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정치공작을 하더라도 인터넷매체가 아닌 제대로된 메이저언론을 통해 하라’고 주장하자 해당 인터넷매체인 뉴스버스의 발행인과 뉴스타파 기자 등이 반박에 나섰다.

윤 예비후보는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정치공작을 하려면 국민이 다 아는 메이저 언론이 해야 한다”, “제대로 된 언론이 해야 한다”, “차라리 뉴스를 독자가 많은데서 시작하는게 좋은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진동 뉴스버스 발행인 겸 대표기자는 9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인터넷 매체가 합리적인 의혹제기를 한 것이고, 의혹제기 이전에 사실관계를 증거자료까지 제시해서 충분히 제기할 만한 것을 제기했지 않느냐”며 “작은 인테넷매체이고, 생긴지 얼만안된다고 해서 정치공작이라고 하느냐. 그리고 인터넷 매체에서 의혹제기를 하면 정치공작이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발행인은 “그걸 정치공작을 규정하는 것 자체가 말이 모순되고 안 맞다”며 “인터넷매체가 정치공작하는 곳이냐”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정기간행물로 등록한 인터넷 신문”이라며 “빌 클린넷과 르윈스키 보도한 드러지리포트는 1인 미디어 아니겠느냐”고 반박했다.

이 발행인은 이날 아침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연결에서도 윤석열 예비후보의 언론인식을 두고 “1인 미디어 같은 경우 언론으로 보지 않는 그런 언론관”이라며 “윤 후보가 메이저 언론이라고 지칭한 데가 사실 어딘지 모르겠다. 그런데 소수나 작은 곳에 대해서는 아예 무시해버리는 매우 기득권적인 편향된 언론관”이라고 비판했다.

이 발행인은 윤 예비후보의 ‘괴문서’ 주장에 △텔레그램 메신저의 ‘손준성 보냄’을 통해서 작성 전달한 사람이 검사로 추정되고 △손준성 이름이 당시 수사정보정책관 한 명뿐이며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전달했을 수 있다며 부인하지 않은 상태일 뿐 아니라 △4월8일 고발장, 8월 최강욱 의원 고발장 판박이처럼 일치하는 것이 우연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을 들었다.

이 발행인은 또 “텔레그램 대화를 캡처한 제보자가 지금 특정돼 있고, 텔레그램 전달할 때 사용한 휴대폰도 대검에 제출된 상태”라며 “그런데 이걸(우리 보도를) 괴문서로 주장할 수 있는지 윤 후보가 검사 때로 돌아가서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공익신고자 결정권한은 국민권익위원회밖에 없다는 주장을 두고 이 발행인은 “2019년 국민권익위가 발간한 공익신고자보호법 전문해설서를 보면 ‘공익신고자가 어느 공익신고 기관을 선택하여…법이 정하고 있는 동일한 수준의 보상 보호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나온다”며 “권익위만 공익신고자 인정하는 권한이 있다면 공익신고 기관이 공익신고자 인정을 위해 권익위에 이첩을 해야 하는데, 이런 조항이 법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진동 뉴스버스 발행인이 지난 8일 뉴스토마토 노영희의 뉴스인사이다에 출연해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영상 갈무리
▲이진동 뉴스버스 발행인이 지난 8일 뉴스토마토 노영희의 뉴스인사이다에 출연해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영상 갈무리

윤석열 예비후보에 의해 역시 정치공작 인터넷언론으로 지목된 뉴스타파 기자도 반박에 나섰다. 윤 예비후보는 자신의 부인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뉴스타파 보도에 ‘주가 변동도 없고, 연루됐는지는 금방 조사를 끝낼 수 있는 사안’이라며 부인하는 취지의 반론을 폈다.

정치공작을 하려면 제대로 된 메이저언론을 통해 하라는 주장을 두고 심인보 뉴스타파 3팀장은 9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언론의 취재와 보도가 정치공작과 연관되어 있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 놀랍다”며 “특히 자신의 가족 관련 취재보도가 정치공작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심 팀장은 “뉴스타파 취재는 전혀 정치적 배경을 갖고 있지 않다”며 “취재배경과 경위는 여러차례 밝혀왔는데, 거기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사 재직 시절, 기자들과 특수관계로 거래관계를 통해 기사가 생산되는 모습을 봐왔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정치공작에 해당되는 일을 본인이 해으니 언론의 취재 보도에 대해 그 정도 인식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누누이 말하지만 언론의 취재보도에 사실관계에 대한 해명과 반박부터 해줬으면 좋겠다”며 “(보도 이전에) 반론권을 주고, 반론 요청할 땐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보도가 되고나서 시끄러워지면 정치공작 프레임으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뭉게려는 태도는 검사로서는 어떨지 몰라도 정치인으로서는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뉴스타파 주가 조작 보도를 부인한 윤 예비후보의 전날 기자회견 발언을 두고 심 팀장은 “취재 내용에 검찰이 수사를 계속하고 있고, 금감원이 금융조회를 한 뒤 수사를 반부패부로 바꿨다”며 “혐의가 어느정도 잡아서가 아닌가 짐작된다”고 말했다.

▲심인보 뉴스타파 3팀장이 지난해 5월 YTN 방송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심인보 페이스북
▲심인보 뉴스타파 3팀장이 지난해 5월 YTN 방송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심인보 페이스북

윤 후보 부인의 의혹을 제기한 이유를 두고 심 팀장은 “김건희씨 사생활 영역은 당연히 해명할 필요에 있지 않지만,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은 범죄사건이므로 거기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본인이 충분히 밝혀줘야 한다”며 “시점도 내사보고서 작성이나 윤 후보의 장모 사건은 결혼 후에 일어난 것도 있기 때문에 윤 후보의 검사시절 후광이 없었다면 두 모녀에 검찰권이 유리하게 작동할 수 있었는지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에서 검증보도의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문제의 고발장에 피고발인으로 지목된 것을 두고 심인보 팀장은 “검찰이 사주한 것이 사실이고, 실제로 고발이 이뤄졌다면 기소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공포를 느꼈고, 식구들도 걱정을 많이 했다. 반면, 기자로서는 차라리 고발을 했다해도 법정에서 수많은 진실이 드러날 수 있다는 점에서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밝혔다.

▲이재석 KBS 기자가 지난 8일 저녁 KBS 뉴스9에 출연해 검찰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거론하며 재소자에 강압수사를 벌인 내용을 취재한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KBS 갈무리
▲이재석 KBS 기자가 지난 8일 저녁 KBS 뉴스9에 출연해 검찰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거론하며 재소자에 강압수사를 벌인 내용을 취재한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KBS 갈무리

재소자의 말을 들먹이지 말고, 신뢰할 사람을 통해 문제제기를 하라고 한 윤석열 예비후보의 주장에 이 같은 보도를 한 KBS 기자도 반박성 보도에 나섰다.

KBS는 지난 7일 ‘검찰, 2018년 이재명 거론 강압 수사 의혹’에서 검찰이 성남지역에서 사업을 한 재소자를 상대로 지방선거 직전인 지난 2018년 검찰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암시하며 비위 사실을 얘기하라고 요구했고, 응하지 않으면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처벌하겠다고 압박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 보도에는 윤석열 후보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지만 정치권에서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 후보의 책임론이 제기됐다. 이에 윤 후보가 “재소자 말을 빌려서 하필이면 이때 제가 그 당시에 그분에 대한 비리를 대라라고 수사팀에 강요했다고 하는데 정말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밝혔다.

이에 이 보도를 했던 이재석 KBS 기자(주말 ‘뉴스9’ 앵커)는 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어제 방송한 내용이 내 반론의 전부이니 그 입장으로 갈음해달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전날 저녁뉴스에서 ‘재소자이자 과거 조폭 출신의 말을 믿을 수 있느냐’는 앵커 질의에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과 뇌물죄 등으로 수감돼 있는 건 맞지만 촘촘하게 뒷받침할 취재를 최대한 했다”며 “주장하는 내용의 구체성과 일관성, 수감 동료의 일화, 별건수사 처리 방식 등을 법률전문가들을 통해서 합리적 의혹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자는 이어 “조폭이라고 가정을 한다 해도 과연 그것이 곧바로 과잉수사, 별건수사를 무조건 정당화되는 것이냐, 이런 질문도 한번 던져볼 필요는 있겠다는 게 취재진 판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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