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과 스포츠서울지부가 24일 스포츠서울 정리해고 강행을 주도한 대주주 김상혁 서울STV 회장 자택을 찾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로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언론노조와 스포츠서울지부는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김상혁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자라는 사람이 회사 경영을 파탄내고도 나몰라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노조는 언론사 사주로서 책무를 저버리고 노조탄압과 부당해고를 단행한 김상혁 회장에게 준엄한 법의 심판이 내려질 때까지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언론노조와 스포츠서울지부는 24일 오전 서울 삼성동 김상혁 회장 자택 앞에서 정리해고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언론노조
▲언론노조와 스포츠서울지부는 24일 오전 서울 삼성동 김상혁 서울STV 회장 자택 앞에서 정리해고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언론노조

황철훈 스포츠서울지부장은 김 회장을 향한 발언에서 “정리해고도 도가 있다”며 “회장이 행한 정리해고는 회사를 살리는 위함이 아니다. 마치 체중을 줄이기 위해 사지를 잘라내고 장기를 들어내는 사실상 해사 행위”라고 했다. 황 지부장은 “회장이 스포츠서울을 인수하고 겨우 1년 만에 3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전체 인원의 35%“라며 “인수 당시 5년 고용보장 약속하지 않았나. 벌써 까먹었느냐”고 물었다.

김용일 부지부장은 “저는 정리해고 14명이 적힌 명단에 없었다. 그런 구성원들이 살았다며 이 회사에 충성을 바치리라 생각하느냐”며 “사측도 해고 사유를 명확하게 밝히지 못한다. 이는 곧 해고나 이와 유사한 칼날이 언제든 남은 구성원을 향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김 부지부장은 “정리해고자는 각 부서에서 핵심적인 일을 맡은 부서장과 차장이 대다수다. 인재들이 어둠의 터널에 갇힌 기분에 회사를 떠나려고 하는 마당에 회사의 성장동력을 스스로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강남 한복판에 수십억 아파트에서 떵떵거리며 사는 대주주가 무려 언론인 14명을 길바닥으로 하루아침에 내몰았다. 한데도 해고 노동자들은 회사를 걱정하며 돈도 받지 않고 일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김 회장이 대화 테이블에 복귀하지 않고 정리해고 철회에 나서지 않는다면 언론노동자의 이름을 걸고 끝까지 따라가 단죄하겠다”고 말했다. 스포츠서울 구성원들은 17일 정리해고 이후 현재까지 출근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언론노조 스포츠서울지부 황철훈 지부장과 김용일 부지부장이 24일 열린 김상혁 스포츠서울 대주주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언론노조
▲언론노조 스포츠서울지부 황철훈 지부장과 김용일 부지부장이 24일 열린 김상혁 스포츠서울 대주주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언론노조
▲언론노조와 스포츠서울지부는 24일 오전 서울 삼성동 김상혁 회장 자택 앞에서 정리해고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언론노조
▲언론노조와 스포츠서울지부는 24일 오전 서울 삼성동 김상혁 서울STV 회장 자택 앞에서 정리해고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언론노조

스포츠서울은 지난 17일 14명 직원에 대해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해고자에는 고진현 현 편집국장과 황철훈 현 언론노조 스포츠서울지부장, 박효실 전 지부장(현 디지털콘텐츠부장) 등이 포함됐다. 14명 가운데 12명이 편집국 소속이고 기자는 11명이다. 해고자 중 12명이 언론노조 조합원이다. 현재 스포츠서울 편집국 인원은 퇴사와 계약연장이 거부된 비정규직 인원을 합산해 지난달 말 48명에서 현재 25명으로 줄었다.

언론노조 스포츠서울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정리해고에 대해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서를 접수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언론노조 스포츠서울지부 조합원과 개별 면담하면서 ‘정리해고를 돕고 노조를 탈퇴하라’고 종용해 지난 14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바 있다. 지부는 또 해고자 14명 중 12명이 언론노조 조합원으로 이번 해고가 노조원을 겨냥한 부당해고로 보고 있다.

한편 한국기자협회 서울사 지회장들도 24일 ‘2021 서울사 지회장 간담회’를 열고 공동으로 스포츠서울 정리해고사태에 경영진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채택한 결의문에서 “스포츠서울 경영진이 구성원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동료 기자들을 아무 대책도 없이 해고한 이 사태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경영진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한다. 구성원들의 자구책에 귀를 기울이고 즉각 대화와 협상에 나서라”고 밝혔다. 이어 “언론 경영은 일반 기업과 다르게 소명의식이 없으면 할 수 없다. 경영진은 이 점을 명심하고 향후 경영과 편집권에 대해 구성원들과 항시 소통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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