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자를 사칭한 김모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수사 받던 언론인들이 검찰에 송치됐다. 10일 아침신문들도 이 소식에 주목했다.

경찰은 전날 김씨를 포함해 박영수 특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엄성섭 TV조선 앵커, 정운섭 TV조선 기자, 이가영 중앙일보 논설위원 등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산업자를 사칭한 김모씨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지난 7월13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수산업자를 사칭한 김모씨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지난 7월13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금품수수 사건 연루 언론인들 검찰 송치

경향신문은 “김씨가 지난 4월 경찰 면담에서 대구‧경북(TK) 지역 전직 국회의원 2명에게 각각 5000만원씩 건넸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하지만 면담 이후 돌연 태도를 바꾼 김씨가 추가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해 경찰 수사는 더 진전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은 지목된 전직 두 의원에게도 입장을 물었다. 이들은 경향신문에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한국일보는 해당 소식을 1면에 다뤘다. 한국일보는 “죗값에 못 미친 대게값 ‘봐주기 논란’”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냈다. 한국일보는 특히 고급 수산물과 한우 세트를 받았던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입건되지 않은 사실에 주목했다.

한국일보는 경찰의 말을 전하며 “계좌 내역과 카드 결제 등 객관적 자료를 확인한 결과, 가액이 청탁금지법이 규정하는 형사처벌 기준에 미치지 않아 입건하지 않고 마무리 예정”이라고 했다.

▲10일 자 아침신문 1면에 언론인들이 연루됐던 금품수수 사건을 다룬 한국일보. 사진=한국일보 갈무리
▲10일 자 아침신문 1면에 언론인들이 연루됐던 금품수수 사건을 다룬 한국일보. 사진=한국일보 갈무리

국민일보는 사설을 통해 이번 소식이 부끄럽다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그러면서도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 결과에 물음표를 던졌다. 국민일보는 “정관계 뇌물 의혹 못 밝힌 가짜 수산업자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냈다. 국민일보는 “수사 결과를 보면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라며 “특검은 물론 현직 부장검사, 경찰 간부, 언론인 등 소위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얼마나 도덕성에 무감각했고 윤리 의식이 상실됐는지 단적으로 보여줘 씁쓸하다”고 했다.

동아일보도 관련 소식을 사설에서 다뤘지만 약간 결이 달랐다. 동아일보는 “‘가짜 수산업자’ 로비 못 밝히고 청탁금지법만 적용한 경찰”이라고 제목을 달았다. 동아일보는 “경찰이 수사를 통해 밝혀낸 것은 없다”며 “맹탕 수사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10일 자 아침신문 사설을 통해 이번 금품수수 사건 수사에 대해 물음표를 던졌다. 사진=동아일보 갈무리
▲동아일보는 10일 자 아침신문 사설을 통해 이번 금품수수 사건 수사에 대해 물음표를 던졌다. 사진=동아일보 갈무리

출신, 혹은 소속 언론인의 검찰 송치 소식이었지만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조선일보는 관련 소식을 아침신문에 담았으나 중앙일보는 해당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이 전 논설위원에 대해서는 실명으로, 엄성섭 TV조선 앵커에 대해서는 엄모 TV조선 기자로 명시하며 해당 뉴스를 10면 사회면에 실었다.

▲10일 자 9개 주요 아침신문 1면 모음.
▲10일 자 9개 주요 아침신문 1면 모음.

치고 올라오는 홍준표에 주목한 아침신문들

야권 대선 주자 지지율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고발 사주’ 의혹으로 위기에 처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와 달리 악재도 없는 상태다. 이날 아침신문들은 치고 올라오는 홍 의원에 주목했다.

국민일보는 4면에 “대선 흔드는 ‘무야홍’ 돌풍…여권도 지지율 상승 경계령”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국민일보는 “홍 의원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야권 대선 구도를 흔들고 있다”며 “‘대장주’ 윤 후보가 악재로 지지율 정체 또는 하락세로 이어지는 와중에 홍 의원은 어느새 야권 ‘양강’ 반열에 올라섰다”고 전했다.

서울신문은 5면에 홍 의원 관련 소식을 전하며 그의 상승세로 난감해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내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신문은 “민주당도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다. 1년 넘게 이어져 온 윤 후보 독주체제가 흔들리는 판세 변동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양새”라며 “홍 의원 약진에 ‘윤석열 때리기’ 일색이던 민주당 아침 회의에도 홍 의원 관련 발언이 등장했다”고 했다.

▲9일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시그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공개면접에서 홍준표 의원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9일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시그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공개면접에서 홍준표 의원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세계일보는 4면에 “진격의 홍준표…야권 지지율 첫 尹 추월”이라고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구체적으로 홍 후보 지지율 상승 요인을 분석했다. 세계일보는 “체감형 공약을 내세운 ‘정책 선명성’ 등 비교우위 강점을 지닌 홍 의원에게 2030 세대뿐 아니라 국민의힘 지지층도 호응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조선일보도 6면에 관련 소식을 실었다. 기사 자체는 드라이하게 담아냈다. 제목은 “野 후보 적합도 홍준표 24%, 윤석열 18%”라고 뽑았다. 조선일보는 홍 의원과의 통화 내용을 전하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꺾을 사람은 나 하나뿐”이라는 그의 워딩을 기사에 담았다.

한겨레는 1면과 4면을 통해 홍 의원 상승세를 다뤘다. 한겨레는 “치고 나온 홍준표 야 대선후보 1위”라는 제목을 1면에 담았다. 한겨레는 “홍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으로 윤 후보를 따돌린 것은 처음이다”라고 했다. 다만 홍 의원 지지율에는 여당 지지자들의 민심도 담겨 있음에 주목했다.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상승세에 주목한 10일 자 국민일보 아침신문. 사진=국민일보 갈무리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상승세에 주목한 10일 자 국민일보 아침신문. 사진=국민일보 갈무리

탈레반 관련 오보 바로잡은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2면 ‘바로 잡습니다’에서 “‘탈레반이 美 무기 100조원 획득’ 본지 보도 사실과 달라”라는 제목으로 사과문을 냈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19일 “블랙호크 등 100조원 美무기 탈레반 손에…아프간 정부는 저항”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조선일보는 당시 보도를 통해 “탈레반이 노획한 군사 물품은 미국이 아프간 정부군에 제공한 830억달러 상당의 무기라고 AP통신이 전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를 두고 “사실과 다른 번역으로 정확하지 않은 보도였다”고 사과했다.

▲조선일보는 10일 자 아침신문 2면에 실린 ‘바로 잡습니다’. 사진=조선일보 갈무리
▲조선일보 10일자 2면 ‘바로 잡습니다’. 사진=조선일보 갈무리

이 같은 오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입에서 시작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앨라배마주에서 열린 집회 연설에서 “미군이 830억달러 가치의 장비를 남겨두고 떠났다”고 했다. 이에 논란이 커지자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AP통신은 팩트체크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다수 언론이 오보를 한 가운데 조선일보가 지면까지 할애해 사과한 것이 눈길을 끈다. 조선일보 정정 보도에 앞서 미디어오늘은 지난 8일 “탈레반 100조 원대 미군 무기 획득? 또 외신 ‘오역’”이라는 제목의 [포털 팩트체크] 기사를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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