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가 사실상 아시아경제 최대 주주에 올랐다. 사모펀드가 국내 언론 최대 주주에 오른 첫 사례다. 이에 아시아경제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언론 정체성’을 잃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키스톤PE, BW 행사 시 최대 주주 오른다

키스톤PE는 20일 자신들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키스톤다이내믹제5호투자목적회사’가 KMH 관계사 레저플러스에서 보유 중이던 아시아경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키스톤PE가 해당 BW를 행사할 경우 아시아경제 주식 651만1627주로 전환된다. 기존 아시아경제 주식 18%를 보유 중이던 키스톤PE는 BW 전환 시 40.1%의 지분을 확보, 최대 주주였던 KMH(27.35%)의 지분율을 넘겨 최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아시아경제 로고 사진=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로고. 사진=아시아경제 홈페이지 갈무리

눈길을 끄는 점은 사모펀드가 사실상 유력 언론사 최대 주주가 됐다는 점이다. 사모펀드는 존재 이유 자체가 투자자들의 자금 운용을 위해서다. 다시 말해 이윤 추구가 목적이다. 이에 키스톤PE가 아시아경제를 ‘언론’으로 바라보는 시각보다 ‘상품’으로 바라보고 경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키스톤PE는 지난해부터 아시아경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같은 해 9월 약 500억원을 들여 아시아경제 최대 주주인 KMH 주식 568만1139주(지분율 25%)를 인수하면서 2대 주주에 올랐다. 키스톤PE 측은 지분을 인수하며 ‘단순 투자’라고 밝히면서도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54조 1항(이사·감사 선임·배당 결정·자본금 변경 등)을 비롯, 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에 따라 회사 경영 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각을 위한 경영 나서지 않을지 우려”

KMH 2대 주주에 올랐던 키스톤PE는 지난달 직접 아시아경제 지분 인수에 나서며 언론사 경영에 뛰어들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이번 인수 직전에 갖고 있던 지분 18%는 지난달 28일 232억원을 들여 매입한 것이다.

아시아경제 노동조합 측은 사모펀드가 직접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된 이상 ‘편집권 독립’ 침해를 넘어 매각만을 위한 경영이 이뤄지지 않도록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서울 중구 아시아경제 사옥. 사진=아시아경제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 중구 아시아경제 사옥. 사진=아시아경제 홈페이지 갈무리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아시아경제 노조 관계자는 “경영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통상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사모펀드에 대해 우리가 갖게 되는 인식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결국 언론기업”이라며 “언론은 자본 논리로만 설명할 수 없는 가치와 요소들이 있는데 그러한 가치들이 훼손되지 않을지에 우려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조직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사모펀드가 최대 주주로 들어선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매각만을 위한 경영 나서지 않을지 키스톤PE 측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며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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