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의혹에 대응하기 위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긴급 기자회견이 화를 부른 모습이다. 윤 후보는 메이저‧마이너 언론, 인터넷 매체라는 표현을 쓰며 거대 언론사 이외 언론을 비하했다.

이 같은 윤 후보 발언에 같은 당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그의 ‘언론관’에 우려를 표하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불거진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민중의소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불거진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민중의소리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후보가 자신에 대한 의혹 해명하면서 언론을 메이저와 마이너로 갈라치기 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의 ‘언론통제법’(언론중재법 개정안)만큼 위험한 사고방식”이라고 적었다.

이어 “메이저든 마이너든 모든 언론은 어떤 사안에 대해 취재하고 보도하고 의혹을 제기할 자유가 있다”며 “그런데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가 부당하다고 해서 왜 마이너 언론에 제보했냐는 식의 문제 제기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윤 후보는 자신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언론들에 사과하길 바란다”며 “또 이번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와 당당하게 인터뷰를 해서 정면 돌파하라. 그것이 국민들이 윤석열 후보에게 바라는 리더다운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해명을 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의혹을 제기한 뉴스타파와 뉴스버스 등을 비판했다.

윤 후보는 “앞으로 정치공작을 하려면 잘 준비해서 하고, 인터넷 매체에 하지 말라”라며 “국민들이 다 아는 메이저 언론을 통해 (의원들은) 면책 특권 뒤에 숨지 말고 제소자 들먹이지 말고, 문제를 제기할래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하태경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하태경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이어 “어디 인터넷 매체가 한번 보도하면 정당의 전현직 대표, 의원, 위원장이 벌떼처럼 나서서 떠든다”며 “치사하게 숨어서 의혹 제기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뉴스버스는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이던 지난해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총선을 앞두고 김웅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에게 여권 인사를 겨냥한 고발장을 건넸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경찰 자료를 입수해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보도했다. 

윤 후보는 의혹 보도 자체를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보도한 언론에 대해서도 메이저 언론이 아닌 마이너 언론에 불과하다는 뉘앙스로 발언을 이어갔다. 마이너 언론이라면 비판 보도를 할 수 없다는 논리다.

윤 후보는 구체적인 언론사들을 언급하며 자신이 규정하고 있는 메이저 언론을 말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메이저 언론이 아니면 의혹 제기 보도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국민들이 잘 알지 못하는 곳에 들어가 던져 놓고 따라가지 말고 독자 많은 KBS나 MBC에서 바로 시작하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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