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사퇴를 하겠다고 밝히고,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출마선언을 하는 등 내년 3월 대선을 향한 일정이 본격 시작된다. 윤 전 총장이 출마 전부터 X파일이 언급되고 대변인이 사퇴하는 모습을 보이자, 언론은 ‘대안’이라는 표현을 쓰며 최재형 감사원장에 주목을 보였다.

또한 두 야권 대선 기대주가 모두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라는 점을 공통점으로 꼽았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서 대선 기대주를 키우지 못한 상황이라고 봤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하고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출사표를 낸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28일부터 30일까지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다음달 8일까지 예비경선 선거전, 9일부터 11일까지 국민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50 대 50 비율로 하는 선거를 진행, 상위 6인에게 본경선 기회를 부여한다.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김두관 의원, 박용진 의원, 이광재 의원, 최문순 강원지사, 양승조 충남지사 등이 등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종합일간지는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는 월요일 1면에 이 소식을 다뤘다. 다음은 대선 레이스 시작과 관련한 주요 종합일간지 1면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예비 등록·출마선언…여야 ‘대선 슈퍼위크’”
국민일보 “윤석열·이재명 출격… 대선 슈퍼위크 개막”
동아일보 “최재형 ‘오늘 감사원장 사퇴’ 마음 굳혀”
서울신문 “대선 ‘골든 위크’”
세계일보 “링 위 오르는 주자들… 대선 레이스 윤곽”
조선일보 1면에 대선 관련 기사 없음
중앙일보 “이재명 1일 출마 선언, 최재형은 오늘 사퇴…대선 레이스 본격화”
한겨레 “이번 주 ‘톱2’ 출마 선언…대선판 달군다”
한국일보 1면에 대선 관련 기사 없음

▲28일 한겨레 1면.
▲28일 한겨레 1면.

출마 선언 전부터 ‘윤석렬 X파일’ 등이 언급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이 사퇴를 하는 등 모습이 보이자 신문들은 윤 전 총장이 이런 공세를 돌파하는 모습에 지지율이 흔들릴 것이라 봤다.

세계일보는 1면 기사에서 “본격 검증대에 오른 윤 전 총장이 각계 현안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X파일’ 등 일각의 공세를 돌파하는 리더십을 얼마나 보여주느냐에 따라 지지율이 흔들릴 수 있다”며 “그 지지율 추이에 따라 국민의힘 입당 시기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고 썼다. 4면에서도 최재형 감사원장을 윤석열 전 총장의 경쟁자로 그렸다. 

▲28일 세계일보 4면.
▲28일 세계일보 4면.

윤 전 총장에 대한 이러한 경향은 또 다른 야권 대선 주자인 최재형 감사원장의 사퇴에 관심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겨레는 최재형 감사원장을 언급하며 윤 전 총장에 대한 ‘대안’이라는 단어를 쓰기도 했다. 한겨레는 1면에서 “한겨레 윤 전 총장을 둘러싼 X파일 논란으로 도덕성 리스크가 커지는 사이, ‘대안’으로 급부상한 최재형 원장은 28일께 사의를 표할 것으로 전해졌다”고 전했다.

다른 신문들도 1면 기사에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분량이 많았다. 특히 28일 사퇴를 알리면서다.

▲28일 중앙일보 5면.
▲28일 중앙일보 5면.

국민일보는 1면 기사에서 “야권의 대안 후보로 급부상한 최재형 감사원장은 28일 사퇴하면서 감사원의 중립성·독립성 훼손 문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 등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 원장이 당장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지는 않겠지만 사퇴만으로도 사실상 링에 오르는 셈이다. 최 원장이 ‘분권형 개헌’ 카드를 고리로 세력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최재형 감사원장에 우호적인 1면 기사에 이어 5면으로 내보냈다. 중앙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야권에선 청렴하고 강직한 이미지를 최 원장의 강점으로 꼽는다”며 “처가를 둘러싼 의혹 등 네거티브 대응에 힘을 쏟지 않을 수 없는 윤 전 총장과 달리 도덕성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최 원장이 정치 보폭을 더 넓게 가져갈 것이란 전망도 있다”고 윤 전 총장과 비교했다.

이어 “한국전쟁 대한해협해전에 참전한 전쟁 영웅 부친 등 가족사도 최 원장에겐 플러스 요소다”라며 “하지만 정치적 독립성을 근간으로 하는 감사원장직 사퇴 후 정치에 뛰어드는 것에 대한 중립성 논란이나 대중적 지지 여부 등은 최 원장에게 따라붙는 물음표”라고 짚었다.

“이들을 야권 대선 기대주로 만든 기반은 문 대통령”

국민의힘에서 키운 후보들이 대선에서 뚜렷한 두각을 내지 못하고, 문재인 정부에서 지명한 인사들이 야권의 대표 대선 주자가 된 점을 언론은 주목했다.

한겨레 1면은 “윤 전 총장과 최 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고위 공직자였고, 자신을 임명한 정부와 이견을 노출하며 정치 활동의 동력을 얻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현직에 있다가 정치 참여를 결심하고 사실상 대선 가도로 직행한 점 때문에 중립성 시비가 거세다. 이를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두 사람에게 놓인 과제”라고 짚었다.

조선일보는 1면이나 사설에 대선 레이스와 관련한 기사나 사설을 배치하지 않았다. 1면 기사에서 윤석렬 전 총장과 비교하며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해 분량을 할애한 중앙일보와 다른 모습이다. 6면 정치면에 실은 대선 레이스와 관련한 기사도 건조하게 다뤘다.

이날 조선일보에서 대선 레이스와 관련해 읽어볼만 한 글은 자체 기사나 사설이 아닌 외부 칼럼이 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의 “산업화·민주화 세력 모두 구시대… 옛날식 보수·진보, 수명 다했다”라는 정기기고다.

▲28일 조선일보 34면.
▲28일 조선일보 34면.

이 글은 “이전 대선과 비교할 때 올해 유독 흥미로운 점은 야권에서 윤석열 전 총장이나 최재형 원장과 같은 당 외부 인사가 주요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라며 “아직까지는 국민의힘 당내 인물에 대한 기대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 인기 1위인 윤석열은 말할 것도 없고, 명시적으로 정치 참여에 대한 입장조차 밝히지 않은 최재형에게도 밀리고 있다”고 썼다.

이어 “어쩌면 이들을 주목하게 된 더 중요한 이유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보다 당장 문 대통령과 ‘다툴 만한’ 인물로 보였기 때문일지 모른다”며 “결국 이들을 야권의 대선 기대주로 만든 기반은 문 대통령”이라고 짚었다.

강 교수는 “야당이 권력을 되찾아오고 싶다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이나 부정에서 만족감을 찾을 것이 아니라, 아예 그것을 송두리째 넘어설 수 있는 시대적 새로움을 갖추는 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사의 표명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김기표(49·사법연수원 30기)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27일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를 수용했다. 그는 지난 3월 31일 임명됐다.

사퇴 배경은 지난 25일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가 관보에 게재되면서부터다. 김 비서관은 총 39억 20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고 부동산이 91억 2000만원, 금융 채무가 56억 2000만원에 달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 빚투’ 논란이 일었다. 변호사 시절 2017년 매입한 4900만원 상당의 경기 광주 송정동 임야는 도로가 연결돼 있지 않은 맹지이지만, 송정지구 개발로 신축 중인 아파트·빌라 단지와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28일 조선일보 1면.
▲28일 조선일보 1면.

서울신문은 1면에 “정부의 부동산 부패 청산 드라이브 속에 반부패비서관이 투기 의혹에 휘말리자 민심이 들끓고 여권에서조차 우려가 커지면서 속전속결로 정리한 모양새지만, ‘부동산 내로남불’ 프레임 재소환과 부실 인사검증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 역시 이 이슈를 1면 탑기사로 배치하고 사설 “文 정권 司正 라인은 범죄·부패·투기 집단”에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중앙일보 역시 이를 1면에 배치, 사설 “구멍 뚫린 청와대 인사 검증, 계속 이대로 둘 건가”에서 “공직자라기보다 부동산 전문 투자자로 보일 정도여서 많은 국민이 혀를 차는 상황”, “더구나 반부패비서관은 부동산 투기를 포함한 공직자 부패를 막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신설한 자리”라며 비판했다.

한겨레도 사설 “또 ‘인사 검증 부실’ 드러낸 김기표 비서관 사퇴”에서 “인사 검증 과정에서 이를 걸러내지 못한 점을 청와대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청와대가 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관련 도덕성 잣대를 아직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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