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야권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이 최근 개설한 기자들 단체채팅방에서 기자들에게 “후배”라고 발언해 논란이다. 이 대변인은 지난주까지 조선일보 논설위원 신분이었다. 취재원과 기자의 관계가 아니라 여전히 기자 선후배 관계로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중앙일보 기자에게 간사를 맡아달라고 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현재 윤 전 총장의 두 대변인이 조선과 동아일보 출신인데 기자방 간사를 중앙일보로 지정하면서 타 매체들이 반감이 커진다는 내용이다. 해당 중앙일보 기자는 간사 지정을 사전에 논의나 언질을 받은 바 없고 자신은 간사 부탁 요청에 답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지난 14일 윤 전 총장 메시지와 일정 등을 공지하는 풀(pool)방을 만들어 기자들을 초대했다. 그는 “그동안 신경 안 써도 되는 일로 귀찮게 해드렸다고 들었다”며 “앞으로는 최대한 pool 체제 유지해 후배분들 귀찮게 하도록 하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 윤석열 캠프 기자방에 이동훈 대변인이 올린 글
▲ 윤석열 캠프 기자방에 이동훈 대변인이 올린 글

 

대변인 선임 전에는 정치부 기자들은 공식 소통 창구가 없어 여기저기 측근들을 접촉해 취재했고, 이에 측근 발로 나오는 메시지 관리가 안 돼 윤 전 총장 측도 난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이 최근 조선일보 출신 이동훈 대변인과 동아일보 법조팀장 출신 이상록 대변인을 선임하면서 소통 창구를 단일화했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기자들을 ‘후배’라고 지칭한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변인으로 갔으면 취재원인데 여전히 자신을 ‘논설위원’, ‘기자 선배’로 인식한 것 아니냐는 뜻이다. 정치부 기자과 정치권 인사들 사이에서 서로 ‘선배’, ‘후배’로 부르는 일각의 취재관습이 이어진 측면도 있다. 호칭이 관계를 규정하는데 호칭에서부터 거리감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하루이틀의 문제는 아니다.

또한 이날 이 대변인은 “이방 간사는 중앙일보 A기자님이 맡아달라”고 공지했다. 

대변인이 직접 소통해도 되는데 기자들 풀방에 간사를 따로 두고 수직구조를 만드는 것은 이례적이다. 윤 전 총장 기자방에 있는 한 기자는 “뭘 취합하거나 정리할 때 간사를 통하겠다는 꼰대 마인드”라며 “조선 출신 이동훈 대변인, 동아 출신 이상록 대변인, 거기에 중앙일보 간사로 (윤 전 총장을) 대놓고 띄워주겠다는 분위기 아니겠나. 타 매체들 반감이 크다”고 비판했다. 

▲ 윤석열 캠프 이동훈 대변인. 사진=조선일보 유튜브
▲ 윤석열 캠프 이동훈 대변인. 사진=조선일보 유튜브

 

이 대변인은 1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후배’ 표현에 대해 “화법을 잘 몰랐다”며 “앞으로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A기자를 잘 아는 사이냐는 질문에 “국회 출입하는 후배니까”라며 “큰 의미는 없고 (기자방) 만드는 법을 몰라서 물어본 차원”이라고 말했다.

간사로 지정된 A기자는 이 대변인의 일방적인 공지라고 했다. 

A기자는 이날 미디어오늘에 “이 대변인과는 14일 오전 첫 통화를 했고 이전에 알던 사이가 아니다”라며 “통화 도중 이 대변인이 공보를 위해 기자들 단체방을 운영하려고 하는데 기자들을 잘 모르니 기자 초대와 단체방 개설 사실을 알려달라고 부탁해 국회 야당 출입기자들에게 소식을 전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단체방에서 이 대변인이 본인을 간사로 지정한 것에 대한 사전 상의나 언질은 전혀 없었다”며 “이 대변인의 간사 지정에 대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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