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최초의 30대 제1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의 ‘첫 출근’이 대중 이목을 끌었다. 따릉이를 타고 출근해서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서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까지 서울시 공공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출근했다. 서울 상계동 자택에서 국회의사당역까지는 지하철로 이동했다. 당대표실 관계자는 “이 대표는 평소 따릉이를 애용했다. 당대표 차량은 있으나 운전기사를 아직 구하지 못했다”고 했다.

‘차 대신 자전거’ ‘노타이 차림의 백팩’에 언론 호평이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14일자 사설에서 “넥타이 정장에 비서진을 대동하던 기존의 당대표 모습과 대비됐다”고 평가했다. 세계일보는 “보수정당 대표가 ‘따릉이’를 타고 출근하는 모습으로도 쇄신 주도권을 선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이 대표에 비판적인 한겨레도 14일 사설에 “젊은 당대표의 출현이 작은 부분에서부터 권위와 전통을 깨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반면, 이 장면을 포착한 사진 보도에 “연출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일부 누리꾼들은 “역에서 걸어가면 5분 거리를 따릉이 타고 10분?”, “이준석이는 그렇다 치고 이게 문재인 대통령 G7 보도보다 더 중요한가”라며 ‘기자를 동원한 정치인의 연출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번 첫 출근 촬영은 ‘연출’, ‘동원’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날 이 대표 출근 사진은 조선일보와 한겨레, 단 두 명의 사진기자가 촬영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국회에서의 사진 기자 취재는 ‘공동취재단’을 구성, 소수 기자들이 촬영한다. 이들 기자가 촬영한 사진은 공동취재단에 소속된 기자들에게 공유된다. 대면 접촉을 통한 감염을 예방하면서도 낙종을 막고 효율을 높이는, 일종의 품앗이 같은 제도다.

▲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6월13일 오전 따릉이를 타고 국회의사당역에서 국회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대표실 한 관계자는 “이 대표는 평소에도 따릉이를 애용했으며, 당 대표 차량은 있으나 운전기사를 아직 구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 연합뉴스
▲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6월13일 오전 따릉이를 타고 국회의사당역에서 국회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대표실 한 관계자는 “이 대표는 평소에도 따릉이를 애용했으며, 당 대표 차량은 있으나 운전기사를 아직 구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 연합뉴스

14일자 보도를 보면 조선일보와 한겨레는 실제 현장에서 사진을 찍은 자사 기자들 이름을 바이라인(기사 앞이나 끝에 기자 이름을 적는 것)으로 올렸다. 타 매체들은 ‘사진공동취재단’, ‘국회사진기자단’을 출처로 명시하거나 연합뉴스·뉴시스 등 통신사 사진을 실었다.

일부 매체들은 자사 사진기자 이름을 바이라인에 올렸는데, 매체마다 공동취재단 사진을 표기하는 방식이 상이하다. 자사 기자가 현장에 없어도 ‘공동취재단’에 소속돼 있다면 자사 기자 이름을 적는 매체도 있다.

이 대표가 ‘따릉이’를 타고 온다는 소식은 도착 직전 기자들에게 전해졌다고 한다. 당초 한겨레·조선일보 소속인 두 사람은 국회 현관(전면)과 민원실(후면)로 나뉘어 대기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이 대표 도착 몇 분 전 국민의힘 당대표실 측으로부터 ‘이 대표는 민원실 쪽으로, 차량이 아닌 자전거를 타고 올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리나케 자전거 주차장 쪽으로 이동했다고 전해졌다.

현장 사진을 촬영한 김봉규 한겨레 선임기자는 “당대표실 관계자들도 도착이 임박해서야 급히 민원실 쪽 자전거 주차장으로 이동해 대기했다. 당대표실이 일정 처음부터 기자들에게 ‘자전거 출근’을 공지하거나 조율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 대표 측과 기자들의 ‘약속 대련’은 아니었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당대표) 차량이 제공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써야 할지) 고민”이라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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