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생중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논란은 지난 2008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과거 있었던 논란도 재조명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일보는 MBC의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회식 중계화면을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화면으로 착각해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지난 24일 오후 6시37분 “아프리카 가나서 웬 예수 기적? MBC 올림픽 중계 사고”라는 제목의 온라인용 기사를 송출했다.

국민일보는 “MBC는 23일 열린 2020 도쿄하계올림픽 개회식 생중계 과정에서 마흔 번째로 입장한 아프리카 가나를 ‘예수가 최초로 기적을 행한 곳’으로 잘못 소개하면서 구설에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캡처된 MBC 화면을 기사 사진으로 올렸다.

그러나 국민일보가 보도한 내용과 사진은 베이징올림픽 당시의 MBC 중계화면이다. 관중석도 가득 차 있는 모습으로 도쿄올림픽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사진만으로도 느껴진다. 코로나19로 인해 도쿄올림픽은 무관중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 24일 국민일보가 송출한 온라인용 기사 “아프리카 가나서 웬 예수 기적? MBC 올림픽 중계 사고” 일부. 사진=국민일보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24일 국민일보가 송출한 온라인용 기사 “아프리카 가나서 웬 예수 기적? MBC 올림픽 중계 사고” 일부. 사진=국민일보 홈페이지 갈무리

2008년 당시 MBC는 아프리카 가나와 이스라엘 북부 가나지역을 헷갈리며 이러한 설명을 붙였다. 예수가 물을 포도주로 만드는, 이른바 ‘첫 기적’을 행한 ‘가나의 혼인 잔치’는 아프리카 가나가 아닌 이스라엘 북부의 가나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 같은 중계화면을 두고 MBC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 제재에 해당하는 ‘주의’를 받았다. MBC는 이밖에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을 중계하며 참가국 케이맨제도를 ‘역외펀드를 설립하는 조세회피지로 유명’로 설명하고 중앙아프리카 국가 차드에 대해선 ‘아프리카의 죽은 심장’이라고 소개했다. 또 아프리카 국가 수단은 ‘오랜 내전 등으로 불안정’, 짐바브웨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이라고 설명했다. 

MBC가 이번 도쿄올림픽 중계에서 유사한 실수를 반복하자 많은 언론은 2008년 사례까지 언급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일보는 베이징올림픽 당시 사례를 도쿄올림픽 사례로 보도한 것.

국민일보 기사는 온라인용 기사로 별도의 데스킹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국민일보 편집국 소속이 아닌 종교국 소속 기자가 작성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던 국민일보는 종합일간지 역할을 편집국이 종교지 역할을 종교국이 담당하고 있다.

기사를 보도했던 A기자는 “평소 알고 지내던 믿을 만한 취재원이 사진을 보내줘 기사를 작성했다. 면밀히 살피지 못해 죄송하다”며 “기사가 나간 뒤 사실관계가 틀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3분 정도 만에 바로 삭제조치 됐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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