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에 오리지널 콘텐츠로 공급할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제작 역량과 수익성 강화를 위한 플랫폼 다각화가 장기적으로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도 관심이다.

MBC가 넷플릭스와 계약을 추진 중인 다큐멘터리는 시사교양 분야로, 내년을 목표 삼아 제작되고 있다. 한때 시사교양 명가로 꼽혔던 MBC가 넷플릭스라는 외부 플랫폼에 다큐 콘텐츠를 판매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MBC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은 지난달 알려진 김태호 PD의 ‘먹보와 털보’에 이어 두 번째다.

다큐멘터리 제작은 MBC의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 스튜디오인 ‘D.크리에이티브스튜디오’에서 담당하고 있다. 처음에 시사교양본부에서 기획했던 다큐멘터리가 유통 방식 논의 등이 확장되면서 스튜디오 프로젝트로 확장됐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본사 사옥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본사 사옥

D.스튜디오 관계자는 8일 통화에서 “OTT 등 플랫폼 다양화는 소재나 다양성 측면에서 제작진에게 기회일 수 있다”며 “다양한 기획을 하고 그 기획에 맞는 플랫폼을 찾고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상파 TV에서 경쟁력 있는 콘텐츠와 디지털에 특화된 콘텐츠는 제작하는 방식이나 세계관, 스토리텔링이 모두 다르다. 디지털 콘텐츠는 공급하는 순간 글로벌 타깃”이라며 “기존 유튜브 채널만 시도했을 때에 비해 ‘하이엔드’나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작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고, 그 플랫폼 별로 최적화된 이야기 형태를 찾을 수 있다”고 의미를 짚었다.

이어서 그는 “여러 연차의 제작진이 자신이 속한 세계의 이야기를 하거나 트렌디한 플랫폼에 맞는 타깃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를 흡수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두 가지를 다 경험한다는 건 전체 MBC 역량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영진으로서는 수익다각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지난 6일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박성제 MBC 사장은 “OTT (콘텐츠) 판매를 통해 제작비를 줄이고 수익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다만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따르고 있다. 당시 ‘PD저널’ 보도에 따르면 업무보고를 들은 박선아 이사가 “MBC가 공영성을 위해 어떤 고민하셨는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했다고 전해진다. MBC로서는 제작 역량 강화와 수익 다각화, 공영성을 모두 놓치지 않을 해법이 필요한 것이다.

MBC 관계자는 “경영진 고민에선 TV광고가 정체되어있으니 유통을 확장함으로써 돌파구를 찾는 형태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MBC의 과제이기에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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