사방식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임기만료로 부수인증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상황임에도, ABC협회가 방통위에 제출한 공문에서 “오늘(11일) 인증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공사결과를 인증했다”고 밝혀 절차적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ABC협회.
▲ABC협회.

김의겸 의원은 “문체부 조사 자체를 사실상 거부중인 ABC협회가 유가율 94%라는 부수공사를 도출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ABC 부수공사를 정부 광고 근거 규정에서 배제해야 하며, 방통위는 (해당 지표를) 통합시청점유율 조사 근거 자료로 활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ABC협회 부수 공사 자료가 현재 논란이 많은 상황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는 상태로 제출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이번 공사에서) 인증위원회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 상황이다. 

한편 문체부는 오는 6월30일까지 ABC협회가 표본지국 선정 가이드라인 설정, 이사회 구조 개선 등 권고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ABC 부수공사 결과에 대한 정책적 활용을 중단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김의겸 의원은 “조만간 ABC협회를 무력화하는 정부광고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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